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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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성균관대전자전기공학부 교수 현 반도체공학회 부회장,전 삼성전자 상무
김용석 성균관대전자전기공학부 교수 현 반도체공학회 부회장,전 삼성전자 상무

지난 100여 년간 내연기관 자동차는 외양과 편의사양만 달라졌을 뿐 큰 변화 없이 지금껏 흘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03년 설립된 자동차 회사인 포드의 초기 성공 모델인 T형 자동차는 1927년 모델 단종 때까지 누적 판매량 1700만 대라는 기록을 세우며, 당시 최고의 상품이 됐다. 이러한 포드의 성공은 철강 산업의 부흥과 주유소 인프라의 건설 확대와 거대 정유 기업의 등장을 이끌었고, 미국의 교외 도시 건설을 촉진하는 등 경제 발전을 가져왔다.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는 포드 자동차보다 더욱 강력한 사회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다. 또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해 도로를 달리게 된다면 부주의로 인한 사망자는 줄어들 것이다. 자율주행차를 이끌어 가는 신기술로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결합된 사물지능(AIoT)이 꼽힌다. AIoT에서 사물(thing)에 해당하는 것이 자동차다. 자율주행차에 설치된 많은 센서로부터 도로 상태, 외부 장애물 위치 등을 수집하고, 이를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 자동차를 사람의 개입 없이 똑똑하게 만드는 것이 AIoT 기술의 추진 방향이다. 자율주행차는 사람의 개입 없이도 차량 자체의 판단만으로 운행이 가능하도록,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로 재편되는 車 산업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자동차 전시회인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2020년 막을 내리고 ‘IAA모빌리티쇼’라는 새 이름으로 2021년 9월 새롭게 시작됐다. 개최지도 프랑크푸르트에서 뮌헨으로 바뀌었다.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모빌리티 산업으로 재편되는 역사적인 전환점이 됐다. 단순하게 신차를 전시하는 것이 아니고 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 차량 공유, 이동 플랫폼 등을 보여줬다. 모터사이클, 자전거, 드론 등 기존 모터쇼에서 보기 힘든 이동 수단도 전시에 포함됐다. 

이러한 변화는 디자인이 예쁘고 연비가 좋은 자동차가 더 이상 소비자의 구매 기준이 아니고, 모빌리티로 서비스가 바뀌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과 만나서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가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 중심 기기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는 스마트폰 속 애플리케이션(앱)처럼 차량 안에 영화나 게임, 결제 수단 등 정보기술(IT) 콘텐츠 서비스를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9년 애플은 서비스 회사라고 선언했고, 앱스토어 및 뮤직 외에도 총 네 가지 애플서비스(뉴스, 게임, 영상 콘텐츠, 금융)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잘 구축된 앱스토어의 애플 생태계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하겠다는 의도다. 애플은 아이폰이 덜 팔려도 서비스에서 수익을 내는 안정적인 사업 체계를 만들었다. 고정비 외에는 개발비나 인건비는 거의 들지 않으니 가입자가 늘어나면 수익률이 좋을 수밖에 없다. 

애플과 똑같은 형태의 사업을 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테슬라다. 완성차 한 대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서비스가 제공되고 구독 서비스 형태로도 판매해 지속적인 매출도 창출한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옵션인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구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고 구독료를 25% 인상했다. FSD는 오토파일럿과는 별개로 구매해야 하는 사양이다. 올해 들어 두 번이나 가격을 인상했지만, 테슬라 구매자들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을 수 없다. 자율주행차 시장의 성장으로 향후 모빌리티 사업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축이 될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이를 통한 비즈니스 서비스 구축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자율주행차 완성도 높일 핵심 기술들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선 모범 운전자를 닮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자율주행차가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실행하도록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측위, 인지, 판단, 제어 기술이 꼽힌다. 

측위는 차가 도로 위 어디에 있는지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서 계산하는 기술이다. 운전자는 주변을 살피는 것만으로 운전에 필요한 도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각종 이정표와 주변 지형지물을 살펴야 한다. 운전자가 눈을 떠 교통 상황을 살피는 이 단순한 과정에서 우리의 눈은 다음의 과정을 거친다. 피사체로부터 반사된 빛을 모으고, 감지하고, 색을 구분하며, 망막의 시각 세포가 이를 인식해 그 정보를 대뇌로 전달해 우리가 보는 상을 인식하게 된다.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망막 역할을 담당한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LiDAR) 등의 정밀 센서 등을 이용해서 차량 주변 상황을 읽고 감지해 낸다. 이 세 가지 센서를 묶어서 자동차가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카메라는 렌즈를 통해 주변 물체를 식별한다. 레이더는 전파를 발사해 거리나 속도를 측정한다. 라이다는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레이저가 목표물에 맞고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다. 라이다를 통해 단순히 장애물 유무뿐 아니라, 원근감과 형태까지 인식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은 단점이다. 신호등과 표지판을 보고 교통법규를 지키는 동시에, 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차량이 접근하면 바로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거나 차선을 변경하기도 한다. 센서들을 통해 입력된 정보는 단순히 이미지 및 물체까지의 거리 같은 단순한 데이터에 불과하지만, 해당 데이터들을 자율주행차가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적절하게 바꿔서 전달하게 되는데, 인지 단계다. 다음으로 인지 단계에서 얻어낸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해, 자동차가 어떤 동작을 취해야 하는지를 진행하게 되는데, 판단 단계이고 여기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신경망을 모방한 딥러닝 기반의 방법이 사용된다. 

그다음은 제어 기술이다. 자율주행차가 인지를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을 통해 최종적으로 차를 움직이게 하는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 스티어링 휠 등을 조작하게 된다. 운전자는 주변 환경을 눈을 통해서 확인하고 본능적으로 자동차 주행을 수행하지만,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AI 알고리즘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가 높은 시스템 반도체가 필요하다. 


반도체·SW가 자율주행차 경쟁력 좌우

미래 자동차 산업은 시스템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좌우할 것이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는 시스템IC, 시스템SoC, 메모리, 전력 반도체로 구분할 수 있다. 시스템IC는 입·출력 처리, 전원 공급 및 기능, 안전에 대응하며, 시스템SoC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프로세싱 및 제어를 하는데, 영상․통신 신호 처리를 담당한다. 자동차의 두뇌 역할은 전자제어장치(ECU)가 담당하는데, 시스템SoC인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칩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이 사용된다. MCU 칩은 현재 시판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자율주행 단계를 볼 때, 상대적으로 낮은 레벨 0~2(초기)까지의 ECU에 쓰이는데, 레벨 2(고급)~5의 진화된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AP 칩 같은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가 필요하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6개 단계(레벨)로 나뉜다. 운전자의 도움이 필요한 1~2단계와 달리 3단계부터는 운전자 개입이 확 줄어든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자율주행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운전의 주도권이 차량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4단계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는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며 5단계에서는 운전석이 없는 진정한 자율주행 단계다. 현재 상용화한 자율주행차는 2.5~3단계 수준에 와 있다. 

향후 자율주행차는 SDV(Software-defined Vehicle․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량) 개발 체계로 나아갈 것이다. 소프트웨어에 의해 자동차의 새로운 기능이 만들어지는 세상이 오면, 자동차의 개발 기간이 절반 이하로 개선되는 혁신이 이뤄지고, 자동차가 승객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클라우드로부터 쉽게 다운로드해 즉시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면 자체적인 시스템 반도체,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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