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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호무역 정책,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 안돼 韓 교역국 다변화하고 관세인하 등 선제조치 필요”
  > 2017년03월 192호 > 위클리비즈 인사이트
트럼프노믹스 영향과 대책
“미국 보호무역 정책,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 안돼 韓 교역국 다변화하고 관세인하 등 선제조치 필요”
기사입력 2017.03.20 16:45


마틴 아이헨바움 미국 노스웨스턴대 국제경제연구소장(왼쪽)과 마이클 페티스 중국 베이징대 광화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TV조선 국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C영상미디어 염동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을 이해하는 방식은 이발소에 가서 돈을 내고 머리를 자르면 (돈을 냈기 때문에) 무조건 손해를 보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무역 전쟁은 ‘제로섬(zero-sum)’이 아닌 ‘마이너스섬’ 게임이다. 승자가 있을 수 없다.” (마틴 아이헨바움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보호주의로 미국이 이득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무역 흑자국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마이클 페티스 중국 베이징대 광화(光華)경영대학원 교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외교와 산업, 복지 등 주요 정책 추진 방향에 있어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가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을 펼친다는 것을 의심하는 견해는 접하기 어렵다.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쌍둥이 적자 우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TV조선 국제포럼’에 참가한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정책 추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미국이 중국과 한국 등 주요 교역국과 ‘무역 전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최대 피해국이 될 것이라는 점에도 이견이 없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국제경제연구소장인 마틴 아이헨바움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고, 미국 노동시장은 물가상승 없이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완전고용’에 근접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무역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내에서 생산성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적어 해외(교역과 일자리 등)에서 개선 여지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이헨바움 교수는 시카고와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자문을 겸하고 있는 거시경제 전문가다. 그는 “미국의 보호무역 움직임은 중국 등 주요 교역 국가의 보복 조치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움직임이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재정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가 동시에 큰 폭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반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세계적인 생산성 감소 현상은 고령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미국의 경우 이민자들 덕분에 경제가 활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민이 미국을 강하게 만들었는데 트럼프 정권에서 달라질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아이헨바움 교수에 이어 강연에 나선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경제학자가 할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무역 전쟁에서 모두가 패자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대공황 시기인 1930년대에 모든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일반관세(General Tariff)를 도입한 영국이 1920년대보다 경제 상황이 오히려 나아진 것을 예로 들었다.

페티스 교수는 지난해 블룸버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선정(33위)된 중국 경제 전문가다. 한때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신흥국 채권 담당 이사로 일했다.

페티스 교수는 중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정부 자료를 봐도 국내총생산(GDP)의 260~270%에 이르는 심각한 부채 문제”를 이유로 “중국 경제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경제에서 부채보다 더 큰 문제는 성장률”이라며 “경제성장률이 7~8%로 유지돼야 GDP 대비 부채 비율을 40% 정도로 유지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헨바움 교수와 페티스 교수 모두 무역 전쟁의 여파를 가늠하며 멕시코의 예를 들었다. 멕시코는 중국과 독일, 일본에 이은 미국의 네 번째 교역 상대다.

아이헨바움 교수는 보복 관세 부과 경고 등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오히려 멕시코의 대미 수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페티스 교수는 그러나 대규모 자본 유출 등 멕시코 경제에 부작용이 더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아이헨바움 교수는 “교역 국가를 다변화하고 관세를 낮추는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페티스 교수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저축률이 지나치게 높아 투자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저축률보다 GDP 대비 가구 소득이 지나치게 낮은 것이 더 문제”라며 “소득분배의 왜곡을 줄여 경제가 활기를 찾도록 투자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마틴 아이헨바움
미네소타대 경제학 박사, 노스웨스턴대 국제경제연구소장, 시카고·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자문

▒ 마이클 페티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베어스턴스 신흥국 채권담당 이사, 중국 베이징대 광화(光華)경영대학원 교수


plus point

트럼프·시진핑 내달 정상회담 무역수지·북핵 문제 다룰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6~7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라라고 리조트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양국 간의 무역수지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관계는 역대 어느 정권 때보다 냉랭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중국에 대해 미국의 거대한 무역 적자와 일자리 감소 문제의 원흉이라고 비판하며 무역 전쟁을 예고했다. 당선인 시절에는 시진핑 주석 대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먼저 통화를 하는 등 중국이 외교의 근간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뒤흔드는 행보를 보여 중국의 반발을 불렀다. 그는 지난달 10일에야 시 주석과 처음으로 통화를 하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마라라고 리조트로 초대하는 것은 “양국 간 핫이슈인 경제와 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달아오른 정상회담의 열기를 다소간 식히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4월 미·중 정상회담 개최 보도에 대해 “양국은 정상 및 각료급 교류를 위해 지속해서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와 관련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기사: 이용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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