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응 숙명여대 실버 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 숙명여대 경영학 박사, 현 한국기업경영학회 부회장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 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
숙명여대 경영학 박사, 현 한국기업경영학회 부회장

“‘교수님 생각이 납니다’라는 92세 제자의 문자입니다.” 9월 8일 오전 서울시 청파동 연구실에서 ‘이코노미조선’과 만난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 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는 이렇게 말하며 카카오톡 메시지가 담긴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었다. 김 교수가 말한 인물은 우제봉(92·여)씨다. 우씨는 89세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현재 노인의 몸에 맞는 실버 의류를 제작하는 회사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2003년 당시 국내 최초로 실버 비즈니스 대학원 정규과정을 개설했다. 실버 마케팅 및 기업 경영 전문가인 김 교수는 십수 년째 이 대학에서 실버 비즈니스학과 주임교수 겸 학과장에 재직 중이다. 김 교수는 “실버 비즈니스 성공 조건은 디테일(섬세함)”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실버 비즈니스의 정의는
“인간의 노화에 따른 변화를 기준으로 한 모든 산업을 총칭한다. 일례로 시력, 청력 등의 감퇴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하는 제품·서비스가 있다. 노인을 위한 실버 식품과 패션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그리고 주거 산업이 있다. 기존 주택은 노인들에게 사고 가능성이 크다. 실버타운도 이 범주다.”

다른 산업은
“누구나 임의 시간(본인 마음대로 쓰는 시간)이 있다. 은퇴하면 임의 시간이 길어진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산업이 여가 산업이다. 경제생활과 관련한 금융 산업도 있다. 마지막으로 건강과 관련된 의료 산업이 있다.”

새로운 트렌드는
“황혼 재혼처럼 고령화에 따라 과거에 없던 서비스가 활발해질 것이다.”

해외 사례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한 실버타운의 경우 노인들이 매일 가는 식당 동선 전체에 비를 맞지 않게 지붕이 설치돼 있었다. 배식구에서는 위생과 편리를 위해 버튼만 누르면 수저가 톡 떨어진다. 모두 세심한 배려를 보여주는 사례다.”

왜 실버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전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1955~ 64년생)는 앞선 세대와는 다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다. 자식들에게 재산을 모두 물려주지도 않는다.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자금력도 풍부해 제대로 공략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크다.”

실버 비즈니스의 특징은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기 어렵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매우 세분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에 적합하다. 물론 식품과 정보통신기술(ICT) 등의 경우 대기업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기업에 대한 조언은
“노인을 제대로 알아야 비즈니스가 성공한다. 일본의 경우 다양한 기업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중요한 건 인지(認知) 연령이다. 이는 실제 연령과는 다른 본인이 생각하는 연령을 뜻한다. 나이가 들수록 실제보다 10~15세 아래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65세를 타깃으로 ‘저 연령대는 저럴 것’이라고 추측해 제품을 만들면 아무도 사지 않는다. 디테일이 승부를 가른다.”

정부에 대한 조언은
“일본은 최근 70세 정년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그래야 할 것이다. 일자리 문제는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돌입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노인 한 명이 도서관 한 채’라는 말이 있다. 이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또 젊은 사람들이 이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앞으로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있으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

김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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