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은 선진국 수준으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안정세는 상승세로 반전됐다. 우리나라의 물가는 해외 각국과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일까. 서울의 주요 생필품 가격이 경제 수준이 비슷한 신흥공업국 주요 도시보다 비싸고, 특히 휘발유 가격은 런던, 파리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여전히 생필품 가격이 비싸서 생활하기 힘든 도시다. 생필품의 국내 가격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서민의 체감물가 수준이 국제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중산층 소득은 선진국에 뒤처지지만 체감 생활 물가는 선진국 못지않은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자료협조: 한국소비자원, (사)소비자시민모임, 김방희생활경제연구소.

휘발유 1ℓ

휘발유의 국내 가격은 1ℓ당 1782원. 이는 런던, 파리에 이어 세계 도시 중 3위다. 가장 싼 중국 상하이의 휘발유 가격에 거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휘발유 및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 및 주행세 등 세금 부담 비율이 각각 55.7%와 47%로 OECD 평균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금 부담 비율은 휘발유 12.9%, 경유 14.8%로 우리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에 3%의 관세율을 부과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무세 또는 무세 수준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원유 가격 급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다소나마 완화하기 위해서는 원유에 부과되는 관세율뿐만 아니라 유류 소비세율의 인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맥도날드 빅맥

빅맥지수는 각 나라의 구매력 평가를 비교하는 경제지표로 활용된다. 빅맥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파리로 8686원이었으며, 가장 싼 도시는 1670원인 상하이였다. 서울의 빅맥 가격은 3300원으로 중간 수준이다. 빅맥지수에 따른 우리나라의 적정한 환율은 804원으로 나타났다.

 

 

쇠고기·돼지고기

수입 쇠고기(안심 스테이크용 미국산 1kg)의 경우 서울이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크푸르트가 8만3685원으로 가장 비쌌고, 마드리드, 홍콩, 제네바, 파리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 돼지고기(미국산 1kg)는 브뤼셀이 가장 비쌌고, 런던, 암스테르담, 서울, 싱가포르 순이었다.

아스피린 20정 1박스

아스피린 가격은 서울이 가장 싸다. 가장 비싼 도시는 동경이었다. 동경의 아스피린 가격은 서울(2000원)보다 무려 3배 이상 비싼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상파울루, 뉴욕, 상하이, 싱가포르, 파리, 런던 등의 순이었다.

 

 

골프장 그린피(주중·주말)

골프장 그린피 평일 요금은 런던이 평균 17만6190원으로 가장 비쌌다. 그 다음이 서울(경기 포함), 동경, 뉴욕, 홍콩 순이었다. 주말 요금은 동경이 가장 비쌌으며, 서울, 뉴욕, 싱가포르, 홍콩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린피에 부과된 각종 세금(특소세, 교육세, 재산세 등 10여 개)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10월1일부터 수도권 이외의 골프장에 세금 감면이 이뤄졌다.

영화(주중 성인)

각 도시의 영화티켓 가격 차이는 현저했다. 런던·동경의 영화티켓 가격은 서울의 2배가 넘었다. 서울에서 오페라·뮤지컬 등 대형 문화공연은 관람하기는 어렵지만, 영화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버드와이저 1병

버드와이저 1병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런던이 3636원으로 가장 비쌌다. 시드니 3368원, 동경 3187원, 싱가포르 2286원, 서울 1600원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맥주가 비싼 것은 주세와 부가가치세가 맥주 가격의 53%로 미국 14.2%, 영국 33.3%보다 높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에는 수입 맥주에 관세가 부과되지만 영국, 미국 등은 무관세다. 이에 따라 현행 종가세 방식의 주세 부과 방식을 알코올 함유량에 따라 누진적으로 적용하는 등 맥주의 주세율을 합리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하철(1구간)·버스(1구간)

공공서비스 정책의 영향을 받는 전철 요금의 경우 서울이 가장 저렴했다. 전철 요금은 브뤼셀(3161원)이 가장 비쌌으며, 런던, 프랑크푸르트, 토론토, 파리가 뒤를 이었다. 서울의 버스 요금도 브뤼셀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대중교통 요금이 선진국 도시에 비해 굉장히 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휴대전화(모토로라 Z8·삼성 SCH-1600)

모토로라(Z8)의 경우 바르샤바가 78만7148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그 다음으로는 아테네, 파리, 타이베이, 마닐라의 순이었다. 서울은 6위를 차지했다. 삼성 휴대전화 단말기(SCH-1600, 동일 모델이 없는 경우 삼성 제품의 최신 모델 조사)는 이스탄불이 72만6295원으로 가장 비쌌다. 그 다음이 파리(70만9625원), 바르샤바(68만8693원), 서울(65만7000원), 모스크바(65만108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수(에비앙, 500ml)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에비앙의 가격은 1097원. 가장 비싼 마드리드의 4분의 1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이스탄불, 시드니, 바르샤바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수입 생수 시장 규모는 약 1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80% 정도를 에비앙이 차지하고 있다

 

 

 

스타벅스 카페라떼

카페라떼의 경우 파리가 5118원으로 가장 비쌌고, 그 다음으로 상파울루, 뉴욕, 싱가포르, 런던 순이었다. 서울은 3800원으로 6위를 차지했다. 최근 스타벅스의 초고속 성장으로 등장한 카페라테 지수는 빅맥과 마찬가지로 스타벅스 대표상품인 카페라테를 이용해 주요 국가 환율을 이론적으로 비교한 지표다. 카페라떼지수에 따른 우리나라 적정 환율은 1013원이다. 조사 당시 환율(1086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청바지(리바이스 엔진)·운동화(나이키 에어조던)

의류제품인 리바이스 청바지는 서울이 동경(20만388원)에 이어 19만8000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뉴욕보다 2배 반 이상 비싼 수준이다. 10개 도시 평균 가격 대비 40% 이상 비싸다. 파리, 상하이, 런던, 시드니가 뒤를 이었다. 서울의 리바이스 청바지가 비싼 이유는 선별적 수입으로 인한 경쟁 제한과 유통구조의 문제, 수입업체 측의 왜곡된 가격 전략이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키 에어조던은 런던이 가장 비쌌고, 상파울루, 프랑크푸르트, 밀라노, 이스탄불 순이었다.

수입 와인

칠레산 수입 와인인 몬테스 알파 까르네 쇼비뇽(2007년산)을 조사한 결과 모스크바가 가장 비쌌고, 그 다음이 서울, 마드리드, 이스탄불, 상파울루 순이었다. 서울의 와인 가격이 비싼 것은 수입 와인에 대한 과도한 세금, 대형 유통업체의 높은 판매 수수료 등과 함께 와인의 독점 수입 구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표권을 활용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수입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취하면서 가격을 끌어 올리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파트(82.5㎡, 25평형) 도심 월세

시드니의 도심 아파트 월세는 500만원으로, 이 돈이면 월세가 가장 저렴한 상파울루에서 아파트 7채를 임대할 수 있다. 싱가포르(457만2000원), 서울(370만원), 뉴욕(352만9500원)이 뒤를 이었다. 시드니의 경우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시드니 주택 시장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최, 경제 성장 및 낮은 이자율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가격 조정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장기간 호황을 누리던 시드니의 주택 시장이 일시 조정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해외 부동산 투자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면서 주택 임대료도 급등했다.

장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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