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위라지 초드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인도카락푸르공대 컴퓨터공학·엔지니어링 전공, 인도캘커타경영대학원 전략금융 MBA,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전략·국제경영학 박사, 전 와튼스쿨 교수, 전 맥킨지 앤드 컴퍼니 매니저, 전 인도 IBM 글로벌 서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사진 하버드대
프리스위라지 초드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인도카락푸르공대 컴퓨터공학·엔지니어링 전공, 인도캘커타경영대학원 전략금융 MBA,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전략·국제경영학 박사, 전 와튼스쿨 교수, 전 맥킨지 앤드 컴퍼니 매니저, 전 인도 IBM 글로벌 서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사진 하버드대

“11월 한국이 위드 코로나(With Corona·단계적 일상 회복)를 시행한다면서요? 이때 기업이 모든 직원에게 사무실 출근을 공지한다면, 이는 회사에서 손꼽히는 유능한 인재를 잃는 커다란 실수로 이어질 것입니다. 기업은 코로나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전 근무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사고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는 원격 근무제는 오히려 기업에 세계 곳곳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프리스위라지 초드리(Prithwiraj Chou-dhury)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10월 15일 ‘이코노미조선’과 화상인터뷰에서 “기업은 인재가 전 세계 곳곳에 있다는 점을 알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며 “원격 근무(재택근무)를 시행하면 미국, 한국 외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등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훌륭한 직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드 코로나 시대 근무 체계에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월 미국 노동시장 분석기관인 ADP리서치가 미국 근로자 3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하루씩 재택근무를 할 경우 사무실에서만 일하는 것보다 생산성이 4.8%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초드리 교수는 어디서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유연 근무 노동자는 재택근무 노동자보다도 생산성이 4.4%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서의 현장 경험도 풍부한 초드리 교수는 일의 미래, 일의 지형 변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근무 방식(WFA·Work From Any-where) 옹호론자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이 11월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있다. 기업이 유념할 점은.
“기업은 직원이 요구하고, 선호하는 ‘유연성’을 존중해야 한다. 기업은 팬데믹 이후 경험한 20개월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결국 기업은 (유연성을 핵심으로 삼는) 하이브리드(hybrid·혼합형) 근무 모델의 한 형태로 직원들이 어느 곳에서나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수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상적인 근무 모델은 무엇인가.
“현재 전 세계 기업이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를 어떻게 완성해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내가 주장하는 모델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직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도시, 지역에서 계속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은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2년간 회사가 원격 근무 방식을 다양하게 실험해 완성된 체계를 잡아가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최고경영자(CEO)가 구체적인 근무 방법을 결정하기보다 회사 각 팀이 일주일에 며칠 회사에서 근무할지, 어떻게 일할지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실험하는 것이다. 팀마다 각기 다른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용해 실험할 수 있으면 더 좋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2년 후에는 회사와 각 팀은 자신들에게 적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사무실 복귀 지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업은 모든 직원에게 사무실 복귀 지침을 내리는 것이 위험(리스크)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무실 출근 강제화 조치가 내려지면 모든 직원은 아니겠지만, 몇몇 직원은 회사를 떠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인재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가장 유능한 직원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원격 근무를 허용하는 경쟁 기업으로부터 일자리를 제안받아 이직할 것이다. 기업 경영진은 미래의 일은 원격, 하이브리드로 이뤄질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경영진이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직원을 잃는 게 현실이 될 것이다.”

원격 근무가 모든 산업에서 효율적일까.
“재택근무를 포함해 직원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WFA) 상황은 모든 산업에서 가능하다. 제조업도 상황을 감지하는 센서가 곳곳에 있고, 각종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돼있다. 제조업에서도 일부 직원의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직 공식 발표는 안 했지만, 현재 세계적 제조 업체 유니레버와 공장을 어떻게 원격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파일럿(시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경영진은 도제식 문화 등 금융산업 특성을 이야기하며 재택근무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택근무 성공 여부는 산업에 달려 있지 않다. 운영 방식이 중요하다. 원격 근무를 할 때 기업은 직원들이 가상 공간에서 사교 활동을 이어 가는지 눈여겨봐야 한다. 가령 분기에 한 번씩 사무실이나 특정 공간에서 만나 팀 저녁 회동을 하는지 등을 봐야 한다. 직원들이 연중 내내 ‘가상의 워터쿨러(water cooler·회사 정수기나 커피 자판기 앞에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는 효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원을 무작위로 나눠 줌, 스카이프, 행아웃, 팀즈 등을 통해 가상의 워터쿨러에 참여하도록 하면 신입사원과 저연차 직원들은 다양한 선임 직원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 가상의 워터쿨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을 한 번씩 오프라인 모임에 소집하면 단절감에 대한 우려는 사라질 것이다.”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면, 재택근무와 원격 근무 제도화의 성공은 경영진의 결단에 달린 건가.
“미국에서 많은 기업은 사무실 근무 지침을 발표했다가 계획을 바꿨다. 아마존의 경우에도 당초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 지침을 내렸다가 원격 근무를 더 유지하기로 바꿨다. CEO들이 사무실 근무를 강요하면 회사 내 능력 있는 직원들이 떠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결국 CEO는 직원들이 원하는 바에 귀를 기울이고 과거 인력 운영 방식을 버려야 한다.”

재택근무 시 임금은 삭감되어야 할까.
“아니다. 유능한 인재, 능력 있는 인재가 부족한 핵심 직군에서 임금은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가령 AI(인공지능), 머신러닝(기계학습) 엔지니어의 경우 어디에서 일하든지 간에 근무 형태와 임금은 별개여야 한다.”

원격 근무가 도시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까.
“원격 근무는 소도시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소도시가 유능한 인재들의 거주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원격 근무 확산은 국가 인프라 개발 기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책입안자들은 소도시의 인터넷 접속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고민하고, 마을에 협업할 공간을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

원격 근무 외 위드 코로나 시대 바뀔 업무 환경은.
“먼저 원격 근무가 디지털 기술 발전을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격으로 의사소통하게 해준 줌, 데이터를 어디서든 원격으로 접속해 볼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지식(정보)에 대한 동등한 접근성을 가능하게 하는 각종 기술은 물론 AI와 머신러닝이 원격 근무와 함께 발달할 것이다. 결국 CEO 입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에 투자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둬야한다. 둘째로 인사관리를 포함해 인사팀도 평가방식을 바꿔야 한다. 인사팀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혹은 며칠 일하는지를 모니터링해서 인사 평가하는 게 아니라, 업무의 질에 초점을 둬야 한다. 업무의 질이 좋다면 직원이 일주일에 며칠 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일주일에) 사흘을 일해도 된다. 인사팀은 직원이 질 높은 일을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 직원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신건강에 신경써야 한다. 직원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팬데믹으로 일터의 개념이 바뀌는 것 같다.
“그렇다. 일터는 더 이상 장소의 개념으로 접근할 게 아니다.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내가 하는 일’을 의미한다.”

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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