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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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의 주차요금 부과 방식이 보다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차 대수에 따라 주차요금을 부과했다면, 요즘에는 주차 대수와 함께 각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주차 면적도 고려해 요금을 산출하는 추세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 일원동에 있는 D아파트의 입주자 대표 회의(입대의)는 주차요금을 가구별 주차 면적을 고려해 차등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해 준공된 이 단지는 공급 면적별로 24개의 유형으로 나뉘는데 크기별로 주차장 권리도 다르게 가졌다.

각 가구의 공급 면적에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고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전용면적’과 단지 내 거주자들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공동현관·복도·경비실 등)의 면적인 ‘공용면적’이 포함된다. 전용면적이 넓은 가구일수록 공용면적도 넓다.

입대의는 이를 고려해 주차요금을 정했다. 일반분양 입주민은 모두 1대 이상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 면적을 보유하고 있어 1대까지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 2대부터는 요금이 부과되며, 2대 3만원, 3대 9만원, 4대 18만원, 5대 36만원, 6대 72만원 등으로 주차 대수가 늘어날수록 요금이 비싸진다. 

이 기준을 바탕으로 각 가구가 보유한 주차장 면적과 주차 대수의 차이만큼 요금을 다시 계산한다. 예를 들어 1.5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면적을 보유한 가구가 2대를 주차했다면, 부족한 주차장 면적 0.45대를 2대 주차요금(3만원)에 곱한 금액을 내도록 했다. 즉 1만3500원(3만×0.45=1만3500)을 월 주차비로 내는 것이다.

과거에는 가구별 주차 면적을 고려하지 않고 주차 대수만 반영해 주차요금을 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1994년에 지어진 강남 G아파트는 가구별 면적과 무관하게 2대를 주차할 경우 3만원을 걷고, 3대는 10만원을 낸다. 1992년에 지어진 구로구 W아파트도 주차 면적을 고려하지 않고 주차 대수별로 주차요금을 산정한다. 이 아파트의 주차요금은 2대면 2만원, 3대면 4만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마다 가구별 공급 면적이 다양해지면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워졌다. 공급 면적이 넓은 가구는 보유한 주차 면적도 넓기 때문에 1대까지만 무료인 기존의 주차 기준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다. D아파트가 가구별 주차 면적을 반영하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이다.

강남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일한 기준으로 주차요금을 부과했지만, 이제는 한 아파트도 다양한 평형과 타입으로 나뉘다 보니 주차요금을 정교하게 부과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면서 “가구별 주차장 면적까지 고려해 주차요금을 산정하는 방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을 중심으로 주차난이 심각해진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줬다. 강남의 또 다른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강남에는 유입되는 인구가 많은데도 공용주차장이 부족해 외부인들이 단지 주민의 명의를 빌려 주차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주차장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주차요금을 합리적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추세가 강화되면서 임대주택 임차인과 분양주택 거주민이 함께 사는 혼합형 단지에서는 주차장 면적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는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주차장 면적이 1대에 못 미치는 임대주택 임차인의 경우 1대부터 매달 주차비를 내야 하는 경우도 생겼기 때문이다.

D아파트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이 단지에는 임대주택 임차인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데, 가구별 주차장 면적이 1대에 못 미치는 바람에 일반분양 입주민보다 기본요금이 더욱 비싸다. 주차 대수별로 1대 3만원, 2대 9만원, 3대 18만원, 4대 36만원, 5대 72만원 등이다. 주차장 면적이 0.7대인 행복주택 임차인이 1대를 주차할 경우 부족한 주차장 면적 0.3대에 대한 주차료 9000원(3만원×0.3= 9000)을 매달 내야 한다.

일부 임차인은 새로운 주차요금 산정 방식에 반발하고 있다. 법정 주차 대수가 1대로 정해져 있어 1 대까지는 무료 주차가 가능한 국민임대주택과 주차 환경이 다를뿐더러, 일반분양 입주민들과 주차 대수별 주차요금이 다르게 정해졌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관리를 맡은 서울도시주택공사(SH) 또한 입대의 측에 반대 의견을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규 단지를 중심으로 가구당 주차 면적에 맞춰 주차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다만 주차장 면적이 1대가 되지 않는 임대주택 임차인이 함께 사는 혼합형 단지에서는 임차인들이 유료로 주차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입주민들과 임차인들의 갈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온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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