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인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에 설립 예정인 사업비 1조원, 국내 최대 규모 상업용 데이터센터 조감도. 사진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인천 부평구 청천동 국가산업단지에 설립 예정인 사업비 1조원, 국내 최대 규모 상업용 데이터센터 조감도. 사진 SK에코플랜트

건설사들이 데이터센터 임대 사업에 잇따라 도전하고 있다. 단순히 이동통신사나 정보기술(IT) 기업의 수주를 받아 시공만 해주는 걸 넘어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업자)로서 직접 데이터센터를 소유, 운영하고 고객사를 상대로 임대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건설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사업비 1조원, 국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임대용) 데이터센터인 부평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사업에 올해 착수, 2024년 가동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사업을 통해 시공 중심에서 벗어나 EPC(설계·조달·시공)까지 수행, 본격적인 데이터센터 사업 개발자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고 했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이통사·IT 기업과 직접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겠다는 건데, 건설 업계에선 GS건설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이다.

두 회사가 새로 하려는 사업은 IT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데이터센터 수요가 큰 대기업을 상대로 데이터센터를 빌려주는 사업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커진 IT 서비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IT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 저장과 처리를 위한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의 수요도 커지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 규모는 2020년 약 5조원에서 2025년 약 10조원으로 연평균 15.9% 성장할 전망이다.

건설사 입장에선 일회성 수익에 그치는 시공을 넘어, 꾸준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운영 사업까지 하는 게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IT 업계에 따르면 고객사가 내는 데이터센터 임대 요금은 필요한 네트워크 속도와 서버 규모 등 사양에 따라 통상 월 수백만에서 수천만원이다.

다만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IT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사내 전산 시스템 운영 정도를 위한 IT 인력만 두고 있어, 데이터센터를 가져도 운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매각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그렇다고 IT 역량을 새로 갖추는 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외부 파트너사와 손잡는 전략을 택했다.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디지털엣지와 합작사를 세웠다.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 ‘스마트데이터센터사업그룹’과 디지털엣지의 인력이 함께 데이터센터를 개발, 운영한다. 향후 임대 수익은 운영 주체인 합작사의 지분에 따라 양사가 거의 절반씩 나눠 갖는다.

GS건설은 2020년 안양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사업비는 2674억원 규모로 SK에코플랜트보다 작지만, 1년 빠른 2023년 상반기 가동해 건설 업계 1호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자로 자리 잡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전담할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설립, 운영을 앞두고 IT 인력을 수급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자로서 건설사의 경쟁력을 두고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증권전산업체 코스콤은 2021년 11월 보고서를 통해 “건설사는 데이터센터 개발의 최대 난점인 부지 확보, 민원 해결, 전력 공급 방안 도출 등에 경쟁력이 탁월하다”면서 “통신사가 독점하던 데이터센터 공급사슬(밸류체인)에 이젠 건설사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 개발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윤수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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