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 홍콩·마카오에 이어 대만까지 아우르는 대중화 경제공동체 구상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이 ‘정치’라는 경로 대신 ‘경제’를 통해 통일을 향한 머나먼 대장정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잇따라 중국 대륙을 방문한 대만의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과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주석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의 회담에서 약속이나 한 듯,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는 내용에 합의했다. 특히 후·쑹 두 사람은 ‘양안일중(兩岸一中·양안은 하나의 중국)’이란 새로운 개념을 사용, 통일에 대한 지향을 한층 부각시켰다.



 “경제부터 통합하자”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 4월29일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롄잔 주석과의 회담에서 ‘보다 긴밀한 경제무역협정(CEPA)’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고, 5월12일에는 대만 제2 야당인 친민당 쑹추위 주석과도 ‘경제자유무역구’ 설립 추진에 합의했다.

 롄·쑹 두 사람이 대만 당국을 대표하지 않고, 야당 당수이기 때문에 합의 내용이 곧 실현된다거나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만 제1, 제2 야당 당수가 비슷한 합의 내용을 들고 대만으로 귀환하는 것은 상당한 추진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경제 통합이 당장 구체화하지는 않더라도 논의가 본격화될 것은 분명하다.

 롄잔·쑹추위 두 주석이 후진타오 주석과 합의한 경제 분야 내용은 중복되는 게 많다. 이는 롄·쑹 두 사람, 다시 말해 대만 제1, 제2 야당인 국민당과 친민당이 연합해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말이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으로 수입하는 대만산 과일 품목을 늘리고, 10여개 품목에 대해선 관세를 물리지 않는 영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또 대만산 과일 수입시 통관·검역상에 특혜를 제공하는 한편 중국에 투자한 대만 기업인에 대한 이중과세 방지, 금융·서비스·의료 분야 등에서의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전면적이고 직접적인 ‘3통(통상·통항·통우편)’ 실현 등 중국 주민들의 대만 여행 자유화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후·쑹 두 사람은 2006년까지 양안간 직항 개설을 추진하자고 구체적인 시한까지 설정해서 합의를 보았다.

 이런 내용들은 모두 대만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특히 대만 농민들과 기업인들은 이번 합의 내용이 실현될 경우, 직접적인 수혜 대상이 되므로 대만내에서 적지 않은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대만 당국은 비판적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이미 롄·쑹 두 사람과 후진타오 주석의 합의 내용을 수용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이 후진타오 주석과 맺은 합의 내용은 대만 당국에도 상당한 압박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대만의 국회 격인 입법원에서 국민당과 친민당이 차지하는 의석 수는 과반수를 넘는다. 총 225석인 의석 중 국민당 79석, 친민당 34석으로 113석이다. 그러나 집권 민진당은 89석에 불과하며, 민진당과 연대하고 있는 대만단결연맹 의석까지 합쳐도 101석에 불과하다.

 국민당, 친민당이 입법권을 무기로 정부를 압박하면 상당한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더구나 최근 대만의 여론은 민진당과 천총통에 대한 지지가 급락하고 국민당 등 야당의 지지도가 상승하는 중이다.

조중식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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