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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 1억달러 털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발 “혁신·창조만으론 부족… 실생활에 도움 줘야”
  > 2017년05월 200호 > 위클리비즈 인사이트
[방성수의 글로벌 경제 1]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
사재 1억달러 털어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발 “혁신·창조만으론 부족… 실생활에 도움 줘야”
기사입력 2017.05.16 12:45


래리 페이지는 스물세 살 되던 1996년 구글 알고리즘의 기초인 페이지 링크를 창안, 구글의 오늘을 있게 한 주인공이다. <사진 : 블룸버그>

“날자, 한번 날아 보자꾸나.”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천재 시인 이상은 하늘을 날고 싶다고 절규했고, 고대 그리스신화의 이카루스는 잠깐의 비행과 소중한 목숨을 맞바꿨다.

미국 라이트 형제는 1903년 12초 동안 36m를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크고 무겁고 비싼 비행기가 불만스러웠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1940년 앞마당에서 뜨고 내리는 ‘플라잉 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포드의 호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이카루스, 이상, 라이트 형제, 헨리 포드로 이어지는 인류의 오랜 꿈을 래리 페이지(44) 알파벳 최고경영자(CEO)가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페이지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스타트업 ‘키티호크(Kitty Hawk)’는 지난 4월 말 ‘플라잉 카’ 플라이어(Flyer)를 공개했다. 플라이어가 호수 위를 경쾌하게 날다가 사뿐히 수직 이착륙하는 유튜브 동영상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류의 노력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이제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1인용 ‘비행 자동차’ 연말 미국서 판매

키티호크가 공개한 플라이어는 전기로 작동하는 1인승 비행 자동차다.

100㎏의 기체 밑바닥에 8개의 로터가 달려 있고 해시태그 모양의 파이프 구조가 보호 그물로 덮여 있다. 한 쌍의 짧은 폰툰(물에 뜨는 상자형의 구조물)을 이용해 수면 위 4.5m를 비행하며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다. 탑승자는 그물 위 시트에 앉아 몸을 앞으로 기울여  자전거 핸들처럼 생긴 ‘U’ 자 모양의 핸들 바를 조작한다. 마치 비디오 게임의 조이스틱과 조종 방식이 비슷하다.

플라이어는 초경량 항공기로 분류돼, 레크리에이션 목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비행할 수 있다. 아직은 안전을 위해 물 위에서만 비행이 허용된다.

키티호크는 “플라이어는 최고 40㎞ 속도로 비행할 수 있고, 현행법상 비행을 위해 따로 조종 면허를 획득할 필요는 없다. 조종법이 쉬워 빠르게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키티호크는 기체 등의 보완 작업을 거쳐 올해 말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회원(3년 100달러)이 되면 우선 구매할 권리를 주고 2000달러를 할인해 줄 계획라고 밝혔으나 정확한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초경량 비행기 개발 벤처 기업인 키티호크는 2015년 창업됐다. 페이지가 사재 1억달러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티호크란 이름은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지명에서 따왔다. 구글 자율주행차 사업부에서 일하다 온라인 러닝 플랫폼인 우다시티를 창업한 세바스찬 스룬(Sebastian Thrun)이 CEO를 맡고 있다.

페이지는 키티호크 외에 2010년 ‘지(Zee)’라는 스타트 기업을 창업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지’는 ‘A에서 B로 이동하는 더 나은 제품을 디자인하고 만들고 테스트하는 기업’이라고 설립 목적만 공개했고 세부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타고난 컴퓨터 천재… 갑상선병 투병 중

래리 페이지는 스물세 살 되던 1996년 구글 알고리즘의 기초인 페이지 링크를 창안, 거대 디지털 제국으로 성장한 구글의 오늘을 있게 한 주인공이다.

그는 1973년 미국 미시간주 이스트랜싱에서 칼 빅터 페이지와 글로리아 페이지 사이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컴퓨터의 선구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미시간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였고 유대인인 어머니도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가르쳤다.

“컴퓨터, 과학 기술 잡지가 가득한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회고할 정도로 컴퓨터 유전자(DNA)를 타고났고,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분위기에서 자랐다.

여섯 살 때부터 컴퓨터를 가지고 놀면서 색소폰과 작곡을 배웠고 미시간대(학사), 스탠퍼드대(석사)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도 이때 생겼다.

스탠퍼드 석사과정 시절, 월드와이드 웹(WWW)의 수학적 특성을 연구하다가 월드와이드 웹의 링크 구조가 하나의 거대한 그래프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한 일화는 유명하다.

1998년 스탠퍼드 동창인 세르게이 브린과 함께 구글을 창업, ‘구골(10의 100제곱)’이란 도메인을 개설하면서 성공 시대를 열었다. 두 차례(1998~2001, 2011~2015) 구글 CEO를 지냈으며, 2015년부터 구글의 지주 회사인 알파벳 CEO를 맡아 신사업 투자와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구글 주식 16%를 보유한 그의 개인 자산은 407억달러(2017년 3월 현재)로 추정된다. ‘포천’ 갑부 순위 12위에 올라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고급 주택가인 팔로알토에서 건축가가 설계한 836m2(252평)짜리 호화 주택에 살고 있으며 대형 요트를 소유하고 있다.

“니콜라 테슬라는 전기를 만든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인간이 쓸 수 있도록 노력했다. 창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창조와 혁신에 더해 그것을 사람들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페이지는 ‘전기의 아버지’ ‘비운의 발명왕’으로 불리는 니콜라 테슬라(1856~1943)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는다. 전기를 발명하고도 독점 기업의 횡포 때문에 빈털터리로 살다가 비참하게 죽은 테슬라와 달리, 페이지는 혁신과 사업에서 엄청난 성공을 구가하고 있다. 또 거듭된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 노력으로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1999년에는 그가 오른쪽 성대 마비 증세로 투병 중이란 사실이 공개됐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은데, 페이지가 14살부터 성대 마비 증상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 림프구성 갑상샘염, 흔히 하시모토병으로 알려진 병을 앓고 있다는 말도 있다. 페이지는 이 질병 퇴치를 위해 2000만달러 이상을 병원과 연구기관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4년 ‘포천’ 선정 ‘올해의 기업인’ 2015년 ‘포브스’ 선정 ‘직원들이 뽑은 가장 인기 있는 미국의 CEO’로 선정됐다. 2007년 버진그룹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 소유의 캐리비언 섬에서 루신다 사우스워스와 결혼,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키티호크가 선보인 수직 이착륙 비행기. <사진 : 블룸버그>

plus point

초경량 전기 수직 이착륙 비행기 개발 붐

키티호크가 선보인 초경량 수직 이착륙 비행기(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 plane)는 독일의 릴리움 에비에이션(Lilium Aviation), 에어버스, 우버 등도 개발하고 있다. 릴리움 에비에이션은 최대 300㎞ 속도로 나는 2인승 전기비행기 개발에 성공했고, 5인승 비행 택시를 개발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실리콘밸리에 벤처 기업을 설립, 자율비행이 가능한 소형 전기비행기 개발 프로젝트인 ‘바하나 프로젝트(Project Vahana)’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공유 기업인 우버도 미국 댈러스와 중동의 두바이에서 시범 운행을 거쳐 2020년부터 비행 택시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방성수 조선비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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