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리크 요한손(Fredrik Johansson)
프레드리크 요한손(Fredrik Johansson)
이케아코리아 대표 겸 지속가능성 책임자(CSO)
스웨덴 린셰핑대 산업경영공학 석사, 전 이케아프랑스부대표, 전 이케아 컴포넌트 글로벌 공급망 총매니저,전 이케아차이나 베이징과 상하이 마켓 매니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글로벌 가구업체인 스웨덴의 이케아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 세계 이케아 매장의 90%를 소유한 잉카그룹의 매출이 2021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398억유로(약 55조242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이케아코리아의 매출은 6872억원으로 같은 기간 4%가량 늘었다. 코로나19도 1943년 설립된 대표적인 글로벌 장수 기업을 흔들지 못한 것이다. 이케아는 전 세계 54개국에서 458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케아의 점포 개장 소식은 언제나 화제다. 개장 첫날에는 늘 주변 교통이 붐빈다. 이케아 매장에 가면 아기방, 공부방, 부엌, 정원 등 다양한 콘셉트로 꾸며진 쇼룸 공간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언뜻 보면 무작정 이쁘게 꾸민 것 같지만, 점포마다 쇼룸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다르다. ‘맞벌이 부부의 아기방’ ‘게임을 좋아하는 20대 자취생방’과 같이 개인의 생활 패턴이 반영됐다.

프레드리크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 겸 지속가능성 책임자(CSO)는 1월 11일 ‘이코노미조선’과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이케아의 오랜 비전인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와 상통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케아는 제품 판매를 넘어 집에 숨겨진 스토리(이야기)에 집중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케아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더 나은 생활을 위한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전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디자인 바이 이케아’ 책을 쓴 사라 크리스토페르손 콘스트팍예술대 디자인이론사학과 교수는 “이케아가 성공한 이유는 많지만 기업 내외에서 내러티브가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은 분명하다”며 “이케아 내러티브만이 지닌 특성은 스웨덴스러움과 낮은 가격을 사회적·이념적 목표와 결부시킨 것”이라 했다. 다음은 요한손 대표와 일문일답.

이케아 내러티브 전략의 핵심은.
“이케아는 가치 지향적인 기업으로 정량적인 부분보다 정성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특히 변하지 않는 비전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케아가 강조하는 ‘많은 사람’은 원대한 꿈을 갖고 있지만, 지갑이 얇은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들이 꿈꾸는 집에서 더 좋은 생활을 하도록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케아의 사명이다. 이케아 구성원은 브랜드를 보다 많은 사람의 마음과 집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독창성, 명확성, 진실성, 호기심 등을 바탕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이케아가 일관되고 명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핵심 비결이다.”

쇼룸이 내러티브 전략의 상징처럼 보인다.
“이케아 쇼룸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의 가족 상황, 직업, 취미, 일상 등을 고려해 꾸며진다. 거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홈퍼니싱(인테리어) 트렌드와 다양한 공간의 특성·용도와 종합해 고객에게 더 나은 생활을 위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공간이다. 다양한 고객 유형과 연령대에 맞춤형으로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전한다.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고 있지만, 1951년부터 2020년까지 간행물로 제작한 ‘이케아 카탈로그’는 이케아의 대표적인 내러티브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다. 이 카탈로그는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진행한 심층 가정 방문 인터뷰로 파악한 현지 사람들의 정서적 요구 사항을 반영했다.”


현지인 정서를 반영한 구체적인 쇼룸 사례를 소개해달라.
“이케아는 점포 개장 5~6개월 전부터 근처 100여 개의 가정을 방문해 이들의 주거환경에 대한 정량, 정성적인 조사를 한다. 가령 근처에 청소년 자녀 가정이 많은 고양점은 공부방에, 젊은층 가족이 많은 기흥점은 수납공간을 강조한다. 동부산점은 주변에 다양한 연령층이 살지만, 설문조사에서 주방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주방 공간 쇼룸에 힘을 줬다.”


‘귀여운 형제자매가 함께하는 공간’ 쇼룸. 사진 이케아코리아
‘귀여운 형제자매가 함께하는 공간’ 쇼룸. 사진 이케아코리아

이케아가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이케아가 80여 년에 걸쳐 전 세계 홈퍼니싱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원동력은 사람 중심 문화와 핵심 가치 기반의 독특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다. 이케아는 사람들의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멋진 디자인과 기능의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회사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디자인, 기능, 품질, 지속가능성, 낮은 가격 5가지 요소를 고려하는 ‘데모크래틱 디자인(Democratic Design)’ 철학을 가지고 있다. 또, 모든 수익을 재투자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누구나 집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게 하겠다는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의 철학이 회사의 내러티브 전략으로 부각되는 듯하다.
“캄프라드 창립자의 철학은 오늘날의 이케아를 탄생시킨 밑거름이다. 캄프라드 창립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스웨덴의 스몰란드는 당시 돌밭으로 이뤄진 척박한 땅이었다. 스몰란드 거주민은 최소한의 수단으로 생활을 이어가야만 했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몰란드 사람들은 검소하고 혁신적이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 정신이 바로 사람을 중심에 둔 이케아 문화의 지향점이자 이케아의 핵심 가치다. 이케아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사람과 지구를 위한 노력, 효율적인 비용 절감, 간결함, 개선과 발전에 대한 의지, 의미 있는 변화, 책임·위임과 맡은 역할 다하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8가지다. 이 핵심 가치는 오늘날에도 이케아의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이케아에 미친 영향은. 위기 상황에서 내러티브 전략의 효과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집이라는 공간이 더 중요해졌다. 특히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비전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욱 부각됐다. 이케아가 실현하고자 하는 지갑이 얇은 사람들이 꿈꾸는 집에서의 더 좋은 생활을 위한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해졌다.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집은 더 의미 있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화했다. 이케아는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희망을 잃지 않고 집에서 더 소중한 시간을 만들 수 있는 홈퍼니싱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제공했다. 덕분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케아는 브랜드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었다.”


부정적 내러티브는 어떻게 관리하나.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방지,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 또 원인(why)에 대해 정직하고 투명하게 선제적으로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직원들과 가장 먼저 소통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이케아는 부정적인 내러티브가 발생했을 때 포용적인 자세로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부정적인 상황을 교훈 삼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자 애쓴다.”


소비자한테 호응을 얻는 효과적인 내러티브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조언한다면.
“영향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일관성, 혁신성, 간결함이 필요하다. 이케아 고객은 매장에서든, 온라인에서든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경험한다. 또 이케아 조립 설명서는 그림으로 구성돼 언어의 장벽 없이 50여 개 국가에서 동일하게 사용되는 혁신성을 지녔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전달력을 위해 간결하고 쉽게 명확한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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