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소음진동솔루션TFT 팀장 일본 도쿄대 건축학 박사, 현 한국건축시공학회 층간소음위원회 부위원장, 현 2021년 바닥충격충격음 차단구조 공동연구개발 총괄, 현 한국콘크리트학회 콘크리트전산해석위원회 위원 / 사진 롯데건설
김정진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소음진동솔루션TFT 팀장
일본 도쿄대 건축학 박사, 현 한국건축시공학회 층간소음위원회 부위원장, 현 2021년 바닥충격충격음 차단구조 공동연구개발 총괄, 현 한국콘크리트학회 콘크리트전산해석위원회 위원 / 사진 롯데건설

“참깨 크기의 폴리프로필렌을 부풀려 발포폴리프로필렌(EPP)을 만들고, 이걸로 층간소음을 흡수할 완충재를 만든다. 몇 배로 부풀릴 것인지, 원료는 어떤 것으로 쓸 것인지에 따라서 기량이 달라진다. 배율과 원료 간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층간소음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그 조합을 찾아냈다. 속이 뻥 뚫리더라.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김정진 롯데건설 기술연구원 소음진동솔루션TFT 팀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층간소음의 원인과 완충재에 대한 이야기를 한가득 풀어놨다. 그 속도가 속사포를 방불케 했다. 13명의 석·박사급 팀원들과 함께 층간소음을 잡는 완충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이제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했다. 내년 7월쯤엔 자체 개발한 완충재를 아파트에 넣어 시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만 하던 것을 구현해내는 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8개월간 20번 넘게 통계치를 분석했다. 1+1의 결괏값이 2가 나오면 안 되고 3~4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4.5는 된 것 같다.”

정말로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걸까. 그는 층간소음의 크기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대답에 망설임이 없었다. 아래는 김정진 팀장과 일문일답.


김정진 롯데건설 팀장과 팀원들은 새로 개발한 층간소음 완충재의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완충재를 실제로 시공한 뒤 소음을 측정하는 실험을 지난 8개월간 진행했다. 롯데건설
김정진 롯데건설 팀장과 팀원들은 새로 개발한 층간소음 완충재의 성능을 측정하기 위해 완충재를 실제로 시공한 뒤 소음을 측정하는 실험을 지난 8개월간 진행했다. 사진 롯데건설

층간소음이 참 괴롭다고들 한다.
“괴롭다. 특히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이다 보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민원이 더 많이 들어온다고 본다. 보통 그냥 윗집이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윗집에서 매트를 깐다거나 슬리퍼를 신는다거나 하면 된다는 식이다. 그런데 윗집에서 진동이 안 왔으면 그런 해결책도 소용이 없다. 무엇 때문에 소리가 나는지, 그 소리가 윗집인지 아랫집인지, 아니면 대각선으로 오는 건지 알아내기도 쉽지 않다. 공동주택에 살면서 층간소음은 피할 수 없다. 특히나 지금 지어지는 아파트 구조로는 더 그렇다.”

아파트 구조를 바꾸면 된다는 건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물론 아파트 구조도 층간소음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일부에선 벽식 구조 아파트를 짓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는데, 벽식 구조 아파트가 지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벽식 구조는 일단 비용이 싸고 빨리 지을 수 있는 방식이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새 지어진 아파트 95.5%가 벽식 구조다. 벽식 구조를 기둥식 구조로 바꾼다거나 하는 것은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 그것보다는 완충재로 층간소음을 저감해야 한다.”

완충재가 어떤 역할을 하나.
“바닥이 어찌 구성되는지 그것부터 설명해보겠다. 슬래브(콘크리트 구조물로 된 판상)를 깔고, 완충재(EPP)를 깔고 그 위에 배관이 들어가고 모르타르(mortar·시멘트와 모래를 물로 반죽한 것)를 올린다. 그 두께가 무한정으로 두꺼워지면 안 된다. 전체 두께는 유지하되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슬래브 210㎜, 완충재 40㎜, 모르타르 70㎜로 했다. 완충재의 소재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완충재 원료는 좁쌀만 한 폴리프로필렌이다. 이걸 빵 구울 때처럼 부풀린다. 부풀리는 걸로 끝이 아니다. 압축도 해야 한다. 결국 40㎜ 두께를 만드는데, 어떤 원료로 몇 배로 부풀리면 성능이 좋은지를 찾아내야 한다. 8개월간의 실험 끝에 최적의 조합을 찾아냈다. 더 연구해야 할 것도 있지만, 이것으로도 층간소음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층간소음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었나.
“현재 기술로 지은 아파트의 소음진동 수치는 53db(데시벨)이다. 여기에서 6db만 낮아져도 체감하는 소음은 확 줄어들 것이다. 슬래브나 모르타르 재료를 예전으로 돌릴 수 있으면 더 쉽겠지만, 그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까.”

무슨 이야기인가.
“재료 수준이 예전보다는 안 좋아졌다. 과거엔 기술이 좋지 않았지만 재료가 워낙 좋았다.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재료, 모래의 질이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모래를 구할 수 없다. 이젠 바다에 있는 모래를 물에 씻어서 쓰고 바위를 깨서 원료를 구하지 않나. 옛날에는 강가에 질 좋은 모래가 널려 있었다. 삽으로 퍼 올리기만 하면 빠글빠글한 모래가 널려 있었다. 이젠 그런 모래가 없기도 하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기술력으로 커버하는 거다.”

옛날에 지어진 아파트가 층간소음이 훨씬 덜하다는 것인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땐 슬래브가 워낙 얇았다. 1990년대 이전에 지은 아파트는 충격음 기준이 별도로 없었다. 지금 슬래브 두께는 210㎜인데 이렇게 된 것도 2013년 이후다. 2013년 이후로 바닥 슬래브 기준이 180㎜에서 210㎜ 이상으로 강화됐다. 층간소음이 2db 정도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 왔다. 더 옛날엔 100~120㎜로 훨씬 얇았다. 슬래브가 두꺼우면 소음을 줄일 수 있다. 그런데 층고에 영향을 주니 무작정 두께를 늘릴 수도 없다.”

다른 건설사도 완충재 개발에 집중하나.
“다른 건설사도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안다. 다들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건 법이 바뀌어서다. 건설기준법에 따라 내년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공동주택 단지는 준공 전 층간소음 점검을 받게 된다. 지금은 아파트 준공 전 바닥 구조를 미리 평가하고, 설계대로 지으면 층간소음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앞으로는 집을 다 지은 후에 층간소음을 측정하고, 층간소음 기준에 미달하면 건설사는 보완 시공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만 층간소음 문제가 심한 건가.
“상황이 조금씩 다르다. 미국은 집 안에서 신발 신고 다닌다. 운동화는 인체공학적으로 하중을 견디게 만들어졌다. 매트가 발밑에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럽을 보면 층간소음 기술이 경량 충격음에 맞춰져 있다. 집에서 구두를 신어서 그렇다. 굽 높은 구두를 신고 걸으면 또각또각 소리가 난다. 손마디로 책상을 칠 때 나는 소리와 같다. 위에서 아래로 바로 진동이 전달된다. 그런데 우리는 생활환경이 좀 다르다. 우린 일단 맨발로 다닌다. 발꿈치로 바닥 디디는 일명 ‘발망치’ 소리가 있다. 우린 바닥에 그냥 눕기도 한다. 모두 중량 충격음이다. 아래층으로 바로 가는 진동이 아니다. 울린다. 이런 환경 때문에 해외 기술이 우리나라 층간소음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결국 층간소음의 괴로움에서 자유로워지는 날이 온다는 것인가.
“온다. 소음을 47db로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다. 층간소음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기준 수치라고 보면 된다. 현재보다 6db만 낮추면 된다. 공동주택에서 조용하게 살 수 있는 날이 가까워지는 거다.”

연지연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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