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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허욱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연세대 경영학·법학,베이징대 법학 박사, 사법연수원 33기, 전 법무법인 율촌 상하이 대표처 대표

최근 중국 국무원의 국유자산관리위원회가 ‘중앙기업 합규 관리 방법(中央企業合規管理辦法)’을 반포했다. 중앙기업은 중앙관리기업의 약칭으로 중앙인민정부(국무원) 또는 국유자산감독관리기구가 출자자로서, 회사의 경영층이 중앙의 직접적인 관리를 받거나 중앙의 조직부, 국무원의 국유자산관리위원회 또는 기타 중앙의 부서, 위원회가 관리하는 국유기업을 말한다. 중앙기업은 중국에서 국가 안보와 국민 경제의 명맥을 잇는 기간 산업 또는 핵심 영역에 포진돼 있다. 중앙기업에 대한 중앙의 통제는 일반 기업에 대한 규제와 관리, 감독의 시금석이 된다.

합규란 규정에 부합한다는 말이니 컴플라이언스를 말한다. 위 규정에 따르면 합규는 기업의 경영 관리 행위와 직원들의 직무 이행 행위가 국가의 법률·법규, 감독 관리 규정, 산업 준칙과 국제 조약, 규칙 그리고 회사 정관,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 것을 의미한다(제2조). 또 기업과 그 직원이 경영 관리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한 행위로 법적 책임을 야기하고, 경제적인 손실이나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등의 기타 부정적인 영향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합규 리스크(제3조)’라고 한다. 그리고 기업이 효과적으로 이런 합규 리스크를 예방하고 통제하는 것을 목표로 법에 따른 합규 경영 관리 수준을 제고해 기업의 경영 관리 행위와 직원의 직무 이행 행위를 대상으로 합규 제도의 수립, 운용 제도의 개선, 합규 문화의 배양, 합규 리스크에 대한 감독문책 측면에서의 조직과 관리 활동을 강화하는 것을 ‘합규 관리’라 한다(제3조).

이에 2022년 10월 1일부터 중앙기업은 회사 내에 수석합규관(首席合规官, CCO·Chief Compliance Officer)제도를 운용하도록 했다. 수석합규관을 통해 중앙기업에 적용되는 법의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중국이 강조하는 법에 따른 국가통치인 의법치국의 기업 운영에서의 원리를 수법경영(守法經營)이라고 하는데, 제19차 전당대회부터 당 중앙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법치사상을 강조해 왔고, 전면적인 의법치국은 전에 없이 높은 지위를 차지했다. 법치중국건설규획(2020~2025년), 법치사회건설실시요강(2020~2025년) 등 법치 실현 관련 중앙의 문건들은 기업의 준법 경영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중앙기업에 수석합규관을 설치해 기업이 당면한 다양한 현대 사회의 준법 의무 수요에 대응하는 것은 중국만의 일이 아니다. 다만 중국은 수석합규관의 신설을 통해 법에 의한 기업 경영을 강조하는 한편 중앙기업의 컴플라이언스 관리 업무에 있어서 공산당의 영도를 강조하고 있다. 즉 기업에 설치된 당위원회(당조)의 영도 작용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전면적인 의법치국 전략을 실천하며 당의 영도를 중앙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전 과정에서 관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조).

우리나라 기업도 중국의 중앙기업 또는 지방의 국유기업과 합자회사를 설립한 경우가 있다. 그런 기업들에도 공산당 조직이 회사의 의사 결정 기구를 통해 회사 운영에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공산당 20차 전당대회가 열리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당총서기 3차 연임이 확정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인민 영수의 반열에 올라섰고, 중앙기업에는 수석합규관이 준법 경영의 일선에 나섰다. 앞으로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공산당의 영도와 기업의 수법경영을 어떻게 잘 조화시킬지가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에 가장 큰 도전이 될 것 같다.


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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