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아시아·태평양 및 한국 총괄미 UC 데이비스 정치·언론학, 전 우아한형제들 사업개발 및 마케팅 담당, 전 링크드인 사업개발 매니저구글코리아
마이크 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아시아·태평양 및 한국 총괄미 UC 데이비스 정치·언론학, 전 우아한형제들 사업개발 및 마케팅 담당, 전 링크드인 사업개발 매니저 사진 구글코리아

“부모 세대가 한국 굴지의 기업인 삼성·현대·LG를 세웠다면, 지금 한국의 90년대생 창업자는 글로벌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을 넘어 10년 뒤에 우리 세대의 대기업을 만들 것이다. 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보면 충분히 장담할 수 있다.” 

6월 28일 서울시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에서 만난 마이크 김(Michael Kim·한국명 김진) 구글 스타트업 아시아·태평양 및 한국 총괄은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 내내 들뜬 목소리였다. 1984년생, 한국 나이로 38세인 그는 “나도 젊지만 90년대생 창업자의 당돌함은 차원이 다르다”며 “세계를 겨냥해 거침없이 도전하는 젊은 창업자에게 오히려 나이 든 투자자들이 배우고 있다”고 말하며 90년대생 창업자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과거 스타트업 창업자였던 김 총괄은 스타트업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차세대 스타트업 창업자를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90년대생 창업자가 많이 늘었다.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90년대생에게 창업은 너무나도 익숙하다는 것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참고할 만한 젊은 창업자의 사례가 매우 많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마켓컬리·토스를 비롯해 메타(옛 페이스북)·아마존·구글 등. 이들의 부모 세대만 해도 이런 사례를 흔하게 접하지 못했다. 이런 창업 문화를 겪은 90년대생은 대기업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두 번째로는, 90년대생은 매우 세계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글로벌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유튜브만 켜도 지구 반대편에서 어떤 회사가 세워지는지 손쉽게 알 수 있지 않나.”

90년대생 창업자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나.
“겁이 없다(fearless)는 것이다. 이들은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말하고 싶은 것도 다 말한다. 이전 세대보다 보수적이지도 않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글로벌하다. 한국에서 태어난 90년대생은 한국 시장을 위해서만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 또 영어가 편한 90년대생이 늘어나면서 해외 진출도 용이해졌다. 이들은 직접 미국에서 유럽, 동남아에서 소통하며 해외 파트너를 구한다. 또한 마케팅할 때도 이들은 연예인 대신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나 유튜버를 많이 쓴다. 자신이 속해 있는 세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90년대생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가.
“물론이다. 영업부터 기술, 해외 진출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리고 우리는 최근에 온라인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예전에는 무조건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 와서 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들으면 된다. 요즘 90년대생 트렌드가 ‘어디에서나 일하기(Work from anywhere)’다. 우리도 여기에 발맞춘 것이다.”

현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가 눈여겨보는 90년대생 창업자 스타트업이 있나.
“세계적으로 90년대생 창업자가 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한국에서도 눈에 띄는 창업자가 많다. 한국에서는 에이비제트(옛 인포크)를 꼽고 싶다. 최하림 대표와 황완식 최고제품책임자(CPO) 모두 90년대생이다. 에이비제트는 인플루언서가 자신이 팔고 있는 제품을 쉽게 판매할 수 있게 만든 소셜미디어(SNS) 마켓 플랫폼이다. 인플루언서 시장이 커지는 것을 잘 포착했다. 자기 세대의 진정한 니즈를 대표가 잘 안 셈이다.”

아직 통념상 90년대생이면 ‘어리다’는 느낌이 있다. 90년대생이라는 나이는 투자 업계에서 어떻게 여겨지는가.
“이점으로 작용한다. 투자자는 90년대생 창업자를 보면서 스타트업 업계를 배우고 있다. 젊은 창업자 일수록 요즘 세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지 잘 알지 않나. 나이든 투자자는 90년대생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역으로 90년대생 창업자한테 배우는 거다. 다만 투자자는 90년대생 창업자가 리더십 경험이 부족하지 않을까 염려한다. 아이디어는 좋아도 젊은 창업자가 진심으로 팀을 이끌 수 있는가를 걱정한다. 그렇지만 큰 걸림돌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90년대생 창업자와 노련한 이사진을 맺어주기도 하고 창업자가 직접 경험 많은 이사진을 찾아 팀에 합류시키기도 한다. 젊은 최고경영자(CEO)와 경험 있는 이사는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조합이다. 미국에서도 이 조합이 대세다. 우리도 이런 식의 조합을 멘토링한다. 이 과정에서 90년대생 창업자는 경험 있는 이사진을 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자신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한국 90년대생 창업자의 특징이 있나.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한 나라다. 한 연예인이 인스타그램에 ‘갸루피스(거꾸로 브이)’를 하고 사진을 찍으면 일주일도 안 돼 거의 모든 사람이 갸루피스를 하고 사진을 찍는다. 또 음식, 음악, 패션 등등 한국에서 먼저 트렌드가 시작된다. 그래서 한국 90년대생 창업자는 무엇이 트렌드인지 빠르게 파악한다. 이건 한국인 90년대생 창업자에게 엄청난 이점이다. 한국은 피드백이 빠른 좋은 마케팅 시장이다. 한국에 아이템을 출시하면 하루 안에 이 사업이 잘될 것인지 안될 것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만약 실패했다면 90년대생 창업자는 빠르게 피버팅(pivoting·전환)하면 된다. 피버팅이 늦을수록 돈은 더 든다.” 

요즘 스타트업 업계에서 ‘투자 파티’가 끝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90년대생 창업자는 어떻게 투자 겨울에 임해야 하나.
“투자 겨울이 왔지만 시드 단계에서 투자는 아직 활발하다. 다만 이제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사는 안전한 투자를 원하므로 플랜 B가 뭔지 창업자들에게 추가로 주문한다. 그래서 90년대생 창업자는 플랜 B를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창업을 앞둔 90년대생에게 조언하자면.
“해외 진출을 망설이지 말라. 기회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 영어 능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해외에 일단 도전하고 보라. 지금 세계에서는 ‘한국’이라는 간판을 달고 나가면 반기는 분위기다. 나는 이걸 ‘코리아 타임(Korea’s time)’이라고 하고 싶다. 방탄소년단(BTS)부터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문화에서 음식, 패션까지 한국은 지금 세계 곳곳에서 ‘쿨(cool·멋진)’하다고 인정받고 있다. 재미교포인 내가 외국 출장을 가서 미국에서 왔다고 하면 반응이 싱거운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쿨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간이 얼마나 지속할지 모른다. 지금은 ‘한국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만으로도 해외에서 주목받을 수 있는 적기다. 지금을 놓치지 말라.”


plus point

‘스타트업 양성의 산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재개관

6월 29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의 ‘캠퍼스 리이그나이트’ 행사에 참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구글코리아
6월 29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의 ‘캠퍼스 리이그나이트’ 행사에 참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사진 구글코리아

구글의 창업자 공간인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은 코로나19로 인한 휴지기를 마치고 6월 29일 2년 만에 재개관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은 2020년부터 온라인으로 전환해 운영해왔다.

이날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은 재개관을 기념해 ‘캠퍼스 리이그나이트(Campus Reignite)’ 행사를 열었다.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와 스타트업 지원 기관, VC 및 투자 커뮤니티,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이 참석했다. 구글은 이번 재개관을 통해 최신 영상과 오디오 녹음 시설을 갖춘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7월 중에 열고, 여성 창업자를 위한 리더십 향상 멘토십 프로그램인 ‘파운더스 아카데미’도 계획하고 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2015년 전 세계 세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텔아비브, 런던에 이어 서울에 캠퍼스를 개관했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는 다양한 창업자가 커뮤니티 일원이 돼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구글의 제품, 네트워크와 전문성 등 자원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커뮤니티다. 창업자에게 글로벌 네트워킹과 해외 진출 기회도 제공한다.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은 개관 이래 스타트업 100개 이상을 지원했으며, 2021년 말까지 5129억원의 누적 투자 유치를 달성하고 일자리 3300개 이상을 창출했다.

이다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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