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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아이디어 좋으면 여러 번 창업해도 성공 경쟁 기업 모방 전략도 혁신요소 있어야 가능” - 2016년 4월 9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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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아이디어 좋으면 여러 번 창업해도 성공 경쟁 기업 모방 전략도 혁신요소 있어야 가능” - 2016년 4월 9일 자
기사입력 2017.08.28 11:04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시내에서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1시간가량 달리면 미국의 인기 TV 드라마 ‘스타트렉’의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를 본떠 만든 거대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 ̒넷드래건(NetDragon·網龍網絡公司)̓의 사옥이다. 축구장 3배 크기의 이 건물 주변에는 수영장, 골프 연습장, 조깅 코스 등 다양한 여가 시설이 있다. 직원의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것도 구글과 비슷하다. 넷드래건의 류더젠(劉德建·46) 회장은 “구글처럼 일터를 놀이터로 만들려고 했다”며 “즐겁지 않으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혁신 역시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류 회장이 창업한 모바일 앱 스토어 업체인 ‘91와이어리스(91 wireless)’는 2013년 7월 중국 최대의 검색 포털 바이두(百度)에 의해 2조원에 인수됐다.

중국 경제 성장세는 점점 둔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조선·화학 등 중국 경제를 지지하던 전통 산업은 수출을 떠받치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데, 중국 정부는 창업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중국 시장의 창업자들은 어떻게 혁신을 이루고 있을까.

중국 푸저우에 있는 넷드래건 사옥에서 류더젠 회장을 직접 만나 중국식 혁신의 비결을 들어봤다. 류 회장은 중국 IT 업계의 ‘어른아이’로 불린다. 사무실 안에는 실물 크기 스타워즈 캐릭터 피규어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 벽면 한쪽에는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레고 블록이 쌓여 있고, 다른 한쪽에는 1인용 전동 스쿠터(세그웨이)가 여러 대 세워져 있었다.

류 회장은 1999년 온라인 게임 개발 업체 넷드래건을 설립, 2007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류 회장은 넷드래건을 경영하는 한편, 계속해서 창업에 도전했다.

2001년에 만든 게임 포털 사이트 ‘17173.com’을 중국 최대 게임 포털 사이트로 키워, 중국 포털 사이트 소후(SOHU·搜狐)에 매각했다. 2004년 만든 모바일 앱 스토어 ‘91와이어리스’는 2013년 바이두가 인수했다. 2010년에는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 ‘화위에듀케이션(華漁敎育)’을 창업했다.

류 회장은 중국 소비자가 더 이상 관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서비스의 질이 낮아도 충성스럽게 하나의 게임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수백개의 기업이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게 돼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소비자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원하면 만들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숙명”이라며 “창업도 시장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왜 애써 키워놓은 회사를 나와 계속 창업을 하나.
“온라인 게임, 게임 포털 사이트, 모바일 앱 스토어, 온라인 교육 기업까지 모두 내가 만족할 만한 제품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1990년대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거기서 인터넷을 접했다. 그리고 컴퓨터와 게임, 만화, 영화에 빠져들었다. 중국에서도 나 같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면 재미도 있고, 적 지만 수익도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 창업 시장에서 여러 번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거창한 사업 계획서는 필요 없다. 사업 아이디어 그 자체가 중요하다. 특정 소비자에게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91와이어리스’의 경우 중국 정부의 검열이 엄격한 탓에 애플의 앱 스토어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런 불편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었다.”

왜 2013년 ‘91와이어리스’ 를 바이두에 매각했나.
“2013년에 많은 기업이 앱 스토어 산업에 뛰어들었다. 앱 스토어 산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 바이두, 텐센트 등 큰 기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91와이어리스’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했는데, 투자 대비 수익이 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매각을 결심했다.”

중국의 IT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 기업끼리 경쟁하는 것 같다.
“인정한다. 글로벌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내수 시장을 공략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중국 기업들이 안일하게 성장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 내수 시장 위주라고 해서 중국 IT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져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젊은이들은 신용카드를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을 사용하면 송금, 쇼핑, 자산 관리 등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중국의 IT 트렌드는 오히려 앞서 있기 때문에 중국 IT 기업의 혁신이 ‘찻잔 속 태풍’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 IT 기업의 카피캣(모방)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완벽한 카피캣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카피캣이라도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혁신적인 요소가 있어야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방향을 잡고 목표로 삼은 시장에 맞게 변형하는 과정을 거쳐야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일종의 ‘중국식 혁신’이다.”

교육 사업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정확하게는 ‘온라인’ 교육이다. ‘지금까지 했던 사업과 관련이 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교육을 받으려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다. 지금은 온라인 덕분에 매우 싼값에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지식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넷드래건은 독특한 건물과 자유로운 근무 여건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사옥을 ‘캠퍼스’라고 부른다. 구글에서 영감을 받았다. 구글의 강점은 직원들이 한 가지 방법 이상으로 일하게 한다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밤 9시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밤새 일하고, 아침에 퇴근한다. 근무 중간중간 다이빙을 하거나 레고 블록을 쌓고, 그림도 그린다. 컴퓨터 앞에서 하루 종일 앉아있는다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 끊임없이 노출되어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 류더젠 劉德建
넷드래건 회장

정리: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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