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 오미나라 대표 전 디아지오코리아 부사장(2004~2006년), 오미로제(세계최초 오미자 스파클링와인) 출시(2011년), 문경바람 출시(2016년) / 문경바람, 오미로제 등을 생산하는 오미로제 이종기 대표는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전통술의 성공은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사진 오미나라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 전 디아지오코리아 부사장(2004~2006년), 오미로제(세계최초 오미자 스파클링와인) 출시(2011년), 문경바람 출시(2016년) / 문경바람, 오미로제 등을 생산하는 오미로제 이종기 대표는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전통술의 성공은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사진 오미나라

“최근 주류 업계는 물론 사회 전체에 거세게 불고 있는 ‘친환경 추세’를 반영해, 술 뚜껑에 플라스틱을 쓰지 않고 철 소재의 스크루 캡으로 바꿨어요. 농업과 지역특산주가 상생 발전하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새 사각 병에 담았고요.”

우리나라 ‘1호 위스키 마스터블렌더’인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가 2016년에 출시한 사과 증류주 ‘문경바람’의 유리병 패키지를 최근 교체했다. 대부분의 전통주가 공용으로 사용해온 기존의 둥근 병 대신 자체 개발한 사각형 병으로 바꿨다. 이종기 대표는 “출시 초기에는 판매량이 얼마 안 돼 독자적인 병을 쓸 엄두를 못 냈지만, 최근 들어 연간 4만 병 이상 팔려서 이번에 병 패키지를 새로 했다”고 말했다. 새로 개발한 문경바람 병에는 양옆으로 한글 ‘바람’과 영문 ‘baram’을 양각으로 새겨서 여타 전통주들과도 차별화를 꾀했다. 문경바람 판매가 가파르게 신장하고 있다. 2020년 대비 판매가 61%(가격 기준) 늘었으며 2021년 말까지 판매량은 4만5000병(375mL 기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경바람이 세상에 나온 것은 2016년. 이종기 대표가 2011년 오미자 스파클링와인 오미로제를 출시한 지 5년 만이다. 문경바람이 나오기 전만 해도 국내 증류주 시장은 쌀을 기본으로 한 쌀 소주 일색이었다. 그러다가 사과 본연의 향을 갖고 있으면서도 증류식 소주보다 훨씬 부드러운 문경바람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사과는 물론 매실 등 다양한 과일을 활용한 증류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과일 증류주 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술이 곧 문경바람이다.


국내 증류주 시장에 과일 증류주 시대를 연 문경바람의 성공 비결은.
“문경바람이 기존의 쌀 소주와는 확연하게 차별화를 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첫째, 재료의 차별화다. 과일에서 나오는 향이 가미되면서 좀 더 술이 부드럽고 깊은 맛이 있다. 둘째는 증류 설비의 차별화다. 대부분의 증류주 업체들이 스테인리스 소재의 감압증류기(의도적으로 기압을 낮추어 낮은 온도에서 술을 증류하는 방식)를 사용하지만, 문경바람은 전통방식의 상압증류 방식, 게다가 동 증류기를 사용하고 있다. 최고급 브랜디인 코냑 생산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동 증류기와 설비를 사용하고 있다. 셋째는 양조 기술의 차별화라고 말하고 싶다. 1980년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후 40여 년을 술 증류에 몸담아왔다. 윈저, 골든블루 등이 내가 만든 위스키다.”

문경 사과의 장점은.
“문경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다. 산림청이 지정한 국내 100대 명산 중 4개의 산이 문경을 둘러싸고 있다. 백두대간 자락의 청정지역에서 재배되는 문경 사과는 타 지역산에 비해 당도가 높고 향도 강하고 식감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사과 품종의 하나인 감홍처럼 향이 좋은 사과가 많이 재배되고 있다. 문경은 생산량으로는 전국 5위 정도다. 그러나 향과 맛, 인지도 측면에서는 전국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문경바람에 쓰는 사과 품종들은.
“단일 품종을 쓰지는 않는다. 생산량이 가장 많은 부사를 가장 많이 쓰고 감홍, 양광 등이 술 원료로 사용된다.”

2021년 문경바람 판매량은.
“11월 23일 기준, 3만8000병(375mL 기준)이 판매됐다. 평소보다 많은 연말 수요를 감안하면 2021년 한 해 판매량은 4만5000병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금액 역시 2020년보다 6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새 유리병 패키지를 소개해달라.
“2016년 출시 이후 사용해온 둥근 병(전통주 공용 병) 대신 자체 개발한 사각 병 사용을 시작했다. ‘우리 술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다’ ‘전통주의 굳건한 토대, 튼튼한 방어벽을 차곡차곡 쌓는다’는 염원을 담아 사각 모양의 병을 사용하기로 했다. 병 측면에 ‘바람(wish)’과 ‘baram’ 제품명이 양각돼 있다. 상표를 사선으로 만들어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상표 바탕에 백두대간의 산 모양을 홀로그램으로 표현했고, 병뚜껑에는 구름을 나타내서 자연을 즐기며 기쁜 소식을 듣기를 바라는 염원(문경이라는 글자가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뜻)을 담았다.”

문경바람은 4종이다. 숙성 방식(항아리, 오크통)으로 둘 나뉘고, 알코올 도수(25도, 40도)에 따라 또 둘로 나뉜다. 항아리 숙성 25도, 40도 제품이 있고 오크통 숙성 25도, 40도 제품이 그것이다.


문경바람 원료인 문경 사과는 타 지역보다 높은 고도에서 생산돼 당도가 높고 향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사진 오미나라
문경바람 원료인 문경 사과는 타 지역보다 높은 고도에서 생산돼 당도가 높고 향이 강한 특징을 갖고 있다. 사진 오미나라

항아리 숙성과 오크통 숙성이 향과 맛에 미치는 차이점은.
“문경바람은 백자(항아리) 제품과 오크통 숙성 제품이 있다. 술 색깔이 투명한 항아리 숙성 문경바람은 사과 본연의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진한 호박색인 오크 숙성 문경바람은 오크통에서 우러나는 스모키한 향이 도드라져 브랜디, 위스키 같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두 제품 모두 1년 정도 숙성을 거친다.”

순곡 증류주에 비해 단맛이 강하다. 음식 매칭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나.
“문경바람이 달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 착각에 가깝다. 증류주에는 당분이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단 향’을 느끼는 것이지 ‘단맛’이 나는 것은 아니다. 단 향이 나니까 단맛이 난다고 느끼는 것이다. 단맛이 없는 만큼 우리 음식 어떤 것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명절 음식, 다소 기름진 음식이나 묵직한 음식과 잘 맞다.”

새 과일 증류주 개발 계획이 있나.
“문경바람(사과 증류주)과 고운달(오미자 증류주)은 가격 차이가 꽤 있다. 문경바람은 1만~2만원대(375mL), 고운달은 30만원(500mL)에 달한다. 그래서 그 중간 단계의 제품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첫째는 문경바람을 베이스로 해서 좀 더 깔끔한 맛이 강조되는 보드카 생산을 검토 중이다. 둘째는 문경바람과 고운달을 블렌딩한 제품을 내놓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올해 오미로제 양조장의 예상 매출액은.
“2020년에 20억원(주세 포함) 정도 했다. 2021년은 30억~35억원 예상한다. 올해 가장 잘 팔린 상품은 ‘고운달’과 프리미엄 오미자 스파클링 제품인 ‘오미로제 결(9만원대)’이다. 2020년에 새로 나온 4만원대 ‘오미로제 연’을 맛본 소비자들이 그다음 고급 단계인 ‘결’을 찾는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 ‘결’ 판매를 견인하는 역할을 ‘연’이 하고 있다. ‘결’은 2020년보다 두 배 정도 성장했다. ‘고운달’은 세 배 정도 판매가 늘었다. 2020년 4분기부터 폭발적으로 판매가 늘었다.”

박순욱 조선비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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