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사업실장 서울대 경제학, 미시간대 경영학 석사, 전 라인 태국사업총괄 임원, 전 베인앤컴퍼니 이사 /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강정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사업실장
서울대 경제학, 미시간대 경영학 석사, 전 라인 태국사업총괄 임원, 전 베인앤컴퍼니 이사 / 사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프리미엄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계 넷플릭스가 되겠습니다.”

강정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 글로벌 사업실장은 1월 14일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의 웹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카카오가 2014년에 인수합병한 다음(Daum)은 2003년 국내에서 1호로 인터넷 웹툰 플랫폼 시대를 연 주역이기도 하다. 카카오엔터가 해외 웹툰 사업에 진출한 건 2016년부터였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가 2016년 현지 만화⋅소설 플랫폼인 ‘픽코마’ 앱을 출시했고, 카카오 엔터는 한국에서 검증된 K웹툰을 픽코마 앱에 올렸다. 픽코마 앱은 2020년 7월 일본에서 매출 1위 만화 앱으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카카오엔터의 IP(지식재산권) 웹툰이 픽코마 앱에서 유통되는 웹툰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앱 데이터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픽코마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 앱 마켓에서 벌어들인 매출만 1억2000만달러(약 1453억원)에 달했다. 2020년 웹툰을 포함, 만화 시장 세계 1위인 일본에서의 웹툰 성공을 계기로 카카오엔터는 2021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2021년 북미, 대만, 태국, 중국 시장에 진출했고 올해는 프랑스 시장 진출이 예정돼 있다. 특히 ‘카카오 웹툰’을 태국에서 출시한 지 3개월 만인 2021년 8월 현지 웹툰 플랫폼 중 월 매출 1위에 올랐다. 강 실장은 “글로벌 사업 확장의 원동력은 한류(韓流) 인기 덕분”이라며 “프리미엄 콘텐츠의 엄선을 통해 K웹툰 럭셔리 전략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글로벌 실적이 좋다.
“우리의 사업 전략은 웹툰계의 넷플릭스가 되는 것이다. 유튜브가 많은 이용자 수와 무료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넷플릭스는 고품질의 콘텐츠 확보와 유료화 전략을 통해 성공적인 사업 가도를 달리고 있다. 양보다 질에 역점을 두고 있다. 카카오 웹툰도 넷플릭스처럼 콘텐츠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콘텐츠 프리미엄화를 통해 유료 구독자를 늘리는 게 우리 전략이다. 돈을 내고 봐도 돈이 아깝지 않도록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해외에서 넷플릭스처럼 프리미엄 멤버십 유료 서비스 전략을 사용 중인데, 이는 한류 바람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K콘텐츠 상품의 럭셔리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명품 가격이 비싸도 소비가 줄지 않듯이, K콘텐츠 가격이 비싸도 이를 소비하는 선순환이 가능해졌다. 우리가 후발주자로 2021년 6월 진출한 태국 시장의 경우, 무료 콘텐츠 제공 비중이 큰 네이버 웹툰과 달리, 우리는 유료 서비스 중심으로 전략을 가져갔기 때문에 콘텐츠 수나 이용자 수가 네이버보다 적은데도 불구하고, 매출 부문에서 단기간 내 태국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번역 서비스가 특화돼 있다던데.
“그렇다. 우리는 해외 현지인을 통한 번역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한국에서도 전문적인 번역 지원을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1년 10월 번역 전문업체인 키위미디어컴퍼니를 인수했다. 그리고 인물의 대사뿐 아니라 의성어와 의태어까지 현지화된 감성으로 번역하기 위해, 올해엔 글로벌 진출국들의 의성어⋅의태어 사전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 웹툰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국의 웹툰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만화 플랫폼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웹툰 시장이 커질 수 있었던 건 모바일 시대로의 변화 때문이었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만화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 2010년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게 됐다. 물론 BTS 같은 K팝 한류 스타들의 인기에 힘 입어 한국 웹툰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도 있다. 웹툰의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웹툰 댓글 등을 통해 독자들의 생각과 반응을 작가가 실시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종이 만화나 소설과 달리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웹툰을 소재로 한 영상 제작에 대한 생각은.
“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 게임 제작은 이미 업계에 활발히 자리 잡은 상태다. 카카오 웹툰인 ‘이태원 클라쓰’ ‘닥터 브레인’은 드라마로 제작이 돼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았다. ‘취향저격 그녀’라는 작품의 경우 가수들로부터 OST를 만들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고, 크러쉬 등이 참여한 웹툰 OST가 별도로 제작되기도 했다. 카카오 웹툰 대표작인 ‘나 혼자만 레벨업’의 경우 게임으로도 나왔다. 이런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은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인데, 앞으로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사와 협업해 웹툰의 드라마·영화화를 꾸준히 시도할 방침이다. 액션 판타지 웹툰은 게임으로 출시할 계획도 있다.”

웹툰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했나.
“까다로운 진입장벽 없이 누구나 웹툰 작가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우리가 제공하는 플랫폼의 특징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 웹툰 크리에이터(창작가)를 육성하기 위해 전문가 양성 교육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분업화를 정착시켰다. 그림을 그리는 크리에이터와 글만 쓰는 크리에이터로 작업을 분업화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아마추어 작가 육성에 초점을 맞추는 네이버 웹툰과 달리 우리는 전문 작가 육성에 주안점을 둔다는 것이 좀 다르긴 하다. 우리는 프리미엄 웹툰 서비스 제공을 지향하고 있어서다.”


plus point

넷플릭스 시청률 1위 ‘지옥’ 원작은 네이버 웹툰

심민관 기자

사진 넷플릭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은 2021년 11월 19일 영상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흥행 비결은 드라마 지옥이 네이버 웹툰 흥행작인 웹툰 ‘지옥’을 원작으로 해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웹툰 IP를 영상화한 회사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기기괴괴’ ‘신의탑’ ‘여신강림’ 등 22개의 유명 웹툰 IP가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의 형식으로 영상화됐다.

IP 영상화는 웹툰 조회 수와 결제자 수의 증가 효과를 냈다. 영상이 흥행하면서 원작인 웹툰이 재조명되고, 웹툰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해서다. 넷플릭스 지옥이 공개된 후 웹툰 지옥의 평균 조회 수는 공개 전 2주간 평균값 대비 22배나 증가했고, 평균 결제자 수도 약 14배 늘었다. 이 밖에 스위트홈 등 다양한 웹툰들 역시 영상화를 통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내 영상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N’을 통해 웹툰 IP의 영상화를 추진해온 네이버 웹툰은 해외로 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가 인수한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미국 ‘왓패드’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2021년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Wattpad WEBTOON Studios)’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웹툰은 북미, 동남아, 유럽 등에서 왓패드와 네이버 웹툰의 원작 콘텐츠를 활용해 앞으로 100개 이상의 IP를 영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 웹툰은 약 1000억원의 글로벌 콘텐츠 IP 비즈니스 기금을 조성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에 투자하기로 했다. 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는 2021년 8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네이버 웹툰의 IP 밸류체인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 웹툰의 콘텐츠 수는 10억 개에 이른다.


글로벌 웹툰 생태계 구축한 네이버

네이버 웹툰은 2013년 일본어, 2014년 영어와 대만어에 이어 현재 총 10가지 언어로 100개국 이상에서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는 웹툰 이용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9월 미국 이용자 수는 1400만 명을 돌파, 미국 애플TV(1030만 명) 이용자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 콘텐츠를 번역해 해외에 서비스를 하는 동시에, 현지에서도 창작자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 기존에는 없었던 웹툰 저변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에서 아마추어 플랫폼 ‘도전만화’를 통해 누구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플랫폼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면 정식 연재 작가가 된다. 조석, 야옹이 등 많은 웹툰 작가들도 도전만화 플랫폼을 통해 배출됐다. 네이버 웹툰은 이런 노하우를 해외에도 적용, 아마추어 플랫폼인 ‘캔버스(CANVAS)’를 구축해 누구나 작품을 올리고 정식 연재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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