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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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택 아주대병원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김범택 아주대병원가정의학과 교수 현 아주대병원 비만클리닉 소장, 현 대한골다공증 학회 부회장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8만2688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3년부터 40년간 암은 부동의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앓는 암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갑상샘암으로 2020년 기준 환자가 36만8687명이다. 15만5311명인 위암 환자 수의 두 배 이상이다. 위암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갑상샘암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갑상샘암의 증가는 의사들의 과잉 검진 때문이며, 갑상샘암은 치료할 필요도 없다는 충격적인 주장들이 온라인상에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망률 1위인 암은 폐암이다. 사망자가 10만 명당 36.8명으로 암 중에서 가장 많다. 이어 간암(20명), 대장암(17.5명), 위암(14.1명), 췌장암(13.5명)순으로 사망률이 높다. 환자가 가장 많은 갑상샘암의 5년 상대 생존율(암이 없는 정상인과 비교한 생존율)은 99%로 사실상 사망률이 0에 가깝다. 다른 암에 비해 월등히 예후가 좋은 것이다.

갑상샘암 환자의 증가는 건강검진에서 갑상샘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횟수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됐다. 즉, 갑상샘암에 대한 과도한 검진이 자칫 치료할 필요가 없는, 잠자는 갑상샘암의 치료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2010년대 중반 갑상샘암에 대한 과잉 진단 문제가 불거지며 갑상샘암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이슈가 잠잠해지자 슬그머니 다시 갑상샘암의 증가가 의사들의 배만 불린단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초음파 기술의 발달로 갑상샘암 환자가 많아져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보통 건강검진을 하지 않은 소아와 10대 청소년에게서도 갑상샘암이 증가하는 것은 실제로 갑상샘암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둘째, 일반적으로 암 사망률은 5년을 기준으로 통계를 잡는다. 그러나 갑상샘암은 매우 천천히 자라는 암이다. 갑상샘암은 다른 암보다 늦게 재발하고 전이도 나중에 나타나 통계를 잡는 5년째에 완치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심지어 20년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 암이다. 갑상샘암의 사망률이 통계 기준 때문에 과소 포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셋째, 같은 갑상샘암이라도 조직 검사 소견에 따라 예후가 매우 다르다. 갑상샘암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유두암은 매우 느리게 자란다. 암 크기가 1㎝가 안 되면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만 하다가 암이 커지거나 주변 조직을 압박하면 수술해도 좋다. 드물지만 예후가 안 좋은 암인 미분화 갑상샘암은 진단과 동시에 3~4개월 만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암이다. 따라서 조직 검사 없이 갑상샘암이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

통상적으로 갑상샘에 생긴 혹(결절)은 인구의 50% 이상에서 진단될 정도로 흔하다. 갑상샘 결절 중 5~10%만이 암으로 진단된다. 예전에는 목에 뭔가 만져지거나 부었다고 느낄 때 초음파 검사를 했기 때문에 검사를 했을 때 대부분은 수술이 필요한 암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0.3㎝ 이하의 아주 작은 결절도 암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초음파 진단 기술이 크게 발전됐다. 그래서 증상이 없는 갑상샘암이 대부분이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따라서 보통의 결절은 처음 발견한 이후 5년까지는 적어도 1~2년에 한 번씩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지켜보는 게 좋다. 추적 관찰에서 모양이 변형했거나 새로운 결절이 발생했거나, 크기가 3~4㎝를 넘거나 주위 조직을 침범하거나, 미세 석회화가 있는 등 암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다면 그 크기가 작아도 조직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김범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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