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형 관람차 ‘런던 아이’ 입구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 EPA연합
영국의 대형 관람차 ‘런던 아이’ 입구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 EPA연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인도 변이)’가 전 세계에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센 알파 변이 바이러스(영국 변이)보다도 전파력이 40%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예기치 못한 복병이 희망을 찾아가던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긴장하는 눈치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6월 22일(이하 현지시각) 백악관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비중이 전체 감염자의 20%까지 올라갔다”며 “2주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 따르면, 미국 내 델타 변이 누적 감염자는 단기간에 3000명을 돌파했다.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영국으로, 누적 확진자가 6만여 명에 이른다. 독일·싱가포르·일본·호주·이스라엘 등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속속 전해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올해 4월 첫 번째 감염자가 나온 뒤 지금까지 190명의 델타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 80개국 이상으로 확산한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단기간에 지배적인 종(種)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의 수석 과학자인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6월 18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두드러지게 높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상당히 진척된 상태다”라고 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에서 알파 변이가 지배종이 된 것처럼 델타 변이도 그 길을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CDC는 델타 변이에 대한 규정을 ‘우려 변이’에서 ‘관심 변이’로 격상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6월 23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오는 8월 말까지 유럽연합(EU) 내 신규 감염의 90%를 차지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CDC는 “델타 변이는 알파 변이보다 감염성이 40~60% 더 높다”며 “방역을 완화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일일 확진자 수가 급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ECDC는 “추가 조치를 하지 않으면 지난해 가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방역 강화와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글로벌 경기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둘러싼 잇단 경고음을 예의주시한다. 억눌렸던 경제 회복 여부가 관건인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등판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우 올해 5월 소매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늘어났으나 이는 시장 예상치(13.6%)에 못 미치는 수치이자 전월(4월)의 17.7%보다도 크게 둔화한 것이다.

미국의 5월 소매 판매도 4월보다 1.3% 감소하며 주춤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최근 억눌렸던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6월 21~22일 열린 프라임데이 행사에서 아마존 플랫폼을 이용한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8.7% 증가했다.


한 이스라엘 여성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한 이스라엘 여성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 AFP연합

연결 포인트 1
엎친 데 덮친 격…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

문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도 전파력이 강한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됐다는 점이다. 라제시 부샨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차관은 6월 22일 기자회견에서 “인도·미국·영국·러시아·포르투갈·스위스·일본·중국 등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감염자 옆을 걸어가기만 해도 옮을 정도로 강한 전파력을 지니고 있다. 샤히드 자밀 인도 트리베디 생명과학연구소장은 인디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델타 플러스 변이는 델타 변이의 특징에 베타 변이 바이러스(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에서 나타난 ‘K417N’ 돌연변이까지 갖고 있다”면서 “델타 플러스 변이가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무력화하는지 여부를 빨리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델타 변이에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하자 주식시장에서는 씨젠·휴마시스 등 진단키트 관련주가 연일 급등세를 보였다.


식당 안에 거리 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식당 안에 거리 두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연결 포인트 2
“자영업자 기대감 큰데”…거리 두기 완화 앞두고 난처한 韓

일상 복귀를 준비하던 한국으로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 정부는 7월 1일부터 수도권 기준 6명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하는 내용의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안을 예고했다. 예고에 따르면 모임 가능 인원수는 7월 15일부터 8명으로 늘어난다.

정부로서는 모처럼 숨통이 트인 자영업자의 기대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 모두를 신경 써야 하는 곤란한 입장이 된 셈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우세종이 돼 가고 있고,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매우 우려스럽다”라며 “변이에 대한 최상의 대책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서 백신 접종을 끝내는 것”이라고 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률은 87.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예방률은 59.8%다. 이는 1·2차 접종을 모두 끝냈을 때를 전제로 한다. 한국의 2차 접종률은 8%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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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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