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돌 2.5분 전 사진을 보면 왼쪽에 작게 디디모스 소행성이 보이고 오른쪽에 다트의 목표인 디모르포스가 보인다. 이 사진은 920㎞ 거리에서 찍은 것이다. 2 충돌 11초 전 사진은 디모르포스만 보인다. 이때 다트와 소행성 사이 거리는 68㎞다. 길이 163m인 디모르포스의 전체 모습이 담긴 마지막 사진이다.3 충돌 2초 전 찍은 사진은 디모르포스의 표면이 완전하게 나온 마지막 사진이다. 이때 거리는 12㎞다.4 마지막 사진은 윗부분만 보인다. 충돌 1초 전 6㎞ 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도중 충돌이 일어나는 바람에 일부분만 나왔다. 5 소행성 디모르포스로 돌진하는 다트(DART) 우주선 상상도,왼쪽 위는 디모르포스가 공전하는 소행성 디디모스다. 다트 뒤로 충돌 현장을 촬영할 이탈리아의초소형 위성 리차큐브가 따르고 있다. NASA·Johns Hopkins APL·Steve Gribben
1 충돌 2.5분 전 사진을 보면 왼쪽에 작게 디디모스 소행성이 보이고 오른쪽에 다트의 목표인 디모르포스가 보인다. 이 사진은 920㎞ 거리에서 찍은 것이다.
2 충돌 11초 전 사진은 디모르포스만 보인다. 이때 다트와 소행성 사이 거리는 68㎞다. 길이 163m인 디모르포스의 전체 모습이 담긴 마지막 사진이다.
3 충돌 2초 전 찍은 사진은 디모르포스의 표면이 완전하게 나온 마지막 사진이다. 이때 거리는 12㎞다.
4 마지막 사진은 윗부분만 보인다. 충돌 1초 전 6㎞ 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도중 충돌이 일어나는 바람에 일부분만 나왔다.
5 소행성 디모르포스로 돌진하는 다트(DART) 우주선 상상도,왼쪽 위는 디모르포스가 공전하는 소행성 디디모스다. 다트 뒤로 충돌 현장을 촬영할 이탈리아의초소형 위성 리차큐브가 따르고 있다. 사진 NASA·Johns Hopkins APL·Steve Gribben

인류가 사상 최초로 우주선을 소행성(小行星)에 충돌시키는 실험에 성공했다.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인류를 지키는 지구 방어 시스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세기의 우주 충돌 실험이 성공하면서 소행성의 위험성뿐 아니라 그 가치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9월 27일 “오전 8시 14분(이하 한국시각) 지구와 1100만㎞ 떨어진 곳에서 무인(無人) 우주선 ‘다트(DART)’가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와 충돌했다”라고 밝혔다. 

다트의 충돌 속도는 초속 6.6㎞로, 시속으로 따지면 약 2만4000㎞다. 마하 19를 넘는다.


충돌 1초 전까지 소행성 사진 전송

다트는 ‘쌍소행성 궤도 수정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이란 의미의 영문 약자다. 이름 그대로 소행성 두 개가 있는 곳으로 가서 궤도를 수정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과거에도 수명이 끝난 우주선이 행성에 충돌한 적이 있지만, 처음부터 충돌을 목적으로 발사된 우주선은 다트가 처음이다. 다트 프로젝트를 관장하는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의 낸시 채봇 박사는 “이번 임무는 달리는 골프 카트를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에 충돌시키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소행성은 태양 주변을 긴 타원 궤도를 따라 도는 작은 천체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 몰려 있다. 소행성은 혜성(彗星)과 비슷하지만, 휘발성 꼬리가 없다는 차이가 있다. 다트가 충돌한 디모르포스는 길이가 163m다. 그보다 더 큰 780m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위를 11시간 55분 주기로 돌고 있다.

다트는 이날 충돌 4시간 전부터는 자체 카메라와 항법 시스템에 의존해 비행했다. 다트가 충돌 2초 전 12㎞ 거리에서 찍은 사진에는 디모르포스 표면의 자갈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다트가 보낸 마지막 사진은 충돌 1초 전 6㎞ 거리에서 찍었는데,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도중 충돌이 일어나는 바람에 일부분만 나왔다. 나사TV 진행자는 다트 카메라 화면이 꺼지자 “충돌했다(We have impact)”고 외쳤다.


이탈리아 큐브샛이 충돌 현장 확인

다트와 소행성 충돌 현장에는 목격자들도 있었다. 이탈리아 우주국(ASI)은 9월 28일 “다트 우주선을 뒤따르던 초소형 위성 리차큐브(LICIACube)가 충돌 직후 소행성에서 먼지가 분출되는 모습을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리차큐브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0㎝, 20㎝, 30㎝ 크기에 무게는 14㎏이다. 지난해 11월 다트에 탑재돼 함께 발사됐다. 다트는 9월 11일 스프링으로 리차큐브를 우주로 방출했다. 리차큐브는 그동안 다트를 뒤따르다가 충돌 3분 뒤 디모르포스와 56㎞ 떨어져 지나가면서 소행성의 상태를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탈리아 국립 천체물리학연구소의 엘리자베타 도토 박사는 이날 트위터에 “리차큐브가 보내온 사진에서 중심에 소행성 디디모스가 보이고, 그 위쪽에 디모르포스 소행성이 충돌로 인해 생성된 파편으로 완전히 덮인 것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상에서도 천체망원경으로 충돌 실험 후 소행성의 궤도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도 국제 공동 관측단에 참가했다. 천문연구원은 이스라엘 천문대의 천체망원경으로 다트가 소행성과 충돌한 뒤 먼지가 발생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유럽우주국(ESA)도 인도양에 있는 프랑스령 섬의 천문대에서 같은 모습을 포착했다. ESA는 2년 뒤 현장 조사를 위해 탐사선 헤라(Hera)를 발사한다. 헤라는 2026~2027년 디모르포스 주변에 도착해 소행성의 궤도와 질량 변화를 조사할 예정이다.


소행성 궤도 10분 정도 단축될 듯

다트 우주선이 마하 19가 넘는 속도로 디모르포스와 정면충돌하면 공전 궤도가 이전보다 안쪽으로 좁아지면서 공전 시간이 10~15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문홍규 박사는 “다트는 인류 최초로 시도하는 소행성 궤도 변경 실험”이라며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미래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두 소행성은 지구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지만, 궤도가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은 인류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실제로 1908년 지름 약 50m 크기의 소행성이 러시아 시베리아에 떨어졌을 때 서울 면적의 세 배가 넘는 2000여㎢의 산림이 사라졌다. 영화에서는 지구로 접근하는 소행성을 핵폭탄으로 파괴하지만, 나사는 그보다 우주선으로 소행성을 밀어 궤도를 바꾸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다트 실험의 성과는 앞으로 지구와 충돌할 소행성을 막는 데 적용된다. 현재 나사가 지구 충돌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는 소행성은 1999년 발견한 소행성 ‘베누(Bennu)’다. 나사는 베누가 2182년 확률 2700분의 1로 지구와 충돌할 수 있다고 본다. 나사는 이에 대비해 베누와 충돌해 궤도를 바꿀 우주선 ‘해머(HAMMER)’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 중국도 소행성 탐사, 한국은 포기

소행성은 어두운 면만 있는 게 아니다. 태양계 진화를 밝힐 타임캡슐이자 자원의 보고(寶庫)로도 주목받고 있다. 소행성은 태양계가 형성되기 시작하던 45억 년 전 행성만큼 커지지 못한 잔재로 추정된다. 소행성을 분석하면 결국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소행성 중에서도 지구와 가까이 있는 ‘근지구소행성’에는 백금, 희토류 같은 희귀광물이 많이 매장돼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이런 소행성을 포획해 달 궤도에 붙잡아 두면 달 기지에 필요한 자원을 채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주 선진국들은 소행성의 가치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탐사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하야부사2호를 소행성 ‘류구’에 착륙시켜 표면에서 시료를 수집했다. 앞서 2003년 소행성 ‘이토카와’에 하야부사1호를 보냈다. 하야부사1호는 이토카와 표면의 미립자를 채집하고 2010년 지구로 귀환했다. 중국도 2024년쯤 소행성 ‘오알레와’에 탐사선을 착륙시켜 시료를 채취한 뒤 2026년 지구로 복귀하는 계획을 세웠다.

반면 우리나라는 소행성 탐사에서 뒷걸음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 사업을 기획했지만,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아포피스는 지름이 370m로, 오는 2029년 4월 지구에 3만6000㎞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약 38만㎞)보다 가까운 거리다. 아포피스급 거대 소행성이 이 정도로 지구와 가까워진 적은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다. 과학자들은 우리나라가 소행성 탐사에서 주역으로 발돋움할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이영완 조선비즈 과학전문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