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F-타입 P575 컨버터블 R 전면. 사진 재규어
재규어 F-타입 P575 컨버터블 R 전면. 사진 재규어

재규어는 지난 1월 스포츠카 ‘F-타입(TYPE)’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재규어는 자신들이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 F-타입은 재규어의 모터스포츠 기술력이 집약된 차다. 73년간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며 쌓아온 기술력을 F-타입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F-타입은 쿠페와 컨버터블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됐다. 이번에는 컨버터블 모델 중에서도 가장 고성능 차량인 P575 R을 서울에서 고양 킨텍스, 서울에서 인천 영종도 등 왕복 150여㎞가량 몰아봤다.

F-타입 컨버터블 P575 R의 크기는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가 각각 4475㎜, 1923㎜, 1311㎜다. 컨버터블 모델은 총 네 가지 트림으로 나오는데 R 모델의 경우 다른 트림에 비해 전장이 7㎜ 짧다. 그러나 휠베이스(축간 거리)는 2622㎜로 네 트림이 모두 같다. 트렁크 용량도 358L로 같다. 외관은 트림별로 거의 차이를 두지 않고 엔진만 다르게 탑재한 셈이다.

쿠페 차와도 루프 모양만 다를 뿐 외관은 거의 같다. 가장 큰 특징은 ‘롱 노즈 숏 데크’의 날렵한 비율을 구현해냈다는 점이다. 측면에서 봤을 때 보닛은 길고 트렁크 부분은 짧은 데다가 오버행(앞 범퍼와 앞바퀴 축까지의 거리)도 짧아,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 것 같은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게다가 차체 면 처리를 울룩불룩하게 하고 뒷바퀴 펜더 부분의 볼륨감을 극대화해 근육질의 맹수가 웅크리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연상시킨다.

내부에는 버킷 시트가 탑재돼 고속에서도 몸을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부드럽다기보단 탄탄한 느낌이다. 무릎 공간이 꽤 많이 남기는 하지만 2인승 차량인 만큼 더 넓게 앉기엔 한계가 있다. 수납 공간도 부족해 두 명이 타면 핸드백을 놓을 공간도 여의치 않다. 트렁크에도 스페어타이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짐을 싣기는 쉽지 않다. F-타입의 단점이라기보다는 2인승 차량의 단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차로 자동차 경기장의 서킷을 달릴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납 공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운전석은 전투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공조 버튼 등 차량 내 기능을 조절하는 버튼들은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위아래로 움직이는 레버 형태로 돼 있다. 덕분에 운전 중에 전방을 주시하면서도 각종 기능을 상대적으로 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계기판은 10인치, 센터패시아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기어 변속기는 그립감 좋은 굵은 변속기가 탑재됐다. 독일 ZF의 전자식 기어 레버로 수동모드까지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 뒤에 패들시프트도 있어서 기어 변속이 필요할 때 둘 중 편한 것을 사용하면 된다. 루프는 시속 50㎞ 이하라면 주행 중에도 여닫을 수 있다.

F-타입 컨버터블 P575 R 모델에는 5L V8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 출력 575마력, 최대 토크 71.4㎏·m의 성능을 낸다. 터보엔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스포츠카에 대배기량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생각된다.

터보엔진의 경우보다 많은 공기를 실린더에 밀어 넣어 토크를 만들어내는데, 적정량의 공기를 흘려 넣기 위해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급가속을 하면 반 템포 정도 늦게 나가는 것 같은 ‘터보랙 현상’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F-타입 R에는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돼 액셀 페달을 밟는 족족 차가 곧바로 달려 나간다. 가속했을 때 감각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부드러워 스포츠카의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울러 강력한 엔진의 성능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엔진의 가속 성능, 스티어링의 무게감, 기어 변속 및 서스펜션의 세팅을 다르게 조정하는 기능도 F-타입 R에 기본으로 탑재됐다.

또 F-타입에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Adaptive Dynamics) 시스템이 탑재됐다. 재규어는 이 시스템에 모터스포츠 기술이 집약됐다고 강조한다. 이 시스템은 차체의 좌우 움직임이나 수직 움직임 등을 초당 500회씩 모니터링하고, 스티어링 휠의 위치도 초당 100회씩 모니터링한다. 댐핑의 강도도 능동적으로 조정한다. 이를 통해 고속 주행 시에도 민첩성은 물론 제어력까지 향상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주항공 기술에서 사용하는 리벳-본딩 방식의 고강도 초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를 채택했다. 리벳-본딩이란 용접하지 않고 알루미늄 못을 박아 차체를 접합하는 방식으로, 열을 가하지 않은 덕에 차체의 팽창 또는 수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높은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다. 차체 무게 감량과 더불어 향상된 강성을 확보하고 친환경성도 챙겼다.

순식간에 속도를 붙이는 것은 물론 제동력까지 완벽한 덕에 일반 도로에서 이 차를 모는 것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속에서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다가, 액셀 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순식간에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면서 멀리 있는 앞차와의 거리도 단숨에 좁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7초에 불과하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여주지만 일반 도로에서 몰아도 불편함이 없다. 스티어링 휠의 질감이나 무게도 과격하지 않으며, 적당히 부드럽고 묵직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가 지원되는 터치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무선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SOTA(Software-Over-The-Air) 등 편의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디지털 사운드 프로세싱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메리디안(Meridian)의 오디오 시스템도 장착돼 콘서트 홀과 같은 생생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F-타입 컨버터블 P575 R 국내 판매 가격은 2억127만원이다. 또 다른 트림으로는 P300, P380 R-다이내믹(Dynamic), P380 퍼스트에디션(First Edition) 등이 있으며 판매 가격은 각각 1억150만원, 1억4207만원, 1억5317만원이다.


재규어 F-타입 P575 컨버터블 R 측면. 사진 재규어
재규어 F-타입 P575 컨버터블 R 측면. 사진 재규어
재규어 F-타입 P575 컨버터블 R 내부. 사진 재규어
재규어 F-타입 P575 컨버터블 R 내부. 사진 재규어

변지희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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