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을 하다 그린 위에 정지해 있는 볼을 맞히면 벌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연습 그린에 많은 선수들이 모여 연습하는 모습. 사진 민학수 기자
퍼팅을 하다 그린 위에 정지해 있는 볼을 맞히면 벌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 연습 그린에 많은 선수들이 모여 연습하는 모습. 사진 민학수 기자

넓은 페어웨이와 달리 그린 위에서는 4명이 좁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 플레이를 하다 보니 해프닝도 많이 생긴다. 대한골프협회 룰 담당 구민석 과장은 “그린 위에서 공끼리 부딪쳤을 때 벌타가 있는지 없는지 묻는 주말골퍼들이 많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퍼팅 그린에는 혁명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도 잘 활용해야 한다. 깃대를 홀에 꽂은 채 플레이할 수 있게 됐고, 손에 들고 있는 깃대로 퍼팅 그린을 접촉할 수 있고, 스파이크 자국을 수리할 수 있게 됐다.


그린 위 ‘접촉 사고’는 무벌타

퍼팅을 할 때 홀에서 먼 사람부터 플레이하는 게 원칙이지만 친한 사람들끼리는 순서를 지키지 않을 때도 많다. 두 명이 거의 동시에 퍼팅하다 공끼리 부딪치는 ‘접촉 사고’도 일어난다. 서로 상대의 플레이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쌍방 과실’일까, 아니면 퍼팅 순서를 지키지 않은 플레이어의 ‘일방 과실’일까.

골프 규칙은 “퍼팅 그린에서 플레이한 공이 퍼팅 그린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 움직이고 있는 다른 공 등을 우연히 맞힌 경우 해당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벌타 없이 원래 위치에서 다시 쳐야 한다.

공이 서로 부딪친 뒤 한 개의 공이 홀에 들어갔다고 해도 반드시 원래 퍼팅했던 지점에서 리플레이를 한 뒤 다시 퍼팅해야 한다. 만약 한 플레이어는 그린에서 퍼팅을 하고 있었고, 다른 플레이어는 그린 밖에서 어프로치를 했는데 움직이던 공끼리 부딪쳤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는 처리 절차가 서로 다르다. 먼저 퍼팅 그린에서 스트로크한 플레이어는 해당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원래 지점에 리플레이스를 한 뒤 플레이해야 한다. 이와 달리 그린 밖에서 어프로치를 한 플레이어는 놓인 그대로 플레이를 한다. 둘 다 벌타는 없다.

하지만 그린에서 퍼팅하다 정지해 있는 다른 사람의 공을 맞힌 경우 일반 페널티(2벌타)를 받게 된다. 퍼팅 라인 주변에 공이 있을 경우 먼저 상대의 공을 마크해달라고 하는 게 순서다.


PGA투어 CJ컵이 열린 나인브릿지 제주 18번홀 그린. 사진 민학수 기자
PGA투어 CJ컵이 열린 나인브릿지 제주 18번홀 그린. 사진 민학수 기자

‘동전치기’는 2벌타 혹은 실격

퍼팅 그린에 올라가면 공 뒤에 마커를 놓은 뒤 공을 집어 올린다. 만약 마크하지 않고 공을 집어 올렸을 경우에는 1벌타를 받게 된다. 마커를 제거하지 않고 퍼팅을 하는 경우에도 1벌타를 받는다. 마커를 치우지 않은 게 무슨 큰 잘못이라고 벌타까지 주는 걸까. 제거하지 않은 볼 마커가 스트로크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크할 때는 공 바로 뒤에 마커를 놓아야 한다. 홀에 더 가깝게 마커를 놓는 ‘동전치기’ 등을 하면서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2벌타를 받게 된다. 중대한 위반인 경우에는 실격까지 될 수 있다. 벌타보다 더 무서운 건 평생 ‘양심 불량 골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점이다. 201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ANA인스퍼레이션에서 렉시 톰프슨(미국)이 4벌타를 받고 결국 챔피언 자리를 놓친(유소연이 연장에서 승리) 사건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이듬해 꼽은 역대 최악의 벌타 사건에 선정됐다. 시청자의 제보를 통한 규칙 위반 처벌과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스코어카드를 냈을 경우 스코어카드 오기 처벌을 없애는 ‘렉시 룰’이 생겼지만, 사건은 톰프슨이 공을 마크했다가 다시 놓는 과정에서 홀쪽으로 2.5㎝ 가깝게 한 데서 비롯됐다.


퍼팅 그린은 어디까지?

골프 규칙은 “공의 일부라도 퍼팅 그린에 닿아 있어야 퍼팅 그린 위에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한다. 여기서 ‘닿아 있어야’ 한다는 말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프린지에 있는 잔디 위에 공이 살짝 떠 있을 경우 퍼팅 그린의 공이 아니어서 마크하고 집어 올리거나 공을 닦을 수 없다. 퍼팅 그린 위에 있지 않은 공을 집으면 1벌타를 받는다.


깃대에 기댄 볼의 일부라도 표면 아래의 홀 안에 있는 경우 그 볼은 홀에 들어간 것으로 간주된다. 사진 대한골프협회
깃대에 기댄 볼의 일부라도 표면 아래의 홀 안에 있는 경우 그 볼은 홀에 들어간 것으로 간주된다. 사진 대한골프협회

사용하지 않는 그린 위에서 플레이하면?

국내에는 한 홀에 그린이 두 개인 ‘투 그린’을 사용하는 곳도 적지 않다. 사용하지 않는 그린에 공이 올라갔는데 구제받지 않고 그냥 플레이한다면 2벌타를 받게 된다. 골프 규칙은 “잘못된 그린(사용하지 않는 그린)으로부터 반드시 구제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제를 받는 방법은 먼저 잘못된 그린을 피해 스탠스를 잡아 가장 가까운 구제 지점을 찾고, 그곳에 기준점을 설정한다. 기준점으로부터 홀에 가깝지 않은 한 클럽 이내 범위가 구제 구역이다. 한 클럽의 범위를 설정할 때는 자신이 가진 클럽 중 퍼터를 제외한 가장 긴 클럽을 사용하면 된다.


깃대와 핀 사이에 낀 공은 홀인원?

파3홀에서 티샷한 공이 깃대와 핀 사이에 끼어 있었는데 무심코 깃대를 뽑다 공까지 홀에서 빠져나오면 홀인원일까, 아닐까. 실제로 2016년 영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당시 그 샷은 홀인원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골프 규칙에서 ‘홀에 들어가다’의 정의는 공이 홀 안에 정지하고, 그 공 전체가 퍼팅그린 표면 아래에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다만 공이 깃대에 기댄 채 정지했을 때는 공의 일부라도 퍼팅 그린 표면 아래에 있을 경우 그 공은 홀에 들어간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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