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서울대 지리학, UC 버클리 정보시스템학 석사, 하버드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 전 PPR(Property & Portfolio Research) 선임연구원 / 사진 조선일보 DB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서울대 지리학, UC 버클리 정보시스템학 석사, 하버드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 전 PPR(Property & Portfolio Research) 선임연구원 / 사진 조선일보 DB

“올해 서울 집값은 10~20% 떨어질 겁니다. 금리가 오르며 유동성 버블이 꺼지기 때문이죠. 강남은 이미 2021년 10월 변곡점을 지나며 상승세가 꺾였습니다. 서울은 2021년 11월 변곡점을 지나 집값이 꺾였죠. 앞으로 2~3년은 대세 하락장이 펼쳐질 겁니다.”

2021년 12월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한 김경민(50)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의 새해 부동산 시장 전망이다. 손에 든 아이패드에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공유도시랩’을 통해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매매 가격 지수 그래프가 담겨 있었다. KB부동산과 한국부동산원 매매 가격 지수를 보면, 서울 집값은 최근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으나 하락으로까지 전환한 건 아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미 변곡점을 지나 꺾였다”고 했다. 근거는 자체 제작한 매매 가격 지수다. 호가를 기반으로 생산한 지수는 평탄화 오류가 있어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지수를 직접 만들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2022년 주택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2022년 주택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사진 조선일보 DB

서울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하며 보합에 가까워지고 있다. 올해 집값은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1.5%로 오르면 서울 집값은 10~17% 떨어질 것이다. 기준금리가 2.0%로 오르면 서울 집값은 13~20% 떨어질 것이다. 상승장이 끝나고 하락기에 접어든 거다. 부트캠프에서 실거래가를 토대로 독자적으로 만든 매매 가격 지수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강남은 지난해 10월 변곡점을 지나며 상승세가 꺾였다. 서울은 지난해 11월부터 변곡점을 지나 집값이 꺾였다. 거래량도 역대급 최저치다. (2021년 12월 25일 집계 기준) 지난해 11월 서울에선 1373건의 거래만 있었다. 5일치(11월 26일~11월 30일) 거래량이 안 잡힌 것을 고려해도 이 정도로 거래가 적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 7월엔 4811건, 10월엔 2360건이었다. 매수가 움직이지 않는다. 꺾인 걸 부정할 수 없다.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매수가 움직이려면 소득이 늘거나 유동성이 풍부해져야 한다. 지금은 둘 다 안 된다. 결국 매수가 줄며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서울 공급이 부족해 올해도 집값이 오른다는 전망이 많은데.
“서울 아파트 시장이 폐쇄 경제 시스템이라고 가정했을 때 가능한 얘기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면, 수요자는 경기도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연립·다세대로 갈 수도 있다. 경기도는 외곽에서부터 이미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인천 송도에서는 청약 시장에서도 미계약이 발생했다. 대세 하락기엔 결국 서울도 어쩔 수 없다. 또 2019년부터 전국 아파트 공급이 역대급으로 많았는데 집값이 급등했다는 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2020년 초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상황이 그렇게 안 좋았는데도 말이다. 공급이 많았는데 대체 왜 집값이 급등했을까. 유동성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꺼지면 집값도 하락한다는 얘기다.”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가격 급등을 생각하면 올해 10~20% 하락한다고 ‘폭락’이라 부를 수는 없겠다.
“그렇다. 폭락이 아닌 점진적인 하락을 전망한다. 공급 확충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으로만 올랐던 2019년 이후 상승분이 금리 인상으로 빠진다는 예상이다. 향후 2~3년간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대략 2019년 초반 가격으로 떨어질 것이다. 2016년 가격으로까지는 절대 내려갈 수 없다. 올해부터 가격이 떨어지면 ‘앞으로 반값까지 폭락한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올 수 있는데, 무주택자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지 않길 바란다. 기본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작용하고,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낮아 폭락은 나타나지 않는다.”

금리 인상을 주택 시장의 그 어떤 변수보다 중시하는 것 같다.
“금리와 유동성이 가장 중요하다. 국채 수익률이 2%, 부동산 수익률이 2%로 같다면 누가 부동산을 사겠느냐. 부동산은 위험자산이라 최소 국채보다 수익률이 높아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수익률도 높아져야 할 텐데, 임대차법으로 임대료가 묶여있다. 결국 가격이 떨어져야 수익률이 맞춰진다. 공급은 ‘일드(yield·수익률)’ 다음 얘기다.”

주택 시장의 다른 변수들을 고려하면 금리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아파트 시장에서도 금리와 투자수익률이 가장 중요하다. 기준금리와 아파트값은 완벽한 역의 관계다. 다만 시차가 존재할 뿐이다. 금리를 인상했을 때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른 적이 있지만, 그건 시장 참여자들이 가진 과거지향적인 성향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됐을 때 적어도 3~6개월 후에는 가격이 결국 떨어졌다. 아파트를 수익률 관점으로 보지 않는다면 다주택자는 있어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는 수익률을 따지고 주택을 매수하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는 집을 언제 사야 하나, 집값이 내린다면 유주택자는 팔아야 하나.
“무주택자는 올해 집을 사면 안 된다. 2023년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매수 희망 아파트를 여러 개 찾아놓고, 2023년까지 지켜보다가 가장 많이 집값이 빠진 단지를 사라. 대략 2019년 초반 가격으로 떨어지면 들어가라. 물론 청약은 꾸준히 해야 한다. 디폴트(기본값)다. 1주택자는 팔면 안 된다. 견뎌야 한다. 대출이 과거보다 안 나오기 때문에 양도세를 약간 물고 기존 주택을 매각하더라도 더 좋은 단지로 갈아타기 할 수 없다. 1주택자는 최소 10년을 견뎌야 한다.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사이클이다. 단타 매매가 가장 위험하다. 다주택자는 대선까지 지켜봐야 한다. 보유세가 너무 센 만큼 무시하면 안 되겠지만, 우선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가격이 많이 오를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특별히 가격이 더 떨어질 곳이 있을까.
“집값이 상위 5%에 해당하는 초고가 시장은 알아서 잘 갈 것이다. 거기선 신고가가 나올 수도 있다. 슈퍼 부자들과 서민들의 마켓이 어떻게 같겠나. 자산 격차가 워낙 심해진 상황이라 초고가 시장은 별도로 봐야 한다. 완전히 다른 시장이다. 나머지 고가부터 중저가를 봤을 때, 노도성(노원구·도봉구·성북구)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다. 대출 끼고, 신용 끼고 산 매수자가 많아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보통은 하락기에 고가 주택이 위험한데, 지금은 노도성이 더 위험하다. 버블은 강남보다 노도성에 더 끼어 있다.”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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