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현대자동차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올해 7월 ‘픽업트럭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미국 시장에 ‘싼타크루즈’를 출시했다. 현대차의 첫 픽업트럭인 만큼 현지 반응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출시 이후 81대, 1252대, 1660대, 1848대, 2201대로 월간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출시 초기인 것을 감안하면 꽤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8월에는 ‘미국에서 가장 빨리 판매된 신차’로 꼽히기도 했다.


‘스포츠 어드벤처 비히클(SAV)’ 싼타크루즈

현대차는 싼타크루즈를 ‘스포츠 어드벤처 비히클(SAV·Sport Adventure Vehicle)’이라고 한다.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급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싼타크루즈를 타 보니 SUV의 승차감과 픽업트럭의 적재 공간을 갖춘 유용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세심한 부분까지 탑승자를 꼼꼼하게 배려한 차 같다는 느낌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현대모터아메리카를 방문해 파운틴밸리부터 롱비치까지 왕복 약 100여㎞를 몰아봤다. 싼타크루즈의 외관은 ‘투싼’과 유사한데, 투싼과 동일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싼타크루즈의 차체 크기는 전장(차의 길이), 전폭(차의 폭), 전고(차의 높이)가 각각 4970㎜, 1905㎜, 1694㎜로 투싼보다 높고 길다. 투싼의 경우 각각 4630㎜, 1865㎜, 1665㎜다. 싼타크루즈의 차체 길이는 현대차에서 가장 큰 SUV인 ‘팰리세이드(4980㎜)’와 비슷한데, 휠베이스(축거)는 싼타크루즈가 3004㎜로 팰리세이드(2900㎜)보다 길다.

전면 그릴은 투싼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유사하다. ‘천사의 날개’라는 별명이 붙은 투싼처럼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이 탑재됐다. 빛의 변화에 따라 입체적으로 반짝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또 헤드램프가 라디에이터 그릴의 일부가 되는 ‘히든 램프’ 방식을 적용했다.

차량 측면은 뒷바퀴 휠하우스 부분을 곡선으로 부드럽게 굴렸고, 지붕과 적재함을 곡선으로 이어서 투싼보다는 귀여운 인상을 준다. 리어램프 디자인은 삼각형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화려한 헤드램프와는 달리 깔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테일게이트 아래에는 ‘SANTA CRUZ’라는 글씨를 음각으로 새겨넣었다.

픽업트럭인 만큼 수납공간은 훌륭한 편이다. 자잘한 수납공간을 여기저기 마련했다. 2열 좌석 아래에도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차량 후미의 적재 공간에도 양옆과 아래에 수납공간이 따로 있다. 차량 후미의 적재 공간을 덮는 커버도 순정으로 장착돼 나온다는 점은 장점인데, 여성이 혼자서 여닫기에는 뻑뻑한 느낌이다. 적재함 크기는 길이, 너비, 높이 각각 1323㎜, 1369㎜, 488㎜이며, 테일게이트를 열면 길이가 최대 1900㎜까지 늘어난다.

픽업트럭에서 뒷좌석 공간은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싼타크루즈는 꽤 넉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 공간은 키 170㎝ 정도인 기자가 앉았을 때 주먹 2개 정도가 들어갔고 헤드룸은 더욱 공간이 남았다. 싼타크루즈 2열의 헤드룸과 레그룸, 숄더룸 크기는 각각 1019㎜, 927㎜, 1425㎜다. 다만 시트 등받이가 다소 세워져 있는 듯한 느낌이어서 장거리 주행 시에는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싼타크루즈의 실내 인테리어도 투싼과 흡사하다. 센터패시아 양옆에서부터 도어트림까지 은빛 장식(실버 가니쉬 라인)이 이어지는데, 대각선 방향 깊숙한 곳까지 곡선으로 뻗어 있다. 이 덕분에 1열에 앉았을 때 공간이 더욱 넓게 느껴진다.

센터패시아의 8인치 디스플레이와 공조 버튼 디자인, 스티어링 휠 모양도 흡사하다. 투싼에 탑재된 멀티 에어모드 송풍 구조도 싼타크루즈에 적용됐다. 싼타크루즈가 투싼과 다른 점은 전통적인 방식의 기어노브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투싼의 경우 버튼식으로 돼 있다.

왼쪽부터 현대자동차의 첫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외관과 내부. 사진 변지희 기자
왼쪽부터 현대자동차의 첫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외관과 내부. 사진 변지희 기자

가볍고 차체 크지 않아 도심 주행도 ‘가뿐’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 포지션이 꽤 높게 느껴진다. 왕복 10차선 도로를 달려도 도로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시야가 잘 확보됐다. 승차감은 보통의 SUV를 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정숙하게 잘 달렸고 과속방지턱도 무난하게 넘었다. 꿀렁거리는 느낌도 적다. 가속력은 중속에서 고속으로 한 번 더 가속할 때보다는 초반 가속력이 더 우수하게 느껴졌다.

차가 가볍고 차체가 크지 않아서 캠핑하러 갈 때뿐 아니라 도심 주행에서도 충분히 편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일체형 적재함 구조로 돼 있어 뒤쪽에서 오는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뒷좌석과 적재함 연결부의 비틀림 강성을 높이기 위해 핫 스탬핑 부품 등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면에서 전해지는 소음이나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편이었으나, 100㎞ 이상의 고속으로 달리면 풍절음은 꽤 크게 들려온다. 첨단운전보조시스템도 대거 탑재됐다. 전방충돌방지보조(FCA), 차로유지보조(LKA), 사각지대충돌방지보조(BCA), 후방교차충돌방지보조(RCCA), 사각지대 뷰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이 탑재됐으며 고속도로주행보조(HDA),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도 적용됐다.

싼타크루즈는 파워트레인이 2.5L 4기통, 2.5L 4기통 터보엔진 두 가지로 나오는데 시승한 모델은 터보엔진이었다. 두 모델 모두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며 각각 190마력, 275마력의 성능을 낸다. 스티어링 휠 뒤에는 패들시프트가 장착돼 운전의 즐거움까지 더했다. 변속도 빠르게 전환되며, 변속 충격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터보 모델은 5000파운드(2268㎏), 일반 모델은 3500파운드(1588㎏)까지 견인할 수 있다.

싼타크루즈는 미국 시장에서 2만3990~3만9720달러(약 2890만~47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시승한 모델 가격은 3만3680달러(약 4050만원)다. 한국에서 만들어 북미 시장에 픽업트럭을 판매할 경우 25%의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현재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미국)=변지희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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