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고젝(gojek)’의 모터사이클 운전자들.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고젝(gojek)’의 모터사이클 운전자들.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숙소나 식당으로 이동을 위해 현지 승차 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고젝(gojek)’을 쓰면서 편리함에 감탄한다. 동명의 회사가 만든 이 앱은 외국인에게도 간단한 인증을 통해 편한 이동 경험을 선사한다. 고젝은 승차 공유 서비스로 시작해 물류와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기업) 반열에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가장 많은 나라다. 지난해 말 현재 동남아시아 유니콘 8곳 가운데 4곳이 인도네시아 회사다. △항공숙박예약 스타트업 ‘트래블로카(Traveloka)’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토코피디아(Tokopedia)’와 ‘부칼라팍(Bukalapak)’ △전자결제 스타트업 ‘오보(OVO)’ 등이다.

이런 인도네시아 시장에 최근 한국 스타트업과 관련 자본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국내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회사) 중 하나인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인도네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라며 “인도네시아 현지 대학과 산학 협력 업무협약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앞서 2018년 180억원 규모의 신기술사업금융조합인 ‘KDBC-FP 테크넥스트 투자조합 1호’를 결성했다. 국내의 유망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다.

거대 자본도 인도네시아로 향한다. 대표적인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2018년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어 네이버는 4월 7일 이 펀드를 통해서 인도네시아 최대 미디어 기업 ‘엠택’에 약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부칼라팍’과 식료품 배달 기업 ‘해피프레시’에도 투자했다. 카카오도 2018년 인도네시아 현지 1위 웹툰 업체 ‘네오바자르’를 138억원에 인수했다. 신한은행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 ‘신한 퓨처스랩’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은 이처럼 한국 자본이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유 1│Z 세대 비중 30% 달하는 대국

인도네시아 시장이 탐나는 이유는 우선 인구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억7352만 명으로 세계 4위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증가율 전망에서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를 압도한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30년 인도네시아 인구 전망치는 2억9900만 명으로 2020년에 비해 9.4%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베트남은 9733만 명에서 1억416만 명으로 7%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 성장률 전망도 밝다. 영국 컨설팅 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2050년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4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젊은 국가’라는 점이 꼽혔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인도네시아의 평균연령은 29세다. 같은 시점 한국의 평균연령은 42.6세다. 인도네시아는 Z 세대(1997~2009년생)가 인구의 27.9%를 차지한다.


이유 2│해외 자본에 문턱 낮추는 규제

규제 완화 요인도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스타트업 생태계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재임에 성공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우전드(thousand) 스타트업 1000’이라는 지원 사업을 시행했다. 2024년까지 지속 성장이 가능한 스타트업 1000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정부가 창업 자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도 자국 기업 우선주의는 있지만, 최근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들여오고자 하는 정부의 분위기가 분명히 인식된다”라고 했다. 코트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 통신정보기술부는 2016년 인도네시아 창업 기업 육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시작한 후 계속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인프라를 통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유 3│韓流 열풍과 창업에 친숙한 Z 세대

Z 세대에게 소구하는 요인은 또 있다. 지난해 방송된 한국 드라마 ‘스타트업’의 열풍이 거세다. 주연을 맡은 배우 김선호의 인기가 과거 일본에서 인기를 누린 욘사마(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연 배우 배용준의 현지 별명)를 떠올리게 한다는 전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온 한 20대 유학생은 “ 인도네시아 뉴스에 드라마 스타트업의 분석 기사가 나오는 등 인기가 대단했다”라고 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Z 세대는 창업이 친숙하다”라고 덧붙였다.


plus point

[Interview] 퓨처플레이 진승훈 리드, 인니 출신 인턴 스텔라와 티요
“인도네시아는 ‘넥스트 차이나’ 선두”

진승훈 리드(왼쪽 아래) 등 퓨처플레이 관계자들이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퓨처플레이
진승훈 리드(왼쪽 아래) 등 퓨처플레이 관계자들이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퓨처플레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는 지난 3월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100명의 인도네시아 Z 세대를 인터뷰한 현지 시장 조사 보고서다. 이를 위해 퓨처플레이는 인도네시아 청년들을 인턴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조선’은 4월 21일 오전 퓨처플레이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담당하는 진승훈 리드와 스텔라, 티요 등 인도네시아 출신 인턴을 화상 인터뷰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 들었다.


인도네시아 Z 세대 100인 보고서 기획 계기는.
“향후 10년간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시장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인구적인 요인으로 인도네시아의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봤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과 가까운 Z 세대 비중이 30%에 육박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커머스와 교육 그리고 핀테크,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인도네시아에는 언제 진출하나.
“올해 안이다. 구체적인 미션 설정은 얼마나 리서치를 잘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는 현지 파트너들과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현지 VC 및 기술대학 등과 교류를 시작했다. 협력에 대해 열려 있고 반응이 좋다.”

인도네시아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른바 ‘넥스트 차이나’ 중 환경이 최고인 나라로 본다. 인구 요인뿐만 아니라 현지 정부의 혁신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크레이티브 이코노미’라는 단어를 정부 부처에서 쓴다. 2019년 기준 전체 인구 중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이 63.3%에 달해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높다. 이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슈퍼 앱’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Z 세대의 특징은.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아울러 창업에 대해 열려 있다. 보통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으로 향하는 한국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며 역동적이다.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매우 민감하기도 하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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