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ETF가 등장하면서 대표 주가지수 추종 ETF만 선호하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다양한 ETF가 등장하면서 대표 주가지수 추종 ETF만 선호하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세계 최초 ETF(Exchanged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인 ‘SPDR S&P 500 ETF(SPY)’가 금융시장에 등장한 지 28년이 지났다. 그동안 다양한 국가의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지수 ETF는 물론이고, 섹터지수를 따라가는 섹터 ETF, 사회·경제 트렌드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까지 등장했다. 개별 종목을 일일이 고르지 않아도 분산투자를 할 수 있고, 주식처럼 언제든지 거래할 수 있어서 투자자의 관심을 끈다.

투자자가 짜기 힘든 전략과 테마를 구성해 주는 ETF가 늘면서 ETF 투자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0년 개인의 순매수 ETF 1~5위 중 4개가 지수 추종 ETF였으나, 올해는 5개 중 4개가 테마 ETF였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특색 있는 테마의 ETF 상장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도 많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이 다양한 ETF를 모아봤다.


바이든 정책 수혜 기대한다면 인프라 ETF

글로벌 경제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라면 인프라 ETF에 주목할 만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에 2조2500억달러(약 2520조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 장비, 건축 자재, 운송, 철강 등 산업재,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보안 등 첨단 인프라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수혜가 기대되는 대표 인프라 ETF로는 ‘글로벌X 미국 인프라 ETF(PAVE)’와 ‘아이셰어즈 미국 인프라 ETF(IFRA)’가 있다. 두 ETF 모두 미국 기업 비중이 95%를 넘는 인프라 ETF다. PAVE는 건설 중장비·운송·철도 기업과 원자재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IFRA는 전기, 수도 등 유틸리티 업종 비중이 크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데이터센터, 통신 인프라에 특화된 ‘페이서 벤치마크 데이터 인프라 리츠 ETF(SRVR)’도 있다. SRVR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로 수요가 늘어날 기지국, 데이터센터의 리츠에 투자하는 ETF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 에퀴닉스, 정보 관리 서비스 업체 아이언마운틴 등을 담고 있으며, 일 년에 네 차례 분기 배당을 받을 수 있다.


혁신기업 담은 ETF로 미래에 도킹

우주 탐사, 비트코인, 수소 등 혁신 산업에 관심 많은 투자자라면 ETF로 분산투자에 도전해 볼 만하다. 대표적인 혁신기업에 투자하기로 유명한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우주탐사 ETF(ARKX)’가 있다. 3월 30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됐으며, 우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39개 종목에 투자한다. 드론·에어택시 기업부터 위성·발사체 기업, 인공지능(AI)·로봇·3D프린팅 등 기술 개발 기업 등이 투자 대상이다. 세계 최초 우주 ETF인 ‘UFO’보다 우주 경제 범위를 넓게 해석해 우주 전후방 사업을 아우른다. UFO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우주 사업에서 나오는 종목을 편입해 기업 인지도가 낮거나 소규모 기업이 많다.

수소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디파이언스 넥스트 젠 H2 ETF(HDRO)’를 살펴보면 된다. 3월 9일에 상장한 HDRO는 26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세계 첫 수소 ETF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두산퓨얼셀, 풍국주정, 에스퓨얼셀 등이 편입돼 있다.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하는 비트코인 ETF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점차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초 비트코인 ETF인 ‘퍼포즈 비트코인 ETF(BTCC)’가 2월 18일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자, 많은 자산운용사가 미국 증시에도 비트코인 ETF를 상장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피델리티, 반에크, 발키리, NYDIG, 위즈덤트리 등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팬심으로 투자한다

평소 관심 있는 기업이나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ETF도 많다. 대표적으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생)에게 인기 많은 기업으로 구성한 ‘글로벌X 밀레니얼 소비자 ETF(MILN)’가 있다. 이커머스(이베이·아마존), 핀테크(스퀘어·페이팔), 소셜미디어(페이스북·트위터·스냅), 인테리어(홈디포·로우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편입한 ‘엠레스 럭셔리 ETF(LUXE)’와 ‘하나로 글로벌 럭셔리 S&P ETF’도 있다. 다만 두 ETF 모두 에르메스, 버버리,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폴크스바겐, 애플, 나이키, 룰루레몬 같은 다양한 종목을 편입하고 있어서 유의해야 한다.

스포츠팬으로서 ‘팬심’으로 투자하고 싶다면, 라운드 힐이 3월 17일 선보인 ETF ‘MVP’에 주목해 보면 좋다. 전 세계 스포츠팬의 사랑을 받는 프로 스포츠팀이나 스포츠 리그 제공 업체, 스포츠 의류·장비 기업, 중계권을 가진 미디어 업체를 편입한 ETF다. 미국 스포츠의 상징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 스포츠 아레나, 자동차 경주 포뮬러 원의 주인인 리버티 미디어, 축구팀 유벤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편입 종목이다.


트렌드 끝판왕 ETF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지난 3월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으로 구성된 ETF ‘버즈(BUZZ)’를 출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 75개를 AI로 선정해 투자하는 ETF다.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대형주, 개별 종목 비중 3% 제한 등 조건을 걸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노바백스, 보잉, 애플, 월트디즈니, 아마존 등이 편입돼 있다.

다만 거래량 부족으로 상장 폐지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2016년 캐나다 스프롯 에셋이 출시한 ‘버즈 소셜 미디어 인사이트 ETF(BUZ)’는 시장의 관심을 얻지 못해 3년 만에 상장 폐지됐다. 크라우드인베스트도 위즈덤 ETF(WIZE)를 상장했으나, 미미한 참여율, 거래량으로 5개월 만에 상장 폐지한 바 있다.

‘상승장에서 나만 소외될 수 없다’고 의지를 다지는 투자자를 위한 ETF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터틀 택티컬 매니지먼트는 3월 15일 미국 SEC에 FOMO ETF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ETF 이름도 ‘소외 불안 증후군(FOMO·fear of missing out)’에서 따왔다. 신흥국·선진국 등 전 세계 주식에서부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파생 상품, 변동성 상품 등 대다수 자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며 포트폴리오 회전율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터틀 택티컬 매니지먼트의 매슈 터틀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스팩과 캐시우드가 꼽은 종목, 게임스톱을 모두 보유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는 자산이 없다”며 “FOMO ETF는 이를 모두 포함하고,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매주 자산 배분 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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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Exchange Traded Fund·상장지수펀드) 주식시장에 상장돼 개별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다. 특정 국가 증시 전체나 특정 업종·분야(테마) 주식에 분산투자를 하는 투자 상품이다. 가입 및 환매 절차와 조건이 복잡한 펀드와 달리 실시간으로 소액 매매가 가능하고 운용 보수가 적다. 국내 ETF의 경우 주식을 매도할 때 내야 하는 증권거래세가 면제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해외 ETF는 가격이 올라도 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손 때문에 수익률이 줄어들 위험이 있다. 매수할 땐 환전 비용, 매도할 땐 증권거래세(미국은 0.25%) 등 추가 비용 부담도 있다. 규모가 작을 경우, 상장 폐지 위험이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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