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사, 엔씨소프트 개발자, 파프리카랩, 스마일패밀리 창업 / 사진 조선일보 DB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사, 엔씨소프트 개발자, 파프리카랩, 스마일패밀리 창업 / 사진 조선일보 DB

“불편해하는 고객을 발견하면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이상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는 또 하나의 문제를 퍼즐 풀듯이 해결하고, 이에 고객이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면 즐겁기 때문이다. 사업가는 불편이라는 기회를 찾아 헤매는 탐험가다. 그렇게 사업의 성공도 발견하게 된다.”

‘이코노미조선’과 4월 19일 ‘줌’ 화상 인터뷰로 만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창업의 성공 요인으로 탐험가로서 리더의 발견 정신을 꼽았다.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지점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고, 항상 기업이 ‘피벗(Pivot·사업 전환)’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고자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엔씨소프트 개발자 출신으로 프로게이머 경력과 두 번의 창업 경험이 있다.

김 대표가 2013년 창업한 기업용 채팅 서비스 스타트업 센드버드의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등극은 한국 스타트업계에 의미 있는 도약이다. 4월 7일 센드버드는 1억달러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면서 약 1조2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로써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첫 유니콘이자 한국에서 탄생한 최초의 B2B 유니콘이 됐다. 센드버드를 제외하고 국내에는 쿠팡,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등 총 11개의 유니콘이 있지만, 모두 B2C 기업이다.

김 대표는 제2의 센드버드를 향해 달려가는 스타트업 종사자 및 다양한 기업인을 위한 조언도 들려줬다.

그는 창업자를 포함한 스타트업 종사자에게 다양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센드버드 창업의 기회는 어떻게 포착했나.
“고객이 내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때, 고객이 느끼는 불편이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빗나갔음을 알았다. 2013년 육아맘 커뮤니티 앱 ‘스마일패밀리’를 설립했을 때, 육아하는 이용자들에게 가장 큰 불편은 정확한 정보의 부족이라고 생각했고, 바로 정보 공유용 Q&A 게시판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질문에 댓글이 500개씩 달리는데, 정보성 댓글은 없고 시부모 욕, 인생사 이야기 등 수다밖에 없었다. 처음엔 왜 정보는 공유하지 않고 쓸모없는 이야기를 하지라며 의아해했으나,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결국 고객의 불편은 정보 부족이 아닌 대화할 수 있는 공간 부족임을 깨달았다. 여기서 착안해 아예 이용자 간 대화를 원활하게 해주는 채팅 기능을 개발하게 됐다.”

B2C에서 B2B로 사업을 전환했는데, 가능했던 이유는.
“해결해야 할 불편이 일반 이용자뿐 아니라 기업에도 있음을 확인하고, B2C에서 B2B로의 전환을 결심했다. 처음엔 스마일패밀리 내 채팅 기능을 위해 오픈 솔루션도 써보고, 다른 회사의 채팅 솔루션을 사서 써보기도 했지만 마음에 쏙 들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직접 채팅 솔루션을 만들었는데, 주변 기업이 이를 보고 ‘우리도 채팅 기능이 불편했는데, 우리에게 이 솔루션을 팔아라’라고 요청했다. 처음에 나는 B2C 앱을 만드는 사람인데 납품할 수 없다고 말했으나, 이들이 호소하는 불만과 이들이 지불할 의향이 있는 돈 때문에 결국 B2B 솔루션 납품을 하게 됐다. 사실 당시 스마일패밀리는 매출도 안 나고 돈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기에,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했다.” 

피벗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또 새로운 분야를 탐험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괜찮았다. 특히 B2B 회사를 운영할 때 오히려 고객과 훨씬 가까이에서 그들의 불만을 듣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예컨대 B2C 게임 회사 파프리카랩과 B2C 육아 커뮤니티 앱이었던 스마일패밀리를 운영할 땐, 직접 소비자와 대화하기가 어려웠다. 수백만 명과 대화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니와 일부와 대화한다고 해서 이들이 전체 이용자를 대변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보이지 않는 고객의 마음을 알기 위한 끝없는 테스트의 연속이었다. 반면 B2B 기업을 운영할 땐 고객사와 직접 대화할 수 있어 일이 훨씬 직관적이었다. 이들과 대화하며 불만 사항 등 피드백을 바로 듣게 되고, 이를 해결했을 때 일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도 보다 용이하다.”

미국행을 결심한 계기는.
“국내에는 채팅 기능에 대한 불만은 많았으나, 시장이 이러한 기능을 제공하는 회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당시 채팅 B2B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미국에서 센드버드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모든 게 쉬웠다. 왜 우리 같은 벤더를 신뢰해야 하는지, 우리의 과금 방식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한 번에 이해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대신, 해외를 택하는 도전을 감행했다.”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리더로서 느끼는 어려움은.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열성적으로 이끌어가는 리더로서 가끔 약간의 번아웃을 느끼기도 한다. 그럴 땐 리더로서 내적 동기 부여가 약해지지 않게 스스로를 다잡는다. 특히 내적 동기의 주요 요소인 목적성(purpose)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생산자로서 내가 세상에 끼치는 영향의 가치를 되짚어보며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되새김질한다. 세상을 간단하게 둘로 나눈다면 생산자와 소비자가 있다. 나는 소비자로서 기능할 때 나의 ‘목적성’이 달성됐음을 느낀다.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게임을 아주 극단적으로 소비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회사를 설립해 게임을 직접 만드는 것이 더 좋았다. 또한 사람들의 삶을 더 즐겁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더 편리하게 만드는 일에 매력을 느꼈고, 그래서 가끔 힘이 들어도 다양한 사람의 대화를 편리하게 해주는 내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자신뿐 아니라 조직원 관리도 중요하다.
“창업자가 느끼는 목적성을 조직원에게 강요할 순 없다. 창업자에겐 회사의 의미가 본인과 ‘얼라인(align·일치)’되겠지만 조직원에게 개인별로 의미 부여되는 것이 다르다. 누군가는 사회적인 의미를 찾고, 누군가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의미를 찾고, 누군가는 매출이 많이 나오는 게 최고다. 매니저 레벨에서 개인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개별적으로 동기 부여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고객뿐 아니라 조직원이 느끼는 불편에도 리더는 민감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고객사가 느끼는 주요한 불편을 우선 해결하겠다. 센드버드 서비스는 이용자 간 채팅을 돕는데, 고객사가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직접 보낼 수 없어 답답하다는 불만이 많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센드버드를 기반으로 이용자에게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고, 고객 상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센드버드 내에서 결제·송금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다.”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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