투어 챔피언십에서우승하며 생애 세 번째 페덱스컵 챔피언이 된 로리 매킬로이. 사진 PGA투어
투어 챔피언십에서우승하며 생애 세 번째 페덱스컵 챔피언이 된 로리 매킬로이. 사진 PGA투어

북아일랜드 출신의 로리 매킬로이(31)는 8월 28일(현지시각) 미국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 3차 대회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하며 대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매킬로이는 공동 2위인 임성재와 스코티 셰플러(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2021-2022시즌 챔피언에게 돌아가는 페덱스컵과 함께 1800만달러(약 247억원) 의 우승 보너스를 받았다. 매킬로이는 3라운드까지 선두 셰플러에게 6타 뒤진 공동 2위였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투어챔피언십 사상 가장 큰 역전승을 일궜다. PGA투어 22승째였다. 

매킬로이는 2016년, 2019년에 이어 3년 주기로 세 번째 페덱스컵을 제패하며, 두 번 우승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밀어내고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한 시즌 챔피언을 상징하는 페덱스컵은 4대 메이저 대회가 모두 끝나면 투어 전체가 맥이 빠지는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2007년 플레이오프 제도와 함께 도입됐다. 

이날 매킬로이가 우승하자 우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매킬로이는 트리플 보기로 한 주를 시작하고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우승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주도하는 LIV골프의 공세에 맞서 PGA투어를 대변하는 수호자 역할로도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격동의 한 시즌을 보낸 매킬로이의 이야기를 PGA투어를 통해 들어봤다. 


PGA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함께 라운드를 한 로리 매킬로이(왼쪽에서 두 번째)와 스코티 셰플러(사진 맨 왼쪽).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세리머니를 하는 로리 매킬로이. PGA투어
PGA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함께 라운드를 한 로리 매킬로이(왼쪽에서 두 번째)와 스코티 셰플러(사진 맨 왼쪽). 투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세리머니를 하는 로리 매킬로이. 사진 PGA투어

믿기 힘든 역전승으로 페덱스컵에서 우즈의 기록을 넘어섰다. 
“그 누구도 골프 역사에서 이루지 못한 일을 해내, 정말 기분 좋다. 페덱스컵의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이 대회에서 챔피언을 세 번이나 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고 나 스스로도 굉장히 자랑스럽다. 적어도 이 부분에선 내가 타이거 우즈를 앞선 것이다. 그래서 더욱 자랑스럽다.”


매킬로이는 투어챔피언십 1라운드 1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에 이어 2번 홀에서 보기를 해, 4타를 잃고 출발했다. 투어챔피언십은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성적에 따라 보너스 점수를 안고 출발한다. 마지막 라운드 전까지 정규 시즌과 플레이오프 모두 1위를 달린 셰플러가 10언더파로, 매킬로이는 4언더파(7위)로 6타 차 출발을 했는데 대회 시작 두 홀 만에 10타 차로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윈덤 챔피언십에서 톰 킴(김주형)은 1라운드 1번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결국 우승했다. 골프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나도 톰 킴처럼 해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스무 살 김주형에게서 영감을 얻어 역전승에 성공하고 싶다고 했고 실제로 이뤄냈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나.
“김주형이 몇 주 전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홀을 쿼드러플 보기로 시작해서, 결국 우승을 한 것에서 힘을 얻고, 동기 부여를 받았기 때문에 그에게도 공을 돌려야 한다. 목요일에 트리플 보기로 대회를 시작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김주형의 그 일이 생각이 났다. 첫 두 홀에서 4오버파를 쳤고 선두와 10타 차이가 나게 되었지만, 결국 다시 흐름을 찾으면서 선두를 따라잡았고 결국엔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초반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다.”

골프 인생에 남을 역전승이었다. 코스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나.
“솔직히 마지막 라운드에서 6타를 뒤진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할 때 우승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그저 셰플러와 차이를 후반 9홀을 시작하기 전까지 3타 정도까지만 줄이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집중했다. 그런데 그 목표가 꽤 빨리 달성됐다. 마지막 조에서 그와 함께 플레이했기 때문에 그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었다. 그리고 셰플러는 그날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후반 9홀에서 최고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적절한 시기에 정말 중요한 퍼트를 몇 개 성공했다. 특히 15번 그린을 가로지르는 롱 퍼트를 성공해 버디를 잡았고, 16번에서는 행운이 따라서 파를 지킬 수 있었다. 골프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이런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경기가 끝나고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셰플러의 가족에게 다가가 “미안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나.
“셰플러에게 이런 경쟁을 하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경기하고 경쟁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정말 큰 의미가 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나는 셰플러가 이번 우승의 공 절반 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 내가 그를 준우승에 머물게 한 것은 미안하지만, 정말 훌륭한 상대였다. 그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셰플러가 페덱스컵 우승으로 그 대단했던 올 시즌을 끝내는 것이 더욱 어울렸겠다고 생각한다.”

스코티 셰플러는 세계 1위이고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를 포함해 올해 4승을 거두었다. 그에게 거둔 역전승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2019년 페덱스컵에서는 당시 세계 1위였던 브룩스 켑카를 누르고 우승했고, 올해는 지금 세계 1위인 스코티 셰플러 선수를 제쳤다. 그래서 어떤 골프 코스에서 누구와 경기해도 언제든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이 있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이번에 얻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가 무려 1800만달러다. 어떤 느낌인가.
“우리는 프로골퍼이기 때문에 상금을 놓고 경기하고, 그게 우리가 골프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 내 골프 인생을 생각해보면, 우승과 투어 생활, 느낌 그리고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상금보다 훨씬 더 의미 있다. 페덱스컵 우승을 하면 멋지고 기분 좋은 많은 것이 따라온다. 집에 세 개의 멋진 투어 챔피언십 트로피인 ‘컬래머티 제인(Calamity Jane)’ 퍼터가 있다. 정말 멋지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마추어 선수인 바비 존스에 대해 생각해 보면, 골프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투어 챔피언십은 1930년 한 해 4대 메이저를 모두 우승한 골프의 전설 바비 존스(1902~71)가 평소 즐겨 썼던 퍼터인 컬래머티 제인을 재현해 우승자에게 제공하는 전통이 있다. 컬래머티 제인은 미국 서부 개척 시대 전설적인 여성 총잡이 별명인데, 컬래머티(calamity)는 재앙이라는 뜻으로 그녀를 만나는 상대는 재앙을 겪게 된다는 데서 유래됐다. 존스의 퍼팅이 제인의 사격만큼 정확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퍼터 이름이다. 

매킬로이는 평소 어느 대회에서도 보기 힘든 PGA투어의 가치를 강조하는 우승 인터뷰를 했다. 그의 우승 인터뷰 요지는 이렇다. “나는 골프를 믿습니다. PGA투어와 이 투어 선수들을 믿습니다. 이곳은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며 골프를 하기 가장 좋은 곳입니다. PGA투어는 올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는 그것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PGA투어 선수 이사회 대표인 매킬로이는 “나는 골프에 대한 믿음, 우리 동료 선수들에 대한 믿음, PGA투어에 대한 믿음이 있다. PGA투어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골프 경쟁이 벌어지고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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