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는 가운데 10월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비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는 가운데 10월 13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가 비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집값 상승기에 값이 크게 오르며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섰던 서울 중소형 아파트들이 줄줄이 ‘10억 클럽’에서 이탈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가팔라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자, 수요가 많았던 중소형 아파트 가격마저도 하락 폭을 키워가는 모양새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만 해도 10억원에 매매됐던 서울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59.99㎡가 지난 9월 8억1500만원에 매매됐다. 입주 전인 2019년12월, 분양권 매매 가격(8억4500만원)보다도 낮다. 3월 9억원대로 내려간 매매가는 7월 8억원대까지 주저앉더니 7억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작년 5월 최고가 11억85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은평구 응암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전용 59.96㎡도 올해 들어 매매가가 1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9월 14일 전용 59.96㎡는 10층이 9억3500만원에 매매됐다. 재작년 5월 입주한 이 단지 해당 평형은 첫 거래가 작년 3월 10억8500만원에 매매된 것이다. 

10억 클럽에서 이탈하는 중소형 아파트 상당수는 서울 외곽 지역에 분포해 있다. LG그룹 계열사와 대기업 이전이 잇따르면서 최근 2년간 중소형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했던 서울 강서구 마곡동도 마찬가지 예다. 지난해 10월 신고가 13억8000만원을 기록했던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59.98㎡는 지난 8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재작년 9월 해당 평형 평균 실거래가가 9억4725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서울에서 전용 59㎡ 아파트는 2030 세대의 주 매입 대상이 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교통 개발 호재가 있는 경우 가격이 더 급하게 오르기도 했다. 금천구, 관악구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전용 59㎡ 매매가가 10억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잇따랐다.

그러나 연이은 금리 인상과 함께 중소형 아파트는 인기와 가격이 동시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 증가로 주된 수요층이었던 2030 세대의 구매 여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9월 기준 매매가격지수 하락 폭도 40㎡ 초과, 60㎡ 이하가 0.96%로 전체 평형 중 가장 컸다.

중소형 아파트의 잇따른 10억 클럽 탈퇴는 통계로도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량에서 ‘매매가 10억원 초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8월 16.6%에서 올해 같은 기간 13.8%로 감소했다. ‘거래 절벽’ 현상으로 10억원을 초과하는 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량도 작년 2758건에서 올해 702건으로 크게 줄었다.

10억 클럽 명함을 반납하는 서울 중소형 아파트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10억원 초중반을 웃돌았던 아파트 매매가가 10억원 근처까지 내려앉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 59.98㎡가 지난 9월 10억5000만원에, 서울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59.99㎡가 지난 8월 10억8500만원에 매매된 게 그 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 매매가 10억원을 넘어섰던 서울 중소형 아파트 중에서는 기존에 집값이 탄탄했던 곳이 아니라 상승기에 덩달아 오른 곳도 많다”면서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대출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고, 신규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강해진 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이 겹친 데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서울 중소형 아파트들이 버티지 못하고 있다”면서 “집값 상승기에 매매가 10억원을 넘어선 서울 외곽의 중소형 아파트는 속절없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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