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석세스 에이징
대니얼 J. 레비틴|이은경 옮김|와이즈베리
2만3000원|648쪽|5월 15일 발행

흔히 우리는 노년을 제약과 병약, 슬픔에 시달리는 시기로 본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젊었을 때만큼 잘하기 힘든 일들이 늘어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노인이 슬프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72개국에서 조사한 결과, 노인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나이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이 꼽힌 연령은 82세였다. 정서적 상태를 고려했을 때 우울증이 젊은이보다 노인들 사이에서 드물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정리하는 뇌’ 저자이자 인지과학계의 거장 대니얼 레비틴은 노화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오해를 뒤집고 뇌와 노후의 관계를 진보적이고 의미 있는 관점에서 해석했다. 60세 이상은 유아기나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독특한 발달 단계임을 강조하는 그는 인생 3막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고무시킨다. 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지는 사회에서 건강하고 지혜로운 노년기를 위해 어떻게 뇌를 단련해야 하는지, 어떻게 정서와 육체의 변화를 다뤄야 하는지, 삶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노년을 계획하는 방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노년기를 인생 정점으로 만드는 코치 원칙

저자는 노년기를 인생의 정점으로 만드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코치(COACH) 원칙이라 일컫는 호기심(curiosity), 개방성(openness), 관계성(associations), 성실성(conscientiousness), 건강한 습관(healthy practices)의 다섯 가지 요소를 강조한다.

나이가 많지만 젊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비결은 상당 부분 시냅스 가소성, 즉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형성하는 능력과 관련 있다고 한다. 가소성은 유전자 구성, 평생에 걸친 경험, 생활 문화권에 영향을 받는다. 시냅스를 통해 정보를 전송하고 새로운 시냅스의 연결이 형성될 때 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양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뇌세포의 일종인 성상세포(astrocyte)는 그 에너지의 공급원 역할을 한다. 신체 활동이 성상세포 효율성을 증가시켜 시냅스 가소성, 기억,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는 이야기다.

80세의 건강 상태를 50세의 콜레스테롤 수치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요인은 바로 관계의 질이다. 좋은 관계는 뇌를 보호한다. 특히 80대에 접어들어서도 애착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 도움이 필요할 때 다른 사람에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오랫동안, 더 선명한 기억을 유지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더 좋다.

저자는 여러 실험과 통계자료뿐 아니라 달라이 라마,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 세계적 팝가수 스티비 원더 등 유명인사와 인터뷰를 기반으로 즐겁게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삶의 지혜와 경험을 전한다. 비센테 폭스는 “노인들이 젊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함께 기여할 수 있는 정치적, 경제적, 창조적인 힘은 우리의 가장 보편적인 문제들을 풀어낼 해결책을 찾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다 나은 해답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
아비지트 배너지, 에스테르 뒤플로
김승진 옮김|생각의힘|2만7000원
648쪽|5월 11일 발행

‘2019 노벨 경제학상’을 함께 받은 아비지트 배너지와 에스테르 뒤플로가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에 이어 함께 쓴 책이다. MIT 경제학과 교수 동료이자 부부인 두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빠른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고 실토한다.

이들은 기존 경제학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며 경제 부진, 불평등, 인공지능과 일자리, 보편적 기본소득 논쟁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좋은 경제학’을 통해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말하는 좋은 경제학은 실증 근거를 기반으로 무언가 의문을 제기하는 현상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행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는 이론들에 대해 몇 가지 추측을 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추측을 검증한다. 새로운 증거와 사실관계에 기초해 때로는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전면 수정하기도 한다. 세금 인하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미 트럼프 행정부의 법안과 같이 단정적이고 예측하기를 좋아하는 나쁜 경제학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룬샷
사피 바칼|이지연 옮김|흐름출판
1만8000원|468쪽|4월 27일 발행

똑같은 아이디어를 두고 어떤 사람은 ‘미친 아이디어’라고 손가락질해 기회를 놓쳐버리지만, 어떤 사람은 이를 성공으로 바꾸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외면 받던 아이디어를 발 빠르게 육성해 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책은 ‘상전이’라는 물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터(과학자·개발자)의 창의적 발상과 관리자의 효율적인 경영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이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경영이론을 제시한다.

책은 우연한 발견을 위대한 성공으로 이끄는 5가지 원칙으로 △아이디어의 세 번의 죽음을 이겨낼 것 △가짜 실패에 속지 말 것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일 것 △문화보다 시스템을 만들 것 △아이디어의 심판자인 선지자가 아닌 아이디어 소통을 장려하는 정원사가 될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촉망받는 물리학자이자 바이오테크 기업을 창업해 13년 동안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과학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룬샷’에 대해 “내 가방에 넣고 다니며 읽는 책”이라고 했다.


공동·협업 현상
혁신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How Innovation Works)
매트 리들리|하퍼|26.99달러
416쪽|5월 19일 발행

‘이성적 낙관주의자’ ‘게놈’ ‘붉은여왕’을 저술한 과학전문 작가 매트 리들리가 내놓은 신간. 혁신은 아직 미스터리한 과정으로 남아있다. 리들리는 정책 입안자와 기업인이 혁신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혁신을 생각하는 방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혁신은 발명과는 다른 개념이다. 경제학자들이 설계한 모델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들로 좌절될 수는 있다. 혁신은 발전 속도에 박차를 가해주지만, 경쟁사의 성장은 늦춘다.

리들리는 혁신이 외로운 천재의 결과물이 아닌 공동의, 협업적 현상이라고 본다. 점진적이면서도 우연히 발견되고 거침없다. 재조합되기도 하고 전염적이며 예측불가능하다. 전 세계 어딘가에서 아무 때나 발생한다. 저자는 혁신이 어떻게 시작됐으며 왜 성공 혹은 실패했는지 수백만년 전부터 최근까지의 사례를 살펴본다.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8년간 ‘이코노미스트’ 과학 전문 기자로 활동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 선데이 텔레그래프 칼럼니스트로 일했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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