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학주 보스턴대 퀘스트롬 경영대 부교수 프랑스 국립이공과대 경제학 학사·석사,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 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 사진 platformchronicles.substack.com
안드레이 학주
보스턴대 퀘스트롬 경영대 부교수 프랑스 국립이공과대 경제학 학사·석사,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 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사진 platformchronicles.substack.com

“거대 플랫폼 기업의 가치와 권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많은 기업은 이 거대 플랫폼에 의존한다.”(안드레이 학주 보스턴대 부교수)

“기존 플랫폼 기업과 협업할지 아니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지 선택해야 한다. 플랫폼 전략 수립의 첫 번째 과제다.”(제프리 파커 다트머스대 교수)

플랫폼 전략론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안드레이 학주 보스턴대 부교수와 제프리 파커 다트머스대 교수가 2월 23일 ‘이코노미조선’과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두 전문가는 “기업의 플랫폼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첨단기술을 더한 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가 기존 산업의 틀을 깨고 있다”며 “플랫폼은 계속 발전, 진화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기업의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학주 부교수는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로 있을 때부터 플랫폼 전략을 가르쳤고, 파커 교수 또한 수년간 네트워크 경제학과 전략 분야를 연구한 플랫폼 전문가다. 두 전문가에게 글로벌 플랫폼 시장과 기업 전략에 관해 물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플랫폼 기업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플랫폼을 정의하면.

안드레이 학주 “음식 배달 업체 등 다양한 플랫폼 기업이 나타나고 있지만, 플랫폼의 본질은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 고객과 판매자 간 직접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가 그것이다. 아마존과 이베이에 등록된 판매자들이 플랫폼을 매개로 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간단한 알고리즘처럼 말이다.”


플랫폼 기업이 기존 산업의 틀을 깨고 있다. 왜 그런가.

안드레이 학주 “플랫폼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이 자체 생산 공장과 시설을 세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력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첨단기술을 더한 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가 기존 산업의 틀을 깰 수 있게 됐다.”

제프리 파커 “플랫폼 기업이 기존 시장 질서를 바꿀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플랫폼 기업은 공급망을 개방해 다양한 주체의 참여를 이끌 수 있다. 이는 마찰 비용과 거래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플랫폼 기업은 자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는 대신 협력 파트너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으로 훨씬 다양하게 제공한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이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제프리 파커 다트머스대 엔지니어링학과 교수 프린스턴대 전기공학 학사, 매사추세츠공대 전기공학 석사·경영과학 박사
제프리 파커
다트머스대 엔지니어링학과 교수 프린스턴대 전기공학 학사, 매사추세츠공대 전기공학 석사·경영과학 박사

여전히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한 전통 오프라인 기업들이 있다.

안드레이 학주 “맞다. 그래서 생겨난 기업이 있다. 바로 오프라인 기업의 디지털 플랫폼화를 돕는 기업이다. 기업과 개인이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쇼피파이(Shopify)’가 대표적이다. ‘슬라이스 라이프(Slicelife)’는 피자 가게와 고객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고객은 슬라이스 라이프에 입점한 피자 가게에서 피자를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영국의 ‘니어스트(Nearst)’는 특정 제품을 찾는 고객에게 해당 제품을 파는 가장 가까운 매장을 소개해주는 플랫폼으로, 고객과 오프라인 가게를 연결해준다. 이런 사례를 보면 플랫폼 전환이 꼭 디지털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객과 자사, 타사와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플랫폼의 핵심이다. 기업 차원에서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제프리 파커 “오프라인 기업들은 플랫폼 전략을 짜기 전에 세심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는다. 첫째로는 플랫폼 기업이 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 회사가 플랫폼 기업이 되고 싶다면, 타사와 협업해 플랫폼을 마련할 것인지, 독자적으로 구축할 것인지 고심해야 한다.”


구글,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이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징이 있다면.

안드레이 학주 “아마존은 강점이 있는 사업 부문은 키우고, 회사가 하지 않는 유망한 사업은 새롭게 진출한다. 일반적인 기업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마존은 자체 브랜드를 론칭해 아마존 내 판매자들과 경쟁한 적이 있다.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러한 서비스 확장은 필요하다. 소비자에게 더 낮은 가격에 더 다양한 상품과 넓은 선택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유튜브, 더블클릭(광고 플랫폼), 네스트(스마트 홈 기기 전문기업) 등을 인수하며 플랫폼 사업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인수한 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부가적인 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 소셜네트워크(SNS)의 강자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 확장보다는 소셜네트워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경쟁 위협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효과가 있다.”

제프리 파커 “인수합병(M&A)이다. 플랫폼 기업은 빠른 속도로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GAFAM(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은 지금까지 거의 900개 기업을 인수했다. 이는 기술 또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신흥 경쟁 기업을 인수할 때 발생하는 잠재적 경쟁 감소 효과도 있다.”


영역 확장 전략은 특히 알리바바 등 중국 플랫폼 기업이 적극적인데.

안드레이 학주 “중국과 미국 그리고 서양의 플랫폼 기업의 가장 큰 차이는 거대함과 세분화다. 중국의 플랫폼 기업은 다양한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장해나간다. 텐센트가 대표적이다. 텐센트는 위챗, 모바일 게임, QQ닷컴 등을 소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도 비슷한 구조다. 반면 미국과 서양의 플랫폼 기업은 하나의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이 플랫폼 전략을 짤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

안드레이 학주 “먼저 가격 구조를 선택해야 한다. 어느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고, 무상으로 제공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그다음 이해 관계자들 간 충돌을 줄이기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타사와의 플랫폼 통합은 많은 관리 비용이 들어간다. 타사로 인해 고객이 피해 본 문제의 책임까지 져야 할 위험도 생긴다. 플랫폼을 만드는 자와 플랫폼에 참여하는 자들이 져야 하는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등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를 세워야 한다.”

제프리 파커 “플랫폼에서 판매·서비스하는 상품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과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과 시장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안드레이 학주 “플랫폼 기업에 주어진 기회는 무한하다. 특히 블록체인,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같은 신기술을 접목했을 때 플랫폼의 기회는 무궁무진해진다.”

제프리 파커 “플랫폼은 꾸준히 발전, 진화할 것이다. 최근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한발 늦은 기업은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더 많이 연구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

박용선 기자·유혜정 인턴기자

  • 목록
  • 인쇄
  • 스크랩
  • PDF 다운
ⓒ 조선경제아이 & econ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