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에서도 비교적 높은 인기를 모았던 ‘겨울연가’는 제작비가 19억 원에 불과하지만 일본에 건너가 오히려 국내에서보다 더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겨울연가가 올해 말까지 방송, DVD, 서적 등을 통해 일본에서 거둬들일 매출은 약 2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2004년 1월부터 8월 중순까지 겨울연가 촬영지를 찾은 일본 관광객 수는 3만 명으로 2003년 대비 7배에 이르고, 이러한 열풍은 국가 브랜드 제고, 한글 배우기 등으로 이어져 일본인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8배 규모로 성장

 문화산업이 21세기형 산업으로 각광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일단 초기 제작비가 투입되면 추가 비용이 거의 없어 손익분기점 이후의 매출이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미국 메이저기업이 미국 내 판매에서 제작비를 보상하고 해외 수출은 이익으로 연결시키고 있는 것도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좀 더 학문적으로 설명하면, 문화산업은 네트워크 외부 효과(Network Externalities)로 사용자가 증가하면 할수록 수익이 증가되는 ‘수확체증법칙’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보는 것처럼 문화산업은 10년 후에도 성장 동력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분야이다.

 과연 앞으로 10년 동안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인가? 통신 및 인터넷 기술의 발달에 따라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통합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자신이 직접 체험하는 것처럼 리얼 방식의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다. 즉, 향후 10년간 문화산업에서 변화 동인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가상현실 등이 아닐까 한다.

 일반적으로 컨버전스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통신과 컴퓨터, 방송, 게임 등이 모두 하나로 통합되어 각각에서 사용되는 콘텐츠의 전송과 이용이 가능해지는 것을 말한다. 컨버전스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되어 거의 모든 콘텐츠 분야에서 상호 교차 사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단말기도 탄생할 것이다.



 한국 문화산업 ‘충분히’ 경쟁력 있다

 한편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유비쿼터스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컨버전스를 기반으로 탄생한 개념이다. 유비쿼터스는 우리의 주변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에 컴퓨터 기능이 들어가 이들이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invisible network)에 연결됨으로써 문화·오락 콘텐츠가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기기에 내재되는 것을 의미한다. 유비쿼터스 환경 아래서 소비자들이 더 자주, 더 빠르게, 어느 장소에서도 네트워크에 접속하게 됨으로써 콘텐츠의 수요는 그만큼 확대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오락을 즐기려면 그곳을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가상현실을 통해서 그 장소에 가지 않더라도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로 들어가 원시인과 생활하거나 미래의 세계에 들어가 우주 여행을 하거나, 깊은 심해를 가 볼 수도 있다. 또한 좋아하는 영화 속에 들어가 주인공들과 만나 볼 수도 있고, 내가 멋진 가수가 되어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상현실의 발달에 따라 가상현실 게임 등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고 그러한 콘텐츠가 시장을 견인할 것이다.

 이와 같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우리는 과연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한마디로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산업에 적합한 국민성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변화 속에서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에너지 넘치는 역동적인 국가이며 동시에 살아 움직이는 생태계라 할 수 있다. 역동성은 한국인 저변에 깔려 있는 ‘빨리빨리’ 정신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역동성을 기반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의 핵심 가치인 창의성을 배태시키는데, 창의성은 바로 독창적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필수 자산이며 다양한 유행을 창조하고 트렌드에 맞는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공급요소이다. 또한 역동성은 수요 차원에서도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빠른 수용도로 연결되어 문화산업의 수요를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결국 역동성을 가진 우리나라는 문화산업에 적합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다.



 PC방이 최강 경쟁력 산실

 통신 인프라도 우수하다. 한국은 초고속 정보통신망(브로드밴드) 보급률 세계 최고로, 일명 ‘브로드밴드 원더랜드’(Broadband Wonderland)라고 선진국에서 극찬을 하고 있다. 숫자로 보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한국의 1인당 초고속 정보통신망 보급률은 23.17%로 2위인 홍콩의 14%, 일본의 7%와는 큰 격차를 보인다. 브로드밴드 외에도 통신망 보급률 95%, 인터넷 접속률 100%, 온라인 구매율 34% 등으로 인프라 면에서는 선진국을 압도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도 보편화될 정도로 역시 발달되어 있고, 전국 1만여 개에 달하는 PC방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프라이다. 이와 같이 발달된 인터넷 및 통신 인프라는 국내 문화 콘텐츠가 10년 후에도 경쟁력을 가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10년 후 한국 문화산업은 여전히 밝다. 영화산업의 경우 10년 내에는 약 50%가 디지털 시네마를 실현하고,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가 미국에 버금가는 5회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음악의 경우 음반은 그 화려한 시대를 마감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음악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인터넷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운로드 서비스의 유료화가 정착되는 순간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 다시 부활하게 될 것이다. 방송은 위성방송과 케이블에 이어 DMB, iTV, 리얼TV 등 통신과 방송과의 융합을 통한 쌍방향 서비스가 일반화·고급화될 것이다. 한편 모바일 게임은 4세대 무선 통신망 도입에 따른 무선 통신 네트워크 전송 용량의 증가로 인터넷에서처럼 네트워크 게임이 일반화될 것이다.  

 물론 기업 경쟁력 취약, 국제적 사업 역량 미흡, 투자 자본의 영세 등 많은 문제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산업 분야는 주요 산업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와중에서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하여 우리나라의 성장 동력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산업은 특히 젊은 인력의 채용을 촉진시켜 요즘 심각하게 문제되고 있는 청년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앞으로 10년 후 문화산업의 강국으로 자리 잡아 아시아 문화산업을 리드할 것으로 보인다.



Plus hint

디지털 시네마 실현… 연 1인당 영화 관람 5회로 증가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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