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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엉망으로 가고 있다. 세계 경제는 근래에 없는 확장국면을 누리고 있고, 선진경제에선 보기 드문 성장과 함께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대한민국만 실업률이 치솟고 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경기 선행지수도 지속적으로 하향하면서 기업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감소시켰다는 충격적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자본주의의 소득격차 확대를 비판하지만 고소득층에 비해 저소득층의 소득 성장이 더뎌서 격차가 확대될 뿐 정상적인 경제에서 소득이 줄어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경제가 파국에 이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은 경제정책의 결과로 단정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소득주도성장론은 90% 이상 긍정적이니 자신감을 갖고 국민에게 설명하라는 문 대통령의 어이없는 독려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는 경제정책에서 기업, 자본가를 적대시하고 노동자 중심의 경제를 만들겠다는 경제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자본가 없는 자본주의가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성장론이라는 허울을 쓰고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집권 초기부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앞장세워서 대기업의 경영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급기야는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가 하면 재벌들이 비상장 주식이나 핵심기업의 주식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이는 시장경제에서 개인의 재산권을 부인하는 것으로 헌법에 반하는 요구이자 기업에 대한 초법적이면서 직권남용적인 압력이다.

순환출자가 불법인 나라는 없다. 다른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나라에서는 순환출자가 거의 유일한 경영권 안정화 수단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영권 보호가 다른 나라에 비해 미흡하지 않다는 주장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다른 경영권 보호 수단이 없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엘리엇의 위협으로 보류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기업을 적폐로 보고 연금사회주의 노골화

정부는 여기에다 기업을 적폐로 보고 대기업 총수에 대한 사법 처리와 대주주 일가 개인의 도덕적 일탈을 구실로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도록 하겠다는 연금사회주의를 노골화하고 있다. 가맹점 사업주를 가맹점을 착취하는 주범들로 몰아 가고 있고, 정부 규제가 사적 자치의 영역을 나날이 침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국회는 노동현장에 개입하며 각종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 모든 관치와 국가주의의 확대를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론은 영세기업 생산원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이제 가치사슬을 따라 중견기업, 대기업의 원가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 7월부터 도입되는 연장근로시간 단축 규제 또한 인건비 상승요인으로, 최저임금과 함께 한계기업들을 벼랑으로 내몰게 뻔하다.

이러한 정부의 경영권 박탈 위협과 이어지는 규제 충격에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 향상이 아니라 경영권 보호와 규제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니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리가 없다. 대기업들은 막대한 돈을 지주사 전환이나 자사주 소각에 쓰고 있고, 기업들은 이어지는 과격한 노동정책의 대응 방안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정부의 지난 1년 정책은 한마디로 기업주들을 적폐로 보고 있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경제 문제를 점검한 문재인 대통령의 해결책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장하성 청와대 실장이, 경제민주화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진두지휘하라는 것이었다. 경제와 서민이 어려워진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기업은 빠지고 노동자만 있는 경제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한국경제가 뿌리부터 위기인 것은 자본가를 부인하거나 적대시하는 정부의 정치적 편향성과 무지에서 기인한다.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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