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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고려대 경제학 학사, 미 듀크대 법학대학원 연수, 사법연수원 32기, 전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박재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고려대 경제학 학사, 미 듀크대 법학대학원 연수, 사법연수원 32기, 전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담당 공익위원

최근 노동법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쟁점 가운데 하나는 회사가 경영 성과 내지 경영 목표 달성 등을 이유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돈(경영성과급)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인지에 관한 것이다. 만약 임금이라고 인정된다면 이를 포함해서 퇴직금을 계산해야 하는데, 다수의 회사는 경영성과급을 임금으로 취급하지 않고, 퇴직금 산정 과정에도 고려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 쟁점은 주로 퇴직자들이 회사에 청구하는 퇴직금청구소송 과정에서 발생한다. 

기존 판례는 경영성과급은 근로자 개인의 근로 제공과 직접 관련이 없어 그 지급 여부나 지급 대상이 유동적이므로 임금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이 임금인지가 문제 된 사안에서 ‘경영 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그 지급 여부나 지급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이유만으로 경영평가성과급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해 임금성을 인정했다. 비록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성과급과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의 성격이 서로 같다고 볼 수 없지만, 위 판례는 임금성 판단 기준을 종전보다 넓혔다고 평가된다. 위 판결 선고 이후 ‘사기업의 경영성과급’이 임금인지 여부에 대해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임금: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돈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이라고 정의돼 있다. 간단히 말하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기본급이나 근속수당,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포함해 급여명세표상 표시되는 많은 항목은 대부분 임금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비변상적 성격의 돈(예: 실제 지출과 연계된 유류비, 출장비 등), 현물급여(예: 급식, 작업복 등), 호의적으로 지급하는 돈(예: 결혼축하금 등) 같은 것은 근로의 대가라고 보지 않는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가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본질적 판단 기준은 그 금품이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그런데 경영성과급이 근로 제공과 직접적 혹은 밀접하게 관련된 것인지에 관한 판단은 쉽지 않다. 최근 하급심에서의 엇갈린 판단도 이 부분에서 나뉜다. 

이와 관련해 경영성과급이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본 하급심들은 △경영 성과는 각 평가 기간 중 세계 및 국내 경제 상황, 동종 업계 동향, 전 세계 각국의 외교·통상 정책, 경영진의 경영 판단 등 개별 근로자들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 △동종 업계의 동향, 전체 시장의 상황, 회사의 영업 상황이나 재무 상태 등은 사용자의 우연하고 특수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되는 요소라는 점을 주된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 경영성과급이 근로의 대가라고 본 하급심들은 △경영 성과는 회사 경영진의 경영 능력, 회사 자본이나 자산의 기여, 협업에 의한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 전체 시장 상황 등이 총체적으로 결합한 결과라는 점 △경영성과급은 근로자들의 집단적 협업이 회사의 경영 성과에 기여한 가치를 평가해 근로자들에게 그 몫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근로의 양이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무엇이 근로의 대가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고 대법원이 향후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다만, 집단적 협업의 결과와 경영 성과와의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더라도, 기업의 경영 성과가 근로 제공과 ‘직접적’이라거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기업의 경영 성과는 근로자들이 제공하는 노동력 외의 다른 변수에 의해 좌우되는 바가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임금으로 인정되는 경영성과급의 특성

기업의 경영성과급이 임금이라고 인정되는 사안에서 발견되는 사실관계들이 있어 아래에 정리했다. 따라서 기업의 경영성과급이 아래와 반대되는 특성이 있다면 임금이라고 인정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첫째, 경영 성과가 좋든 나쁘든 매년 지급되는 최소 금액이 있다. 경영성과급이라서 임금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그것은 경영 성과에 따라서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좌우돼야 한다. 그런데 경영 성과가 좋은 해나 안 좋은 해나 다소의 지급 금액 차이가 있을 뿐 계속 지급된다면, 그것은 경영 성과에 따른 유동적인 금원이 아니라 근로 제공의 대가로 지급되는 돈이라고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경영성과급의 지급 기준이 사전에 확정·공개돼 있다. 판례는 기업이 근로자에게 해당 금원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도 임금성 판단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즉, 경영성과급의 지급 여부나 지급 조건 등을 매년 경영적 판단이나 노사 간의 합의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근로계약이나 취업 규칙, 단체협약 등에 지급 조건이 확정돼 있어서 어떠한 조건(예: 당기순이익 얼마 이상 달성)이 되면 개별 근로자들에게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인정된다면 임금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셋째, 내부 구성원들이 경영성과급을 연봉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규 등에 경영성과급이 임금 항목으로 명시돼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매년 최소한 어느 정도 이상은 지급되는 회사에서는 경영성과급을 사실상 연봉을 구성하는 항목 중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는 경력 채용 내지 신규 채용 인력들에게도 경영성과급을 연봉의 일부로 설명하게 되는데, 이러한 내부 구성원들의 인식은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위에서 언급한 사정들 이외에도 경영성과급을 인사고과에 따라 개인별로 차등 지급하는 폭이 크다거나 급여에서 경영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사정 등도 경영성과급의 임금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판단될 수 있다. 그런 특성을 가질수록 경영성과급이 근로 제공의 양과 질에 관련되는 정도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성과급이 당연히 근로기준법상 임금이어야 한다거나 거꾸로 임금이 아니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종전 판례에 따라 임금이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경영성과급 제도를 운용해온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임금성에 관한 판례의 판단 기준 변경이 상당한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에 관한 대법원 판례로 다수의 기업에서 법적 쟁송이 발생했고 여전히 진행 중인데,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사기업의 경영성과급도 임금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그 파장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에 관한 쟁송에 못지않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대법원이 이 쟁점에 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으로서는 법률 리스크를 미리 예방하는 방향으로 경영성과급 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 

박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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