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6월 8일(현지시각)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최고 영예의 상인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했다. 정 회장이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전시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6월 8일(현지시각)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최고 영예의 상인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했다. 정 회장이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 전시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룹의 미래 방향성은 고객, 인류, 미래 그리고 사회적 공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 발행인 K.C. 크래인은 지난 7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정의선 회장을 이같이 소개했다.

정 회장이 10월 14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선대 정 명예회장의 ‘뚝심·품질 경영’으로 세계 5위권 완성차 제조 업체로 올라섰던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체제를 맞아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 가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본질적 사명을 ‘인류의 삶과 행복, 진보와 발전에 대한 기여’로 정의하고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의 신념은 로보틱스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 비전 등으로 구체화됐다. 그는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세계적인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이미 사내 로보틱스랩을 통해 의료용 착용 로봇 ‘멕스(MEX)’와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 ‘달이(DAL-e)’ 등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땅에서 하늘로’ 이동 공간을 확장한 UAM도 정 회장이 추진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그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그룹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완전 전동화한 UAM, 인접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워싱턴 D.C.에 UAM 법인을 설립하고 항공우주 기술 개발 전문가도 영입했다.

자율주행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봇 택시를 독일에서 공개했다. 전기차 아이오닉 5, EV6, GV60을 출시하는 등 전동화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1·2호 펀드를 출범시켜 모빌리티, 친환경차, AI, 커넥티드카와 같은 미래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협력 생태계를 스타트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지난 9월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를 열고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 비전 2040’을 공개했다. 동시에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시제품을 선보였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53만2000여 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는 등 친환경 브랜드 입지도 굳혀가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올해 연말 누적 2만 대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4대 신사업과 더불어 기후 변화 대응, 조직 문화 혁신,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골자로 한 ‘2045년 탄소 중립’을 선언했고, 그룹 주요 계열사도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리(RE) 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회장은 기존 현대차그룹 조직문화도 혁신하고 있다. 올해 두 차례 타운홀 미팅에 직접 참석해 임직원과 소통했고 유연근무제, 클라우드 방식의 업무 플랫폼 등을 도입했다. 이 밖에도 정 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와중에도 기대를 뛰어넘는 신차와 고객 맞춤형 서비스,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구축 등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들어 9월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505만여 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고,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는 전년보다 57% 늘었다.


지배구조 개선, 노사 갈등 해소 등 과제도

다만, 정 회장에게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이 연말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부 거래 물량을 크게 줄이거나 오너 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10% 가까이 처분해야 한다. 또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대표적이다.

계열사 간 단단히 엮인 지배구조가 서로를 지탱하지만 한 곳이라도 경영권을 뺏기면 그룹 전체에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이라는 리스크가 있는 사업을 앞두고 경영 안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해묵은 노사 갈등도 정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코로나19 여파와 반도체 수급난 등 외적 악재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7월, 기아는 지난 8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무분규로 타결했지만, 곳곳에 갈등의 씨앗이 남아 있다. 외부 충격도 감당해야 한다. 올해 초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덮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4년까지 공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plus point

현대차그룹 시총 30%↑4대 그룹 중 사실상 최대

정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른 지난 1년간 현대차그룹 시가 총액(시총)이 3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 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전체 시총은 정 회장 취임 하루 전인 지난해 10월 13일 105조8000억원(종가 기준)에서 약 1년 뒤인 올해 10월 8일 136조1000억원으로 30조3000억원(28.7%) 증가했다. 그룹 전체 시총은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와 우선주 등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해 있는 17개 종목의 시총을 합한 규모다. 증가 폭은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 폭(23.0%)보다도 크다.

현대차그룹의 시총 증가 폭은 주요 4대 그룹 중에서 사실상 가장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은 570조3000억원에서 684조8000억원으로 20.0% 커졌고, LG그룹은 119조7000억원에서 137조4000억원으로 14.9% 불어났다. SK그룹의 경우 140조원에서 192조4000억원으로 37.1% 늘어났다. 다만 이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SK리츠 등이 상장한 영향으로, 이들 네 개 종목의 시총 합계(40조원)를 뺀 증가율은 8.6%였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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