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전기 세단 ‘폴스타2’. 폴스타코리아
폴스타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전기 세단 ‘폴스타2’. 사진 폴스타코리아

테슬라처럼 전기차만 생산하는 폴스타(Polestar)는 스웨덴 볼보와 중국 지리차가 합작해 2017년 설립했다. 엔지니어가 아니라 볼보 디자인 담당 부사장 출신인 토머스 잉엔라트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데, 디자이너가 CEO인 자동차 회사는 폴스타가 유일하다.

‘차별화된 디자인의 전기차’를 만드는 것이 폴스타의 지향점은 아니다. 폴스타는 볼보와 지리차의 합작사로 설립되기 전에는 볼보 모델을 고성능 차로 튜닝해 레이싱에 참여하던 기업이었다. 안전을 강조하는 브랜드 볼보가 폴스타를 별도 회사로 떼어냄으로써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밝힌 셈이다.

폴스타가 국내에 처음 출시한 모델인 전기 세단 ‘폴스타2’를 시승했다. 이 모델은 출시 직후 수입 전기차 중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는데, 최근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내놨다. 일종의 연식 변경 모델인데, 주행 성능이나 디자인은 이전과 같고 외장색과 휠을 조금 바꿨다. 

외관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볼보와 유사하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헤드램프와 ‘디귿(ㄷ)자’ 모양의 일직선 리어램프 등은 볼보와 같은 디자인 요소다.


폴스타2 내부와 외관. 연선옥 기자·폴스타코리아
폴스타2 내부와 외관. 사진 연선옥 기자·폴스타코리아

시동 버튼 없애고 간결한 디자인 강조

기능적 디자인 중에는 이색적인 요소가 많다. 간결함을 강조하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아예 시동 버튼을 없앴다. 운전자가 시트에 앉으면 센서가 인식해 시동이 켜지고, 기어를 주차(P)에 놓고 내리면 시동이 꺼지는 식이다. 차량 후면에는 브랜드나 모델명을 포함한 어떤 크롬 장식도 없다. 사이드미러의 틀(프레임)도 과감히 생략했다.

폴스타2는 볼보가 개발한 중형차용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내연기관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를 모두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배터리를 바닥 전체가 아니라 중앙에 쌓는다. 이런 구조 때문에 엔진차처럼 가운데 센터 터널이 솟아있다. 실내 공간은 조금 손해를 보지만, 배터리가 중앙을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덕분에 주행 안정성에는 이점이 있다.

폴스타2의 백미는 내연기관차의 주행 질감을 거의 그대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배터리로 구동되고 회생제동 시스템이 작동하는 전기차의 경우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 주행(D) 기어에서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가 서서히 움직이는 이른바 ‘크리핑(creeping)’ 현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폴스타2에 있는 ‘크립 모드’를 활성화하면 엔진차처럼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조금씩 굴러간다. 이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이면 갑자기 속도가 붙는 다른 전기차와 다르게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다.

다만 오래 주행하다 보면 독특한 디자인이 기능을 일부 저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이드미러 틀이 없다 보니 비가 올 때 거울이 온전히 빗물을 받아내기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실내 개방성을 높이는 통유리 천장(파노라믹 글라스 루프)의 경우 맑은 날에는 탑승자에게 다소 부담을 준다. 폴스타는 지붕 가림막(선셰이드)을 별도로 판매한다.


차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 감축 노력도

이날 시승한 모델은 롱레인지 듀얼 모터 모델이었는데, 78㎾h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최고 출력 408마력, 최대 토크 660Nm (67.3㎏·m)의 성능을 낸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바로바로 속도가 붙는 주행감이 좋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끌어올리는 데 4.7초가 걸린다. 이 정도 주행 성능이라면 트랙을 타는 즐거움도 꽤 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폴스타2는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는데, 국내에는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된 최저 트림은 판매하지 않고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더드 레인지’와 ‘롱레인지’ 트림을 판매한다. 싱글모터와 듀얼모터 선택도 가능하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334㎞다. 배터리가 80% 정도 충전된 상태에서 서울에서 용인을 왕복했는데 배터리 잔량은 60% 정도였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기본 탑재돼 있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예상되는 배터리 잔량을 표시하는데 정확도가 높다.

폴스타2의 차 길이(전장)는 현대차의 ‘아반떼(4650㎜)’보다 짧은 4605㎜다. 차 높이는 1480㎜로 다소 높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에겐 넉넉하지 않을 것 같았다. 뒷좌석 승차감이 지나치게 단단하다는 점도 단점이다. 차 보닛을 열면 엔진룸 대신 배낭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있다.

업데이트된 폴스타2 롱레인지 싱글 모터 가격은 5490만원으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롱레인지 듀얼 모터는 5990만원으로 3% 인상됐다.

폴스타는 제품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잉엔라트 CEO는 “폴스타2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생산 공정을 다시 검토했다”고 말했다. 폴스타는 파트너사 서큘러의 블록체인 기술로 차량 소재 생산부터 완제품까지 광물의 위치를 추적하고, 배터리 케이스를 운반하는 알루미늄 트레이 공급 업체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차량당 750㎏의 온실가스를 줄였다.

기후 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폴스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디캐프리오는 자가용으로 폴스타2를 갖고 있는데, 지난해 자신이 출연한 영화 ‘돈룩업’ 시사회에 폴스타2를 타고 나타나 주목받았다.

연선옥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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