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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1억8000만명이 찾는 다이소 ‘1000원숍’ 제품 70%는 국산토종
기사입력 2016.02.21 19:13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은 “한국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와 브랜드를 공유할 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고 인적 교류도 없다”며 다이소가 토종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경기가 나빠지고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할수록 잘 나가는 기업이 있다. ‘1000원숍’으로 유명한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이 대표적이다. 다이소는 1997년 5월 서울 천호동에 ‘아스코 이븐 플라자’ 매장으로 시작했다. 19년 세월이 흐른 지금 다이소는 매장 수만 1100곳을 헤아린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국내 대형마트에도 입점했다. 요즘은 매장 대형화에도 나서 3층 규모의 다이소 매장이 도심 곳곳에서 눈에 띈다. 식료품과 세제, 학용품과 완구류, 식기 등 3만개가 넘는 상품을 파는데 제일 비싼 게 5000원, 절반은 1000원짜리다. 그런데도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넘었다. 박리다매에 주력하는 유통업체로서는 보기 힘든 기록이다.

먹고 살기가 팍팍할수록 서민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불황에 강한 기업 다이소아성산업 박정부(72) 회장을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로 다이소아성산업 본사에서 만났다. 매출 1조 기업 회장 답지않게 수수한 차림이 인상적이었다.


- 경기가 어렵다 보니 일반 유통점도 저가 생활용품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5000원에 파는 상품을 한시적으로 4800원에 팔거나 1000원짜리를 900원에 파는 식의 전략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광범위한 품목을 균일가에 공급하면서 성공한 업체는 아직 국내에 다이소뿐입니다. 생활용품 전문점 사업이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덜 받기는 합니다. 하지만 취급하는 물품 수에 비해 이윤이 많이 남지 않기 때문에 쉬운 사업은 절대 아닙니다.

경쟁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먼저 뛰고 있는 선수보다 뭔가 한 가지라도 나은 점이 있다면 모를까 그저 비슷하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덤빈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물론 취급하는 물품이 많기 때문에 경쟁자가 그만큼 많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헬스&뷰티 제품을 주로 파는 올리브&영은 물론 아트박스 같은 팬시용품점도 넓은 의미에서 경쟁업체로 볼 수 있습니다.”

- 사업의 특성상 이익률이 높지 않은데도 2014년과 지난해 연속 흑자를 냈습니다.
“2012년 연말에 경기 용인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안정시키는 데 큰 비용이 들었어요. 그 여파로 2013년에는 적자를 봤습니다. 그래서 2014년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27개 매장을 닫고 개점을 제한하는 대신 기존 직영 매장 규모를 늘리고 내부 인테리어를 밝고 쾌적하게 꾸미는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직원 교육에도 더 신경을 썼지요. 그 결과 2014년 흑자 전환했고 지난해에도 수익을 내 매장 직원에게 연말 성과급도 지급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위치한 다이소 물류허브센터 건립에는 총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센터의 규모는 지상 7층, 지하 2층이고 전체 면적은 약 5만8611㎡(3만2000평)에 이른다. 국제규격 축구장의 8배가 넘는 규모다. 핵심시설인 자동화 창고는 높이가 40m로 20층 아파트와 맞먹는다.

- 균일가 생활용품 분야에서 한 해 매출 1조원이면 성공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생각이신가요?
“2000년대 초에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가 개발되기 시작할 때 물류기지를 건설하려고 갖고 있던 부지를 수용당했어요. 부지 매각 자금을 어디에 쓸까 하다가 부동산 사업을 해보라는 주위 권유에 아파트와 상가를 지어 분양했습니다. 아파트는 분양이 완료됐지만 상가는 지금도 미분양으로 남아 임대료를 내고 있습니다. 그때 ‘내가 괜히 엉뚱한 데 신경 썼다’는 자책감이 들어 이후로는 다른 사업에 신경 끊고 지냅니다.”

- 최근에는 다이소에서만 볼 수 있는 히트상품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명 ‘똥퍼프’라 불리는 개당 2000원짜리 조롱박형 화장퍼프는 연일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합니다. 최근에는 어린이용 스티커북과 건전지∙충전기 등도 인기 상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히트상품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보다 몸에 직접 사용하는 화장퍼프와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더 뿌듯합니다. 그만큼 제품의 품질과 안전도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 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좋아진 점도 도움이 됐나요?
박정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 서울대 최고경영자 과정, 한국 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한국 무역협회 비상근 부회장, 1992년~ 현재 다이소아성산업 대표이사 회장.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의 70%는 국산입니다. 5~6년 전만 해도 다이소에서 취급하는 수입 제품 중 중국산 비중이 절반 가까이 됐어요. 하지만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빈 끝에 중국 제품 비중을 30%대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중국산 제품의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해도 아직 중국산 생활용품 구매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중국 제품은 우리 정서에 맞게 디자인을 바꿔 판매하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다이소를 시작하면서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냈다.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다녔다. 남들이 ‘세계의 공장’ 중국을 바라볼 때도 다이소에서 상품을 가장 잘 만드는 곳을 찾아 20여개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예컨대 면제품과 스테인리스는 중국보다 인도가 품질이 좋다. 터키는 유리 제품이 우수하다. 다이소 이익률이 1%가 될까 말까 하다보니 구매단가 10원을 깎으려고 바이어와 6개월 동안 실랑이를 벌인 적도 허다했다고 한다.

예전만큼 해외를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박 회장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상품을 하나도 빠짐없이 직접 점검해 판매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그래서일까, 박 회장에게 저가 생활용품 사업의 매력을 물으니 “힘든 사업”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 미국 등 다른 국가 진출 계획이 궁급합니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달러 제너럴을 비롯해 1달러 이하 저가 생활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달러숍’이 성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로 저소득층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죠. 대형 유통업체들도 초저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합니다. 일본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100엔숍’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습니다. 해외시장의 경우 당분간은 중국에서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 ‘3대 달러숍’으로 불리는 달러 제너럴과 패밀리 달러, 달러 트리(달러 트리는 2014년 패밀리 달러를 85억달러에 인수했다)의 매장 수는 약 2만4000개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로 도심 외곽에 매장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달러숍의 경우 상당수가 도심에 위치해 이용하기 편리하다는 것도 주된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최근에는 달러숍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99센트 하우스’들도 속속 문을 열면서 저가시장 세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 다이소가 일본 기업이란 소문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한국 다이소는 안정적인 일본 수출을 위해 일본 다이소와 브랜드를 공유할 뿐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고 인적 교류도 없습니다. 일본 지분이 있으니 일본회사 아니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럼 대한민국 주요 기업 중 순수 국내 회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박 회장은 1988년 무역과 국내 기업의 일본 현지교육 아웃소싱을 전문으로 하는 한일맨파워를 설립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다이소아성산업을 창업하고 100호점을 낸 2001년, 오랜 사업 파트너인 일본 다이소산업으로부터 34%의 지분 투자를 받고 상호를 다이소로 바꿨다. 이 때문에 ‘다이소는 일본기업’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박 회장은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박 회장이 2014년부터 ‘독도수호’ 단체에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 올해 국내 사업에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물류센터를 오픈한 지 3년이 지났는데 벌써 가동률이 90%가 넘습니다. 새 물류 기지 확보가 시급합니다. 201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지역의 물류허브를 새로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약 11만5700㎡(3만5000평)의 대지 확보가 필요해 현재 부지를 물색 중입니다. 올해 1분기 안으로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지난 몇 년간 해 온 것처럼 오래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소형 매장을 정리해 약 1320~1650㎡(400~500평)대 대형 매장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은 올해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 얼마전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을 다이소 종로 매장에서 자판기를 통해 판매해 화제가 됐습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새로운 시도라고 봐도 될까요?
“매장 임대료 부담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았지만(판매 1시간 만에 샤오미 스마트폰 ‘홍미3’ 300대가 모두 팔렸다) 저가의 중국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것이 ‘정부 정책에 어긋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계속 판매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은퇴 이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어차피 창업 오너들은 자기 사업을 완전히 내려놓기 쉽지 않습니다. 일단 내려놓으면 모든 면에서 긴장이 풀리거든요. 생활용품 유통은 힘든 사업이지만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사업이라 좋습니다. 죽기 전까지 놓고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단지 관심을 조금 분산시켜 가정과 삶의 다른 영역에도 신경을 더 쓰게 되긴 하겠죠.”

- 둘째 딸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데 승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사업을 물려받는 것은 본인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한 번도 딸을 출장에 데려가거나 회의에 나오라고 강요한 적이 없습니다. 본인이 일이 좋아서 치열하게 노력해 주변의 인정을 받아야죠. 어정쩡하게 따라오기만 하면 기업을 이어받는다 해도 결국 본인과 직원들 모두 불행해질 겁니다. 아직은 전문경영인 시스템 도입부터 상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박 회장의 두 딸 중 큰 딸은 결혼해서 미국에서 살고 있다. 큰 딸은 한때 부친 사업을 돕다가 “도저히 아빠만큼 못하겠다”며 경영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다. 작은딸은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 김주현
서강대 종교학과, 동 대학원 언론학 석사, 경향신문 산업부기자, 조선비즈 국제부장·부동산유통부장, 현 이코노미조선 편집장.

1000원숍 독주 비결은 남다른 상품개발 역량

이용성 기자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서는 ‘1000원숍’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가격 경쟁력만 믿고 너도 나도 덤벼들었지만 18년이 지난 현재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다이소 한 곳뿐이다.
다이소가 오랫동안 5000원 이하 가격정책을 고수하면서도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상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국내는 물론 중국·동남아·중동·유럽 등 전 세계 35개국 3600여 협력사로부터 신상품을 공수해온다. 덕분에 다이소는 매월 600개가 넘는 상품을 새로 선보이면서도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 결정 과정도 남다르다. 대부분 유통업체는 일반적으로 원가에 마진을 붙여 소비자가격을 결정한다. 반면 다이소는 소비자가격을 먼저 결정하고 그 가격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협력사를 찾는다. 균일가를 유지하고 품질을 지키기 위해서다. 비용 절감이 중요하다 보니 물류 자동화와 포장 간소화 등 매장 운영의 낭비 요소를 줄이는 데도 각별히 신경을 쓴다.
여기에 더해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박 회장의 노력도 성공에 한몫했다. 박 회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주말마다 서울과 경기지역 매장을 직접 둘러본다. 지난 1월에는 총 3박4일 일정으로 충청과 호남, 경상도 지역 매장을 돌며 매장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박 회장은 매장 방문을 통해 과거 균일가 매장의 창고 같은 느낌이 아닌 밝고 쾌적한 분위기가 나도록 매장을 바꿔나갔다.
소비자의 시야와 동선을 분석해 쾌적한 쇼핑을 위한 여유공간을 확보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또 매장 조명을 다른 상점보다 밝게 하고 진열대 높이를 사람 키보다 약간 낮게 해 고객의 시야를 확보하는 한편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제품 분류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 김주현 편집장
정리: 정리 이용성 기자
사진: C영상미디어 한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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