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고려대 법학 학사, 미국 미네소타대 법학 석사, 서울대 법학 박사, 현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회장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고려대 법학 학사, 미국 미네소타대 법학 석사, 서울대 법학 박사, 현 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 회장

모든 정보 주체가 본인 정보를 적극 관리·통제하고, 이를 신용, 자산, 건강관리 등에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미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허가했고 올해 8월 상용 서비스가 개시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을 위해 공공건강 데이터를 조회·저장·공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자신의 의료기록을 한곳에 모아 원하는 대상에게 데이터를 제공하고,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이 헬스웨이 플랫폼을 구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행정안전부의 공공분야 마이데이터는 행정정보 꾸러미 제공과 공공분야 마이데이터 유통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을 신설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마이데이터의 핵심 원리는 정보 주체의 개인정보이동권이라는 권리에 기반해 정보 주체가 정보 제공자로 하여금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정보수신자인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본인의 데이터 이전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가 능동적으로 정보활용의 선택권을 행사한다는 측면에서 자기결정권이 제고되는 것은 물론 대량의 데이터의 결합, 활용으로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데이터 이동의 확대를 통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춤으로써 경쟁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런 마이데이터의 취지와 목표를 실현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유의해야 한다. 첫째, 마이데이터 규제 거버넌스의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는 각 부처가 별도의 법적 근거를 가지고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연한 혼란이 예상된다. 예컨대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진입 규제도 신용정보법상 허가, 개인정보보호법상 지정 등이 상이하다. 그리고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나 범위도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 단기적으로 허가 의제와 같은 간편한 진입 규제를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 통합법제와 기구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전송요구 대상이 되는 정보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관이 보유한 정보 전체가 대상이 돼야 한다. 이와 관련 정보 제공자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정보 제공자들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가 정보 주체가 통제권을 지닌 정보라는 점을 망각하고 마치 자신들에게 통제권이 있다는 오해를 기반으로 마이데이터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셋째, 대량의 실명 개인정보가 사업자에게 집적되는 문제로 생길 수 있는 정보보안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보안이 전제되지 않은 데이터의 이동은 오히려 정보 주체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넷째,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에 있어 정보  제공자, 정보 주체, 마이데이터사업자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기술방식의 표준화는 물론 영세한 정보 제공자와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대한 비용, 기술지원과 정보 주체의 개인정보이동권 행사를 지원해야 한다. 다만, 중개기관, 지원기관이 본래 역할을 넘어서 마이데이터 사업의 주체가 돼서는 안 되고 민간이 직접 사업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실 개인정보이동권 및 이에 기반한 마이데이터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한국이 세계 최초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마이데이터 정책의 성공을 위해 차근차근 세밀하게 살펴볼 일이 많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은 민간 사업자의 의견을 청취해 정책이 시장에서 실행 가능하도록 다듬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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