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 브랜드상품전략팀 과장 연세대 주거환경학, 2016년 푸르지오써밋 론칭 총괄 / 사진 대우건설
김종민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 브랜드상품전략팀 과장 연세대 주거환경학, 2016년 푸르지오써밋 론칭 총괄 / 사진 대우건설

“취향껏 내 집을 꾸미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이런 취향을 고루 반영하기엔 한계가 있죠. 하지만 고객이 맘껏 인테리어를 할 수 있도록 토대는 마련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알파룸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했어요.”

김종민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 브랜드상품전략팀 과장은 지난 10년간 대우건설이 짓는 ‘푸르지오’와 ‘푸르지오써밋’ 아파트의 실내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했다. 그에게 최근 실내 인테리어의 화두를 물었더니 지체없이 ‘알파룸’이란 답이 나왔다.

알파룸은 입주민이 자유자재로 용도를 바꿀 수 있는 공간이다. 집주인마다 이 공간을 다르게 꾸밀 수 있다. 아이 방으로, 서재로, 부엌 팬트리(저장 공간)로 사용자마다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간을 취향껏 바꾸는 것이 왜 중요할까. 집은 가장 편안해야 하는 곳이라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입주민 개개인의 모습에 가장 맞는 형태로 꾸며져야 지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선뜻 이해가 안 됐다. 그게 알파룸으로 가능한 것인지. 그냥 방마다 다르게 꾸미면 되는 건 아닌지 재차 물었다.

“최근 알파룸을 짜 넣는 데 가장 공들인 아파트가 과천푸르지오써밋이다. 가보시면 집마다 분위기가 아주 다르다. 자녀 교육을 중시하는 집은 알파룸에 투명 슬라이드 문을 달고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아이가 어린 집은 분홍 벽지에 풍선 조명을 달고 놀이방을 만들었다. 어떤 집은 부엌 팬트리로 식자재가 빼곡하게 정리돼 있다. 요리가 취미라거나 업인 사람이지 않을까?”

그는 최근 다음 단계의 실내 인테리어를 구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엔 ‘빛’이 화두라고 한다. 단순히 채광 좋은 집을 만들려고 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빛을 다양하게 활용해서 고급화를 시도한다는 뜻이다. 무슨 이야기일까.


채광이 좋은 안방 테라스를 입주인 취향대로 꾸밀 수 있도록 한 ‘그린라이프 테라스’(왼쪽), 작년 초 입주를 시작한 과천푸르지오써밋 거실. 대우건설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써밋’이 적용된 만큼 천연 소재의 마감재가 사용됐다./ 사진 대우건설
채광이 좋은 안방 테라스를 입주인 취향대로 꾸밀 수 있도록 한 ‘그린라이프 테라스’(왼쪽), 작년 초 입주를 시작한 과천푸르지오써밋 거실. 대우건설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써밋’이 적용된 만큼 천연 소재의 마감재가 사용됐다./ 사진 대우건설

브랜드전략을 맡고 있는데, 실내 인테리어와는 다른 개념 아닌가.
“나는 디자이너가 아니다. 우리뿐 아니라 모든 건설 회사의 실내 인테리어 담당자는 디자이너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안목을 갖춘 사람이다. 그리고 소비자 취향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이다. 소비자의 취향을 확인하고, 회사의 다른 부서와 지속적으로 의견을 조율한다. 평면을 어떻게 짤지, 벽지는 어떻게 할지, 아트월은 무엇으로 할지. 소비자의 피드백은 어땠는지, 해당 부서에서는 어떤 부분에서 난색을 표하는지를 모두 취합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가장 좋은 집을 구현해 나간다.”

요즘 시대에 가장 좋은 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획일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을 만족시킬 수 없다. 개개인의 욕구를 모두 맞출 수 없는 게 공동주택 인테리어다. 그래서 개개인의 취향이 돋보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게 요즘 시대에 가장 좋은 공동주택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이나 사진을 벽에 건다고 가정해보자. 그림과 사진에는 그 사람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취향이 돋보이게 하려면 벽지나 몰딩에는 최대한 힘을 빼야 한다. 색깔이나 패턴이 강하지 않아야 한다. 패턴이 거의 없는 벽지, 그러면서도 고급스러운 벽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게 참 어렵다. 하지만 해야 하는 일이다.”

고객 취향을 두루 맞추기가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
“과거보다는 좀 나은 거 같다. 과거 인테리어는 ‘스타일’에 집중했다. 화려한 몰딩 장식과 과감한 색채, 패턴이 강한 벽지 등의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을 선호했다. 그 스타일은 획일적이었다. 공동주택이니까. 2008년쯤 지어진 아파트를 보면 어딘가 한 곳에 포인트가 돼 있다. 화장실 타일에 있건, 아트월에 있건. 그러나 요즘은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공간 자체를 변형할 수 있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가 그렇다. 몇몇 유명한 인테리어 업체를 보면 예전처럼 벽지 도배, 타일 갈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없던 다이닝룸을 만들고, 화장실을 만든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공간을 변형하는 추세가 더 강해졌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면서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공용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과 동시에 개인 공간을 적절하게 구획해주는 게 중요해졌다. 주방 작업대가 거실에서 노출되지 않도록 ‘히든 주방’으로 구성하기 시작한 이유다. 작업대가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주방과 거실이 맞닿은 곳에 넓은 공간이 확보된다. 이 공간은 입주민들 필요에 따라 식사 공간이 되기도 하고, 재택근무 공간이 되기도 한다. 용도에 따라 입주민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다.”

최근 실내 인테리어에 적용한 새로운 아이템이 있다면.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밖에 나가지 않고 집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고안해낸 게 안방의 ‘그린라이프 테라스’다. 안방은 한국 주거 문화에서 채광이 가장 좋은 곳이다. 그 좋은 자리를 그동안 에어컨 실외기나 빨래 건조대, 세탁기 등이 차지하고 있었다. 이것들을 채광이 안 좋은 공간으로 옮기고, 안방 테라스 공간이 개인 취미 공간으로 탈바꿈될 수 있도록 공간을 확장했다. ‘그린(green)’이라는 단어도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확장된 테라스 공간에서 입주민들이 식물 등을 기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의미고, 다음은 입주민들이 햇살과 바람 등을 느끼며 자연의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는 의미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과천푸르지오써밋이다.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써밋’이 적용된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과천푸르지오써밋의 인테리어는 반짝이는 화려함보다는 단순한 고급스러움에 가깝다. 단순한 고급스러움을 구현해 내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비움의 미학을 보여줘야 하니까. 빼고 또 빼고 또 빼는 작업의 결정체다. 과천푸르지오써밋에는 기존 단지보다 천연 자재를 더 많이 사용했다. 기존 단지에서는 바닥과 아트월이 인조 대리석으로 마감됐다. 천연 자재는 공정이 더 까다롭다. 그만큼 가공 처리를 더 많이 해야 하니까.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으니 공정이 지연되면서 어려움도 겪었지만, 완성됐을 때는 반응이 그만큼 좋았다.”

다음 인테리어에 적용될 것은 무엇인가.
“요즘 우리는 ‘푸르지오 에디션 2022’를 준비하고 있다. 푸르지오 브랜드를 달고 지어질 아파트의 내일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커뮤니티, 조경, 기계, 전기 상품의 집약체를 서울 대치동 써밋 갤러리에 구현하고 있다. 이번엔 ‘빛’을 다채롭게 하는 데 힘썼다. 빛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수준 높은 실내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이제 단순하게 마감재를 달리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송이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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