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 일리노이주립대 철학과, 전 사이버메드 프로젝트 매니저, 전 게임하이(넥슨 GT) 해외사업팀 /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의 한유순 대표는 올해 전자계약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스테이션3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 일리노이주립대 철학과, 전 사이버메드 프로젝트 매니저, 전 게임하이(넥슨 GT) 해외사업팀 /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의 한유순 대표는 올해 전자계약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스테이션3

적어도 원룸이나 투룸에서만큼은 공인중개 업체에 의존해야 했던 임대차 계약 관행이 많이 깨졌다. 요즘엔 프롭테크(부동산을 뜻하는 프로퍼티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의 합성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원룸이나 투룸을 구하는 임차인은 찾아보기 어렵고, 공인중개 업체의 말을 100% 믿는 순진한 임차인도 사라졌다. 인터넷에서 ‘원룸 구할 때 확인해야 할 점 10개’ 등의 자료를 뽑아 확인하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프롭테크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만 잘 확인해도 괜찮은 방을 구할 수 있게 됐다.

‘다방’과 ‘직방’ 같은 프롭테크 업체가 원룸·투룸 임대 시장을 바꾼 덕분이다. 업계 1, 2위를 다투던 직방과 다방은 처음에는 원룸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다가 수년 전부터 성장 경로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 1위 직방은 ‘호갱노노’와 ‘네모’ 등의 서비스를 인수해 아파트와 오피스·상가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다방은 원룸 관련 서비스를 더욱 편하게 만들겠다며 한우물을 파고 있다. 보통 2위 업체는 1위를 쫓기 위해 물량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전략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다방은 올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도 사실상 실패한 부동산 전자계약을 신성장 동력으로 들고 나왔다.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의 한유순 대표는 “마치 호텔을 예약하듯, 부동산을 계약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6월을 목표로 부동산 전자계약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업무 확산과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로 과거보다 투명해진 임대 시장, 공인인증서 폐지 등 어느 때보다 부동산 전자계약에 대한 요구가 많다”고 봤다. ‘이코노미조선’은 스테이션3의 서초동 본사를 찾아 한유순 대표를 인터뷰했다.


왜 부동산 전자계약인가.
“기존 국토부 전자계약 이용률은 2% 수준도 안 됐다. 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공주택 계약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방은 전자계약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의 전자계약은 매우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한 컴퓨터에 매수자와 매도자, 중개인의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다방은 전자계약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했다는 것에 집중했다. 지난해 공인인증서가 폐지됐고, 정부의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정책으로 임대 시장이 투명하게 바뀌었다. 시기적으로 좋은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도 전자계약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2년간 연구한 서비스를 이제는 선보일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 소비자도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대출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계약을 온라인으로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부동산 시장은 보수적인 곳이다.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
“전자계약의 타깃은 다방의 기존 이용자인 원룸이나 투룸 월세입자다. 전자계약으로 처음부터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하는 건 기대도 안 한다. 하루에 몇 십만원짜리 호텔을 예약할 때도 사람들은 실내외 사진 몇 장과 호텔의 신뢰도를 보고 결정한다. 집이라고 안 될 이유는 없다. 사진과 영상으로 집을 보고, 클릭 몇 번만으로 임대인의 계좌로 송금하는 과정을 만들 것이다. 계약서는 다방의 마이페이지에서 반영구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입주하는 날 스마트폰 푸시로 다방이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식이다. 자동으로 전입신고까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전자계약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다방뿐 아니라 모든 플랫폼 업체는 허위 물건 이슈에 시달린다. 애플리케이션(앱·app)에서 분명히 본 집을 찾아갔는데, 조금 전에 계약됐다거나 앱에서 본 것보다 월세가 더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전자계약이 활성화한다면 이런 허위 물건 이슈가 발생할 수 없을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쓸데없는 비용과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다방이 물건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한다. 중개 업체 입장에서는 우리가 왜 전자계약을 사용해야 하나란 물음이 생길 수 있다. 요즘 중개 업체들과 얘기해보면 코로나19로 방문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점포 월세와 인건비 등의 비용은 그대로라 부담이 크다고 한다. 만약 전자계약이 활성화한다면 이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순식간에 수만 명에게 중개 물건을 광고할 수도 있다.”

종이 계약서를 사용하던 중개 업계의 관행이 한순간에 바뀔 수 있을까.
“인증 절차부터 모든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다방 전자계약의 핵심이다. 온라인뱅킹만 할 수 있어도 전자계약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다.”

다방의 전자계약을 이용하는 중개 업체는 수수료를 내야 하나.
“법적으로 중개인이 아니면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다방이 전자계약을 통한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일단 수수료 청구 계획은 없다.”

그럼 어떻게 수익을 내나.
“광고 플랫폼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전자계약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내부에서 했던 얘기는 절대 중개사 밥그릇을 뺏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이들이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일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면 시장에서 충분히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향후 인수합병(M&A) 계획은 있나.
“좋은 회사가 있으면 투자하려고 한다. 등기부등본 열람이나 권리 분석 솔루션과 같이 다른 업체와 협업해서 만드는 서비스가 있다. 좋은 파트너만 있다면 인수합병할 의지는 충만하다.”

다방의 미래 전략은.
“대학생 때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다방을 쓴 이용자가 결혼하면서 아파트를 매매할 때 다방을 또 이용하는 식으로, 생애 주기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네이버 부동산 같은 ‘공룡’이 있는 곳에서, 그동안 다방의 주 성장 동력은 원룸 전·월세 등의 틈새시장이었다. 다방이 여기 집중하는 건 너무나도 유효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몸집 부풀리기도 좋지만, 실속을 찾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때다.”

2018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이제 어느 정도 회사가 안정됐다고 봐도 되나.
“흑자 전환하면서 심리적으로 많은 것에서 해방됐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를 잘 넘겼다는 측면에서 회사도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 다만 다방은 광고 플랫폼이고, 항상 경기 변동이라는 위험 요인이 있다. 더 좋은 플랫폼이 나타나면 사람들이 외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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