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스카우트는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가속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00㎞를 가볍게 웃돈다. 사진 양현용
2020 스카우트는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가속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00㎞를 가볍게 웃돈다. 사진 양현용

인디언 모터사이클(이하 인디언)의 ‘스카우트’는 2014년 스터지스 랠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고서 2015년에 데뷔한 인디언의 크루저 라인업이다. 오랜 시간을 투어링 모델인 ‘치프’ 시리즈 하나로 이어오던 인디언에 단비처럼 등장한 신모델이면서 동시에 인디언의 가장 중요한 헤리티지인 스카우트의 계보를 잇는 모델이다.

새로운 스카우트가 데뷔하기 전 인디언은 고풍스럽고 우아한 클래식 아메리칸 크루저 스타일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하지만 오리지널 스카우트가 처음 출시됐던 1920년대의 스카우트는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던 바이크다. 지금으로 따지면 슈퍼 바이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평범한 스타일의 아메리칸 크루저에 인디언도 스카우트라는 이름을 붙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스카우트는 크루저의 공식처럼 쓰이는 공랭 엔진 대신 100마력의 출력을 내는 수랭 엔진을 얹고 디자인은 과거의 스타일과 현대적인 디테일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퍼포먼스 크루저가 됐다.

새로운 이미지의 인디언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라디에이터를 포함하는 형태의 프레임과 면과 곡선의 조화를 효과적으로 배분한 디자인, 낮고 긴 스타일은 ‘쿨(cool)’했다. 이를 통해 인디언은 낡은 이미지 대신 젊고 다이내믹한 이미지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이 스카우트를 통해 젊은 인디언의 가능성을 본 폴라리스 그룹은 빅토리 브랜드를 아예 접어버리고 인디언에 집중하게 된다. 이후 배기량을 소폭 낮춘 엔트리 모델 ‘스카우트 식스티’ 그리고 바버 커스텀을 더한 ‘스카우트 바버’, 스카우트를 기반으로 만든 플랫트래커 ‘FTR1200’ 등으로 계보가 이어지며 인디언의 젊고 새롭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디언 브랜드 중심에 있는 스카우트의 2020년 모델은 마이너 체인지가 이뤄졌다. 스카우트 데뷔 당시 테스트 기사에서는 강력한 엔진 성능, 달리기 능력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제동력을 지적했었다. 스카우트 자체가 느긋하게 다니기엔 엔진이 달리기를 재촉하는 스타일이었다. 얼마 전 스카우트 바버 테스트 기사에도 이렇게 썼다.

“크루저의 일상 영역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스포츠 주행에는 부족하다. 이건 기본적으로 엔진의 퍼포먼스가 강력해서 생기는 문제다. 스카우트 시리즈가 꼭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드디어 바람이 이뤄졌다. 2020년 모델에 전후 브레이크 디스크를 플로팅 디스크로 장착한 것이다. 플로팅 디스크는 금속의 디스크가 열을 받아 팽창할 때 휘지 않게 하기 위해 플로팅 핀으로 연결해 온도 차가 있어도 일관된 성능을 낼 수 있는 방식이다. 스포츠 바이크에는 상식처럼 쓰인다. 디스크 형식만 바뀐 것이라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타보면 즉각적으로 개선된 점을 느낄 수 있다. 브레이크의 초기 응답부터 제동력의 제어 그리고 고속 제동 때 안정성까지 확연히 좋아졌다. 여전히 2 피스톤 캘리퍼로 이전과 같은 사양이라 절대적인 제동력 자체는 큰 향상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 그래도 여러 개선점 덕분에 훨씬 바이크를 다루기 쉬워졌다. 덕분에 스로틀(가속레버)을 조금 더 과감히 열 수 있었다. 브레이크 패드 정도만 고성능 제품으로 바꿔주면 더 만족스러운 제동력을 낼 것이다. 어쨌든 스카우트를 타면서 느낀 가장 큰 단점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

오랜만에 타본 스카우트는 여전히 활기찬 엔진을 갖고 있었다. 스로틀을 크게 열어 경쾌하게 달리면 아메리칸 머슬카에서 느낄 수 있는 박력을 맛볼 수 있다. 이래 봬도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가속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00㎞를 가볍게 넘기는 나름 고성능 바이크다. 저속에서 두툼해진 토크 덕분에 크루저답게 여유로운 주행 느낌이 더 좋아졌다. 달리기를 재촉하는 느낌을 덜고 일반적인 크루즈처럼 탈 수 있다는 뜻이다.

굽은 길에서는 좌우 기울임 한계가 31도에 불과해 조금만 기울여도 풋패그의 뱅킹센서가 노면을 긁는다. 그래서 빠르게 달리긴 어렵지만 한계 안에서는 라이더가 입력한 대로 정확하고 부드럽게 돌아간다.


2020 스카우트를 타고 코너를 돌 땐 원하는 만큼 차체를 기울일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라인을 그릴 수 있다. 사진 양현용
2020 스카우트를 타고 코너를 돌 땐 원하는 만큼 차체를 기울일 수 있고 원하는 대로 라인을 그릴 수 있다. 사진 양현용
2020 스카우트는 2인 승차를 고려한 시트가 적용됐다. 사진 양현용
2020 스카우트는 2인 승차를 고려한 시트가 적용됐다. 사진 양현용

“둘이 함께 즐기자”

기존의 스카우트가 1인승이었다면 이번 2020 스카우트는 2인 승차를 고려한 시트가 적용됐다. 뒤에 탈 사람을 위한 탠덤 스텝이 기본으로 달리고 시트도 2인용 스포츠 시트다. 합성피혁 소재지만 질감과 마감이 꽤 좋다. 시트의 쿠션도 부드럽고 중앙의 금속 장식도 멋스럽게 박혀있다. 다만 시트 쿠션이 무르다 보니 때때로 금속 장식이 꼬리뼈에 닿아 불편했다. 엉덩이가 뒤로 밀리며 가속하는 상황에서 요철을 만나면 충격이 꽤 컸다. 이는 확실히 개선됐으면 좋겠다. 그래도 가속 때 엉덩이를 받쳐주는 부분이 더 높아진 덕분에 빠른 가속에 대응하기 좋았다는 점에서 스포츠 시트라는 이름에 수긍은 된다. 기존 싱글 시트가 예쁘긴 했지만 두 명이 타려면 식빵처럼 생긴 탠덤 시트를 달아야 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새로운 순정 시트가 더 잘 어울린다. 탠덤을 꼭 고려해야 하는 운전자에게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도 좋다.

모터사이클이 데뷔한 지 5년 차가 됐다면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독창적이면서도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디자인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멋지다. 비록 새롭게 도입한 2인용 시트에 대해서 약간의 불만이 남긴 하지만, 차량 전체적으로 무르익은 완성도가 돋보였다.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출시되며 라이더의 취향에 맞춘 스타일로 꾸밀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앞서 이야기했던 가장 큰 단점이 해결됐으니 스카우트는 이제 마음 편하게 누구에게나 추천해줄 수 있는 모델이 됐다.

양현용 월간 ‘모터바이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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