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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성장하는 인공지능 가족과 함께하는 로봇시대 연다
  > 2016년03월 142호 > 연중기획
중국 가정용 로봇업체 로키드 댄 웡 CEO
아이처럼 성장하는 인공지능 가족과 함께하는 로봇시대 연다
기사입력 2016.03.25 23:38


댄 웡 로키드 대표이사(CEO)는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한 가정용 로봇 산업은 이제 막 태동기를 맞았다”며 “로키드는 이 시장을 개척하는 선구자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사진 : 테크노드>

“가정용 로봇은 로봇 중에서도 진입 장벽이 대단히 높은 분야입니다. 가정용 로봇은 산업용 로봇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아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거든요. 10가지 기술 가운데 8가지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한두 가지 기술에서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는 바로 돌아섭니다. 그만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로키드(ROKID)는 2014년 7월에 출범한 신생 로봇 회사다. 주력 제품은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가정용 로봇. 로봇(Robot)과 아이(Kid)라는 두 단어를 합친 ‘로키드’가 회사 이름이면서 이들이 만드는 로봇의 이름이다.

로키드의 겉모습은 전혀 아이 같지 않다. 미인의 얼굴을 추상적으로 나타낸 세련된 두상(頭像) 작품 같다. 일반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처럼 귀여운 표정을 짓지도 않는다. 말을 걸면 매끈한 수정구 같은 화면에 빛만 일렁인다. 이 로봇을 ‘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가족 구성원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학습 능력 때문이다.

아직 시판조차 되지 않은 이 로봇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및 전자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홈 오디오/비디오 및 액세서리 부문 혁신상(CES Innovation Awards Honoree)을 받았다.

로키드 대표이사(CEO)인 댄 웡(Dan Wong, 54)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났다. 그는 “앞으로 2년 정도는 AI를 활용한 로봇, 그 중에서도 특히 가정용 로봇의 태동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그 태동기를 이끄는 개척자 가운데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로키드는 중국어와 영어 버전을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은 뉴욕 타임스 스퀘어의 대형 전광판을 장식한 로키드의 모습. <사진 : 로키드>

회사를 소개한다면.
“나는 어릴 때부터 로봇이 등장하는 만화와 영화를 보며 자란 ‘로봇 키즈’입니다. 늘 우리 집에도 로봇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죠. 그렇게 로봇을 꿈꾸던 사람들이 모여 세운 회사가 로키드입니다. 회사를 세운 사람은 더는 아이가 아니지만, 로봇과 함께 즐겁게 성장해 나가는 기업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입니다.”

로키드 로봇은 어떤 제품인가요.
“단순한 장난감 같은 로봇이 아닙니다. 집에 들여놓는 순간부터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기 시작하는 ‘아이’와 같은 존재죠. 사용자가 사용할수록 로봇은 가족에 대해 더 알아가면서 진화하고 발전합니다.”

로키드의 핵심 기술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가진 핵심 기술 중 한 가지가 ‘성문(voice print, 聲門)’ 인식 기능입니다. 사람의 손가락에 지문이 있듯, 목소리에도 서로 다른 자신만의 무늬가 있습니다. 그 무늬를 인식해 누가 누구인지 구별해 내는 겁니다. 사실 개인용 기기라면 이 기능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 구성원이 함께 이용하는 기기라면 이야기가 다르죠. 한 가정에 로봇이 한 대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내 일정 좀 알려줘’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인지, 아내인지, 아니면 아이 중 한 명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로키드는 성문 인식을 통해 가족 구성원을 곧바로 구별할 수 있죠.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이 똑같은 질문을 던질 때 저마다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는 겁니다.”

그 뒤로는 어떻게 발전해 나가나요.
“가족 구성원의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면서 점차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정확하게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느 날 저녁 일곱 시에 ‘재즈 음악 좀 들려줘’라고 말한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로키드가 음악을 들려주겠죠?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록 음악 좀 들려줘’라고 합니다. 낮에 ‘댄스 음악을 들려줘’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여러 날 축적해 나가면 로키드가 내 취향을 파악하는 겁니다. 저녁 때 ‘음악 좀 들려줘’라고 하면 재즈를, 낮에 말하면 댄스곡을 들려주겠죠. 그래서 이 로봇을 ‘아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냥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스마트 기기가 아니라, 내 취향을 알고 나를 돕는 친구이자 가족이 됩니다. 그 발전 과정을 온 가족이 공유할 수 있죠.”

온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로봇이 각자의 사생활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그게 바로 핵심입니다. 성문인식 기능 덕분에 개개인의 정보를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거죠. 사춘기 자녀가 부모 몰래 만나는 이성 친구 이야기를 로키드에게 털어놓았다고 합시다. 그 이야기는 그 자녀의 목소리를 들을 때만 활성화됩니다. 아버지가 물어볼 땐 대답하지 않죠.”

음성 외에 다른 인식 기능은.
“로키드에 탑재한 카메라는 사람의 눈처럼 얼굴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이 카메라 가시거리에 들어오면 목소리를 듣지 않고도 각 사람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도 성문인식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굳이 ‘안녕’ 하고 소리 내 인사하지 않더라도 집에 가족이 들어왔는지, 외부 사람이 왔는지를 알아차리는 겁니다.”

움직일 수 없는 로봇이라는 점이 독특한데요.
“가정용 로봇이 갖는 일반적인 이미지가 있죠. 가사 활동을 돕고, 가족과 대화를 할 수 있다거나. 그런데 그런 기능이 정말 필요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 로봇은 어렵죠. 예를 들어 ‘차(茶) 한 잔 줘’라고 명령할 때를 상상해보죠. 로봇이 차를 우려내기 위해 부엌으로 가면서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를 잘 피할 수 있을까요? 내가 원하는 차가 어떤 차인지 쉽게 알 수 있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물 온도를 알아내기 쉬울까요? 그 정도로 소소한 취향을 일일이 가르치려면 너무나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냥, 직접 하기 쉬운 간단한 일은 인간이 하면 됩니다. 그보다 로봇이라서 잘할 수 있는 걸 해야죠. 굳이 가정용 로봇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봤습니다.”



로키드는 360도에서 소리를 인식하고 내보낼 수 있는 고성능 오디오 기능을 갖췄다. <사진 : 로키드>

대화 방식은 다른 로봇과 어떻게 다른지요.
“시리(Siri) 등의 인공지능(AI)도 최근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한계가 분명합니다. 설정된 시나리오대로 말하지 않으면 명령어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결국 그 명령어를 외우는 것이 사람 몫이 되는 거죠. 가뜩이나 피곤한 세상에, 집에서 쓰는 로봇을 위해 명령어까지 외워야 한다면 얼마나 피곤한가요. 그보다 로봇이 인간의 언어생활과 음성정보를 기억하도록 하는 편이 수월할 겁니다. 로키드는 가정에 보급되기 전 다양한 형태의 문장과 단어를 학습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만난 뒤에는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합니다. 지금 회사 연구진이 다양한 어투와 단어를 입력하면서 로키드를 교육하고 있죠. 소비자가 참여해서 로키드에게 말을 걸어보고 모르는 말은 가르치는 행사도 병행하고 있죠.”

어떤 언어로 출시되는지.
“먼저 중국에서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중국어를 학습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영어판이 될 겁니다.”

성조가 다양한 중국어를 인식하는 것이 로봇에게 어려울 것 같은데.
“그 반대입니다. 오히려 중국어처럼 성조가 분명한 언어가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억양에 따라 의미가 확실히 다르니까요. 반대로 한국어를 익히게 하는 건 훨씬 어려울 겁니다. 억양이 문장의 뜻을 바꾸지 않으니까요.”

일반 개인 기기의 가상 개인비서(VPA Virtual Personal Assistants)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집에서만큼은 가족이 소통하게 하는 것이 가정용 로봇의 목표입니다. 디지털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와 아내, 두 아이가 저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쥐고 삽니다. 가족끼리 서로 대화하지 않고 저마다 기기만 들여다보죠. 그 문화를 바꾸고 싶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각자의 스마트폰은 내려놓고 온 가족이 거실에 나와 로키드와 함께 대화하는 단란한 가정을 만드는 겁니다.”

5년, 10년 뒤 가정용 로봇 산업은 어떻게 발전할까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겁니다. 5년, 10년을 말하기엔 변화가 너무나 빨리 일어납니다. 수많은 정보기술(IT) 기업이 AI를 활용한 가정용 로봇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각자 내세우는 기술, 형태도 다르죠. 기술력 탄탄한 스타트업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형 IT업체도 대응에 나섰죠. 구글만 해도 이미 8곳의 로봇 회사를 인수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2년 정도는 AI를 활용한 로봇, 그 중에서도 특히 가정용 로봇의 태동기가 될 거라고 봅니다. 우리가 그 태동기를 이끄는 개척자 가운데 한 곳이기를 바라죠.”

왜 지금 가정용 로봇이 주목받는 건가요.
“이미 산업용 로봇은 상용화됐죠. 그러나 가정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진입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공장에서 쓰는 로봇이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을 부정확함이 가정으로 들어오면 엄청난 문제가 됩니다. 가정용 로봇의 정확도는 일반 로봇보다 훨씬 더 높고 정교해야 합니다. 10가지 기술 가운데 8가지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한두 가지 기술에서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는 바로 돌아섭니다. 그리고 가정이란 로봇에게 대단히 복잡한 공간입니다. 매일 드나드는 가족 구성원이 있고, 잠깐 집을 방문하는 친구도 있죠. 애완동물도 인식해야 하죠. 택배 기사와 도둑을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그렇기에 가정용 로봇에는 어떤 분야보다 정교한 인식 기능이 필요한 겁니다.”

타깃 고객층은.
“로키드는 단순히 로봇이라기보다 최고급 음질을 구현하는 오디오 기기이자 세련된 조명 기구이기도 합니다. 가격은 조금 높더라도 고품질로 승부하는 하이엔드 제품이 될 겁니다.”

언제쯤 정식으로 출시하나요.
“더 원활한 언어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말을 교육해 나가는 단계입니다. 아직 특정한 시점을 말하기엔 이르지만,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 댄 웡
미국 스탠퍼드대 전자공학과, 동 대학원 재료과학 석사, 하버드대 MBA, 실리콘밸리 스타트업(Excite@Home, Openwave), 중국 최대 모바일 광고 회사 매드하우스 최고업무집행책임자(COO), 삼성전자 중국지사 미디어 솔루션 센터 부사장 역임, 현 로키드 CEO.

기사: 윤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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