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우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상무고려대 경영학, 전 내츄럴엔도텍 근무, 전 씨젠 근무 사진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백민우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상무고려대 경영학, 전 내츄럴엔도텍 근무, 전 씨젠 근무 사진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지난해 5월,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가 한국계 사모펀드(PEF)의 품에 안겼다. 세계 3대 골프 브랜드(타이틀리스트·테일러메이드·캘러웨이) 중 캘러웨이를 제외한 2개가 한국 국적을 달게 된 셈이다. 타이틀리스트는 앞서 지난 2011년 휠라에 인수된 바 있다.

국내외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의 눈은 일제히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에 쏠렸다. 1984년생의 젊은 대표이사가 이끄는 PE가 2조원짜리 골프 브랜드를 사들였다는 소식은 작년 국내 IB 시장에서 단연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최근 서울 여의도동 센트로이드 본사에서 백민우 상무를 만나 테일러메이드와 사우스스프링스컨트리클럽(CC) 등을 인수한 뒷얘기,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물었다. 백 상무는 정진혁 대표의 대학교 1년 후배로, 정 대표와 함께 초창기부터 센트로이드를 일궈온 회사의 핵심 멤버다. 센트로이드가 진행한 모든 딜의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센트로이드에 합류한 후 처음 담당한 바이아웃 투자는.

“2017년 12월 스마트팩토리용 솔루션을 구축해주는 솔리드이엔지를 인수했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고객사로 뒀고 영업력이 탄탄하며, 향후 스마트팩토리 시장의 잠재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영권 인수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만들었다. 우리가 왜 이 딜을 해야 하는지, 딜을 통해 얼마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지 열과 성을 다해 어필한 결과 메이저 은행, 캐피털사 등 알 만한 출자자(LP)들이 돈을 대줬다.”

2019년 코오롱화이버에도 바이아웃 투자를 하지 않았나.
“대기업과의 첫 번째 딜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굉장히 의미 있다. 딜 소싱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우리의 네임밸류가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당시 코오롱은 입찰 대신 프라이빗 딜 방식으로 코오롱화이버를 매각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우리 회사에 특히 불리했다. 대기업을 포함한 몇몇 전략적투자자(SI)에게도 제안이 들어갔던 것으로 안다. 그래서 6개월을 온전히 전략 수립에 할애했고, 코오롱을 설득하는 데 또 6개월이 걸렸다. 결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2019년 말에야 딜 클로징을 할 수 있었다.”

코오롱화이버를 인수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당시 적자가 나고 있던 기업인 만큼, 원매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통제해 이익을 늘리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코오롱화이버는 개별 기업이었다면 흑자를 내고도 남았을 회사임에도 그룹의 공통 비용을 배분받다 보니 적자가 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비용을 통제하기보다는 생산능력(capa)을 확대해 톱라인(매출액)을 대폭 늘리겠다고 어필했다. 대기업 계열사이기 때문에 하지 못했던 대규모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려, 성과를 임직원들과 많이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코오롱은 우리가 코오롱화이버 인수를 위해 결성한 프로젝트펀드에 후순위 출자를 해줬다. 우리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코오롱화이버 구주 100%와 신주를 총 610억원에 매입했는데, 그중 60억원을 코오롱글로텍이 출자해 SPC 지분의 10%를 가져갔다. 완전히 엑시트하지 않고 회사와의 관계를 이어 나가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그 덕에 코오롱화이버 임직원들은 ‘회사(코오롱)가 우리를 버렸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됐다.”

재작년에는 퍼블릭 골프장 사우스스프링스를 홀당 95억원에 인수하며 큰 화제가 됐다.
“2019년부터 한국 퍼블릭 골프장들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골프 시장에 젊은층이 계속 유입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처음 사우스스프링스 딜을 접한 때는 2020년 11월이었다. 당시 한두 달에 한 개꼴로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 모든 골프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공부했다. 골프장을 볼 때 어떤 지표를 검토해야 하고 가격을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도 모두 그때 터득했다.”

왜 그중에서도 사우스스프링스를 택했나.
“가성비 좋고 수도권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골프장은 많았으나, 누가 봐도 ‘최고급 골프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런 골프장은 오너가 애착이 강해 절대 매물로 내놓지 않는다. 그러다 우연히 BGF(BGF리테일의 지주사) 측 자문사를 통해 사우스스프링스를 소개받았고, ‘바로 여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김앤장에 있던 박병권 변호사(현 센트로이드 전무)가 중간에서 큰 역할을 했다. BGF는 딜을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았고, BGF 측과 처음 접촉한 지 한 달 만인 12월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 후 2개월 안에 펀딩까지 마무리 지어야 했다. 쉽지 않은 딜이었음에도 사우스스프링스를 택한 이유는 또 있었다. 함께 매물로 나온 99만㎡(30만 평)의 유휴부지를 같이 사들여서 홀당 매각가를 낮추는 것이 가능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가 홀당 95억원을 주고 골프장을 샀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홀당 60억원에 산 셈이다. 골프장은 2~3년 만에 엑시트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이 아니다. 애초에 우리는 이 딜을 장기간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했고, 펀드도 10년 만기로 설정했다.”

사우스스프링스 딜이 클로징될 무렵인 작년 2월,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나. 두 딜 모두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느 쪽이 더 어려웠는지.
“테일러메이드 인수가 훨씬 더 어려웠다. 테일러메이드는 입찰을 통해 매각됐는데, 국내에서도 어려운 경쟁을 글로벌 PE들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나. 우리는 블라인드펀드가 없기 때문에 제안서를 낼 때부터 출자확약서(LOC)를 확보하러 동분서주해야 했는데, 대형 증권사들을 다 찾아다녔지만, 거절만 당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유안타증권과 신영증권, 하나증권이 총액인수 증권사로 들어왔다. 글로벌 IB는 한 곳도 참여하지 않은 딜이었다. IB 업계에서는 우리 같은 작은 PE가 이 딜을 절대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다. 뒤에서 좋지 않은 얘기도 많이 나왔고, 그럴 때마다 LP들도 흔들렸다.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딜을 마무리 짓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F&F가 SI로 참여하기까지도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SI를 유치하기 위해 거의 모든 대기업과 접촉했지만 거절당했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설계해둔 FI(재무적 투자자) 중심의 딜 구조였다. 우리는 선순위, 후순위 출자자를 구분 짓지 않고 단순한 구조를 만들었다. 수익이 나면 모두 동등하게 분배하되, SI에는 향후 지분 50%를 획득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만 부여하기로 했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이 조건이 탐탁지 않았던 것이다. 우선매수권 행사가가 불확실한 만큼, 자금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굉장히 큰 허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조건에도 불구하고 출자 의향을 밝힌 회사가 바로 F&F였다.”

최근 미국 내 골프장 25개를 소유한 콘서트골프를 미국계 PE 클리어레이크캐피털과 5000억원에 공동 인수했다. 
“올해 초 블랙스톤이 콘서트골프를 매물로 내놨을 때 우리도 입찰에 참여했으나 클리어레이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후 클리어레이크와 접촉해 코인베(co-invest·공동투자)를 추진했고 결국 콘서트골프를 보유한 SPC의 2대 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MG새마을금고 등의 출자를 받아 1000억원을 투자했다. 다른 PE와의 코인베 자체가 우리에겐 처음 경험하는 일이며, 더욱이 클리어레이크는 세계 8위 PE다. 굳이 한국 PE를 딜에 끼워줄 이유가 없었을 텐데 클리어레이크 측에서도 테일러메이드와의 시너지를 많이 고려한 것 같다.”

노자운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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