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서강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PMBA), 전 NH투자증권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 전 세종증권 근무, 전 우리투자증권 근무, 전 LIG투자증권 근무 사진 NH투자증권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서강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경영학 석사(PMBA), 전 NH투자증권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 전 세종증권 근무, 전 우리투자증권 근무, 전 LIG투자증권 근무 사진 NH투자증권

“흔히 블록체인, 암호화폐(가상자산) 겨울이 왔다고 이야기한다. 겨울은 겨울인데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가격이 10층부터 1층까지 하락한다고 하면 지금은 한 3~4층 정도까지 내려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8월 30일 서울 여의도동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리서치센터 안에 블록체인 등 가상자산을 전문으로 다루는 팀을 신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장은 블록체인 산업 분석에 초점을 두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 가격 전망도 할 계획이다. 오 본부장은 “아직은 암호화폐가 본격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시장이 아닌 만큼, 전통적인 분석 틀을 갖고 가격을 예측할 수 없다”며 “자산이 충분히 성숙해지기 전까지는 산업 분석 중심으로 가겠지만 이후에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하진 못해도 가격 전망으로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리서치센터가 장기 성장성 있는 산업으로 적극적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는 게 오 본부장 설명이다. 블록체인 팀 외에도 비상장 주식을 전담하는 별도의 팀도 준비 중인데, 벤처캐피털(VC)에서 전문 인력을 연달아 영입했다. 비상장 시장에선 중고 거래, 리셀 시장 등 다양한 플랫폼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당분간 국내 주식 시장은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때 주가를 좌우하는 변수는 통화 정책에서 경기 상황으로 점차 옮겨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력이 높지 않은 만큼, 금리 인상 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실물 경기 지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보다는 미국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다.


지난 경험을 토대로 최근 주식 투자 난도를 평가한다면.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는 늘 난도가 높아 보인다. 특히 지금은 경기 침체가 온다고 하는데 미국 고용 데이터는 좋고, 동시에 여러 국가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상황이라 투자자마다 해석과 판단이 천차만별이다. 주가가 오르면 더 갈 것 같고, 빠지면 더 빠질 것 같은 심리가 시장 전반적으로 팽배해 있다.”

그래서인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권사 리포트가 모호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고려할 변수가 많아져서 그렇다. 경기는 부진한데 물가는 상승하는 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지속적인 물가 상승)’이라고 한다. 1970~80년대 오일쇼크 이후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당시 투자했던 전문가 대다수가 현업에 없는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려워졌다.”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변수를 꼽는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통화 정책이다. 통화 정책에 대한 해석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랠리가 나타나기도 하고, 증시가 크게 하락하기도 한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식석상에서 발언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연준 인사들보다도 파월 의장의 액션은 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통화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덜 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통화 정책 영향력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영향력의 비중이 점차 경기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미 올해 기준금리가 3.75~4.00%까지 달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내년 이후에는 더 올릴 여력이 많지 않다. 금리 인상 사이클은 7부 능선 정도에 도달했다고 본다. 금리 인상은 약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실물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실물 경기가 긴축에 따라 하드랜딩(경착륙)하는지, 소프트랜딩(연착륙)하는지를 보고 시장을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드랜딩하면 시장이 조정받을 것이고, 소프트랜딩하면 완만한 조정을 거치다가 다시 상승하게 될 것이다.”

리서치센터에서 바라보는 경기 전망은.
“미국에서는 소프트랜딩을 전망하지만, 미국 외 나라들은 하드랜딩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신흥국이 위험하기 때문에 아예 투자 추천을 안 하고 있다. 미국 자산 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전망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망하다고 꼽는 업종은.
“경기와 무관한 성장주, 정책 수혜주, 경기 방어주를 하반기를 관통하는 포트폴리오로 가져 가자는 시각이다.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장비 등은 장기적인 매출 성장이 정책 등 여러 요인에 의해 확인되는 산업이다.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내년, 내후년을 바라보고 투자하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 회복) 환경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주가에 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엔터테인먼트도 주목할 만하다. 나머지 산업은 개별 종목 투자 전략으로 가는 게 낫다.”

삼성전자가 ‘5만전자’가 됐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가 늘면서 사이클상 겨울이 온 것 같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4분기가 지나면 업황이 바닥을 찍고 올라올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주가의 하방 경직성이 굉장히 강하지만, 내년부터는 반등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삼성전자는 대량으로 생산해서 이익을 내는 사업 구조다. 통상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과하는 애플이나 혁신 기업보다는 그 가치가 덜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단은 주가가 바닥권을 통과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현금 창출 능력이 워낙 뛰어난 회사이기 때문에 지금 가격에서 크게 빠지진 않을 거라고 본다.”

리서치센터들이 비상장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작년에 비상장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들도 생겨났다. 비상장사가 기업공개(IPO)를 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수요가 늘었다. 비상장사를 커버할 수 있는 VC의 애널리스트를 영입해서 리포트를 꾸준히 내고 있다. 비상장사는 상장사와 접근 방법이 아예 다르다. 상장사는 재무제표 등 공시를 통해 계속 조회하며 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비상장사는 상대적으로 공개된 정보가 없다. 장기적으로 성장성 있는 산업을 먼저 분석하고, 그 안에서 발품 팔아가면서 유망한 기업을 찾아내야 한다. 작년부터 비상장 주식팀을 만들고 있다.”

비상장 시장에서는 어떤 분야에 관심인가.
“가상자산이다. 가상자산팀을 신설한 지 한 달 정도 됐다. 리서치센터 내에서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애널리스트를 지원받아서 투입하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이 커지면 흔히 말하는 암호화폐 가격도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우선은 블록체인 산업 분석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팀이 더 커지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분석도 하고, 가격 전망도 할 예정이다.”

가격 전망은 어떻게 할 수 있나.
“아직까지는 캐시플로가 안 나오는 산업이어서 전통적인 분석 틀을 갖고 가격을 예측하긴 어렵다. 산업 분석에서 코인 가격 전망으로 담당하는 영역이 넓어지더라도 자산이 충분히 성숙해지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긴 어려울 것 같다. 제도권에 있는 애널리스트의 경우 한 번 비트코인을 분석하고, 목표 주가를 제시하기 시작하면 주기적으로 리포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암호화폐 겨울이 상당히 지나갔다는 것이다. 10층에서 1층까지 가격이 하락한다고 하면, 지금은 3, 4층 정도까지 내려왔다.”

개인을 중심으로 채권 투자도 인기다.
“채권은 이자가 지급되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이자 수익으로 원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 지금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건 주식에 투자하면 손해 날 것 같고, 채권은 그나마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지금처럼 금리가 오를 때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단기 금리가 올라간 이후에는 경기가 둔화해서 장기 채권 금리가 빠질 수 있다. 장기 채권 금리가 고점을 통과하며 하향 안정되면 채권 투자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말이다. 타이밍상으로는 괜찮은 것 같다.”

포트폴리오 내 적절한 채권 비중은.
“투자 자금이 아주 크지 않다면 채권 투자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증권사에서도 주로 고액 자산가 위주로 채권을 세일즈하고 있다. 프라이빗뱅커(PB)마다 성향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비중을 6 대 4 또는 7 대 3 정도로 맞추는게 가장 편하다고 한다. 위험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안전자산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으로 원금을 지킬 수 있는 비율이다.”

권유정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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