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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에 물류·외식 결합한 알리바바 신유통 신선식품, 원산지에서 직구… 온라인 결제만 가능
  > 2017년08월 213호 > 글로벌
[오광진의 중국 기업 열전 6] 허마셴성
온·오프라인에 물류·외식 결합한 알리바바 신유통 신선식품, 원산지에서 직구… 온라인 결제만 가능
기사입력 2017.08.14 16:22


허마셴성 개장 당시 매장을 방문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대게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알리바바>

베이징 동쪽 4환(環)과 5환 도로 사이 차오양(朝陽)로에 있는 5층짜리 빌딩. 7월 9일 찾은 이곳에 ‘허마셴성(盒馬鲜生) 회원점’과 ‘사무실 임대 중’이라는 광고판 2개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2층 이상은 대부분 텅 비어 어둑하다. 경비원은 일본계 백화점 화탕(華堂)이 철수한 뒤 오피스텔로 개조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하 1층은 밝은 조명과 많은 사람들로 활력이 넘쳤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신유통 실험장으로 키우고 있는 허마셴성 베이징 1호점 스리바오(十里堡)점으로 올 6월 문을 열었다.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회비는 없다. 허마셴성 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된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로만 결제가 이뤄진다. 현금이나 카드는 받지 않는다. 수산물과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이 대부분인데 3㎞ 이내 최장 30분 이내 무료 배송을 내세운다.


3개 도시에 13개 점포 운영

알리바바의 최대 경쟁사인 징둥(京東)에서 물류를 책임졌던 호우이(侯毅)가 2015년 3월 창업한 허마셴성은 2016년 1월 상하이 푸둥(浦東)에 첫 매장 진차오(金橋)점을 연 지 두 달 뒤인 3월 알리바바로부터 1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면서 알리바바 생태계에 진입했다. 중국 언론은 알리바바의 ‘새 아들’이라고 표현한다. ‘알리바바와 관련 있다’고만 언급해온 ‘둘의 관계’가 공식 확인된 건 올 7월 호우이 최고경영자(CEO) 안내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 회장과 장융(張勇) CEO가 상하이 진차오점에 들르면서다.

마윈의 등장 직후 허마셴성 고객센터에 1000통 이상의 전화가 걸려와 회원 가입을 문의했다고 한다. 중국 언론들의 보도 역시 잇따르는 등 ‘마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허마셴성은 현재까지 상하이·베이징·닝보(寧波) 등 3개 도시에 13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마 회장은 2016년 10월 “순수한 전자상거래 시대는 곧 끝날 것이다. 10~20년 내에 전자상거래라는 말은 없어지고 신유통이라는 말이 대신할 것이다”라며 신유통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마 회장은 신유통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물류를 모두 합친 개념으로 정의한다. 중국 언론들은 허마셴성을 마 회장이 주창한 신유통 ‘1호 프로젝트’로 꼽는다.

매장 곳곳엔 식탁이 있다. 수산물 코너에서 고른 해산물의 조리를 주문하기 위해 긴 줄이 형성된 게 눈에 들어왔다. 수퍼마켓과 외식 문화를 결합한 것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중국의 일반 수퍼마켓이나 할인점에선 보기 힘든 풍경이다. 할인점 인근에 식당이 많지만 매장에서 고른 식재료로 직접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은 허마셴성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는 식사하러 오는 고객들로 식탁이 모자랄 정도다. 현장에서 고른 소고기로 스테이크를 주문할 수 있는 소고기바(Bar)가 마무리 인테리어를 진행 중이었다. 스마트폰으로 미국 보스턴 바닷가재와 러시아 왕게 사진을 찍는 아이들의 모습도 적지 않다. 단순 쇼핑몰보다는 놀이 장소처럼 보였다. ‘고객은 체험을 소비한다(마윈)’는 시각에서 접근한 것이다. 20~30대 젊은층이 많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온 가족단위 고객도 눈에 띄었다.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고객의 최대 걸림돌이 품질에 대한 불신인 것을 간파한 접근이기도 하다. 직접 와서 한 번 맛본 고객은 다시 매장에 오지 않고도 걱정 없이 주문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객은 허마셴성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판매 상품은 생선에서부터 회·초밥·고기와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이 대부분이다. 중국의 신선식품 시장 규모는 1조위안(약 165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는 채 3%가 되지 않는다. 발전 공간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2012년부터 본격화한 신선식품 전자상거래는 매년 5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4000여 개의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업체 가운데 순이익을 내는 곳은 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도산하는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업체가 적지 않다. 하지만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허마셴성은 점포 앞 도로가 주말마다 교통 정체를 빚을 만큼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영업 개시 반년이 넘은 점포 대부분이 이익을 내고 있다.



허마셴성의 신선식품 코너. <사진 : 알리바바>

3㎞, 30분 이내 신선식품 무료 배송

매장에는 한 손에 POS(판매시점 정보관리)기를, 다른 한 손엔 바구니를 든 직원들이 바삐 오간다. 아이스크림을 POS기에 긁은 뒤 바구니에 담고 있는 직원은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배송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천장에는 궤도를 따라 파란색 바구니가 움직인다. 바구니에 담긴 물건은 포장을 거쳐 주문 후 늦어도 30분 이내 배송을 마친다. 매장 반경 3㎞까지만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이 너무 먼 일부 고객은 매장에서 3㎞ 되는 지점에서 택배원과 만나 물건을 건네받기도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마셴성 점포가 ‘물류 창고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무료 택배 서비스다. 매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여는데, 앱을 통한 주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할 수 있다. 상하이에선 한 숙소에서 아침에 조찬용 빵과 요구르트·물 등을 주문한 사례도 보고 되고 있다.

허마셴성은 해외에서 공수해온 해산물과 새벽에 배송된 채소 등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7월 베이징 2호점 개장 첫날, 한 마리 588위안(약 9만7000원)짜리 러시아 왕게가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육류도 호주와 뉴질랜드산 소고기 등 수입산이 많다. 일본·칠레·페루·멕시코·아르헨티나·영국·덴마크·이탈리아·필리핀·태국·한국 등지의 신선식품이 진열돼 있다. 불닭·볶음면 등 한국과 일본의 인스턴트 식품도 눈에 띈다. 알리바바의 B2C(소비자 대상 기업) 쇼핑몰인 티엔마오(天猫)와 손잡고 원산지에서 직접 공동구매해 가격 단가를 낮췄다. 중간 유통상을 거치지 않아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수경 재배하는 배추 등도 눈길을 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콩나물 같은 일반 채소류는 매일 포장지 색상을 바꾼다. 전날 저녁 수확한 것을 새벽에 배송해와, 그날 문 닫는 시간까지 안 팔린 제품은 다시 내놓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진짜 신선식품만 판다’는 ‘신뢰’를 팔고 있는 것이다. 기자와 동행한 허마셴성 직원 총샤오멍(崇晓萌)은 “사실 남는 제품이 거의 없다”며 가격표를 가리켰다. 평균 1~2위안(약 165~330원) 수준으로 높지 않았다. 앱으로 주문하는 것과 가격 차이가 없다. 입점 업체로부터 입점비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 포장지에 표시된 채소 무게는 대부분 480g를 넘지 않는다. 무게 단위로 채소나 과일을 파는 일반 수퍼마켓과는 달리 포장 기준으로 판다. 무게를 재기 위해 줄을 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자체 브랜드 제품도 있다. 이른바 PB(자체 제작 브랜드) 상품으로, 흰쌀 등이 있다. 상하이에 연구개발센터를 두고 있어 상하이 매장에 PB상품이 비교적 많다.

장융 알리바바 CEO는 허마셴성을 둘러본 뒤 “미래의 신유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빈틈 없이 결합되면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허마셴성은 이 과정의 주요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 진열대에는 상품을 많이 쌓아 놓지 않고 있었다. 주문이 이뤄지는 대로 어느 상품이 빨리 소진되는지를 수시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제품이 잘 팔려 바닥이 날 것 같으면 곧바로 자동으로 이를 알려 수시로 진열대를 채운다. 고객이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해당 상품의 이력을 확인할 수도 있다.


회원 개개인 구매 취향 빅데이터로 분석

제품 결제를 100% 온라인으로만 하는 것도 허마셴성의 특징이다. 허마셴성 앱을 깔지 않거나 알리페이가 없으면 결제할 수 없다. 덕분에 회사 측으로선 회원 개개인의 구매 취향을 분석하는 빅데이터를 갖출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할 만한 신제품이나 자주 찾는 제품의 할인 소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매장 내 제품의 결제를 매장 곳곳에 설치된 계산대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출구에 있는 계산대에 줄을 서서 계산할 필요가 없도록 한 것이다. 스스로 포장지의 QR코드를 긁어 결제하는 셀프계산대도 준비돼 있다. 하지만 현금이나 카드 받는 것을 거부하는 게 일부 고객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정부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위안화 관리 조례 총칙 제3조에 어떤 기관이나 개인도 위안화를 거부할 수 없다고 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 900여 명 중 절반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같은 엔지니어라는 사실은 허마셴성이 단순 유통 회사가 아님을 엿보게 한다.

허마셴성은 중국에서 최대 온라인 쇼핑몰을 키운 알리바바가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투자해 새로운 유통 모델을 탐색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6일 티엔마오는 베이징에서 허마셴성을 비롯 쑤닝윈상(蘇寧雲商)·인타이상예(銀泰商業)·이궈성셴(易果生鲜) 등과 손잡고 베이징 소비자를 상대로 ‘3㎞ 이상적인 생활 구역’ 계획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허마셴성 직원이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POS기로 확인하고 있다. <사진 : 알리바바>

알리바바, 무인편의점도 개장

허마셴성에서 실험 중인 3㎞, 30분 이내 배송 시스템을 알리바바가 투자한 다른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과도 함께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알리바바는 식품뿐 아니라 베이징 내 수백 개 약국을 연계해 1시간 내 약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무인편의점 개장도 서두르고 있다. 알리바바의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 입점 상인들이 7월 오프라인에서 혁신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조물절(造物節) 행사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 타오(淘)카페가 대표적이다.

마윈 회장은 허마셴성이나 타오카페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오프라인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다른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확산시킬 신유통 모델을 탐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알리바바는 천하에 하기 어려운 사업을 없게 하는 인프라 구축을 회사의 사명감으로 내세운다.

한국의 CJ를 비롯, 미국의 월마트와 프랑스 카르푸 등 외자계 유통 업체 관계자들이 잇따라 허마셴성 점포에 들러 새로운 유통 모델을 체험했다.


plus point

interview 호우이(侯毅) 허마셴성 CEO
“매장별 현지 식문화 고려해 신선식품 공급”

“연말이면 허마셴성(盒馬鲜生)의 1㎡당 평균 매출이 10만위안(약 1650만원)에 이를 것으로 봅니다.”

‘이코노미조선’과 인터뷰한 허마셴성의 창업자 호우이(侯毅) 최고경영자(CEO)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2016년 허마셴성 1호점인 진차오점의 1㎡당 매출은 5만6000위안(약 924만원)으로 전통적인 수퍼마켓 평균(1만5000위안)의 세 배를 웃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품질에 신뢰를 갖게 된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덕분이라는 게 호우이 CEO의 설명이다. 그는 “허마셴성의 고객 주문은 현재 50% 이상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1호점인 상하이 진차오점의 경우 그 비율이 70%에 이른다”고 말했다. 향후엔 스마트폰 앱을 통한 주문이 오프라인 현장에서 직접 주문하는 것의 10배에 이를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호우이 CEO는 “허마셴성 앱을 사용하는 회원의 35%가 주문하고, 회원당 월평균 4.5차례 주문을 낸다”고 말했다. 앱 사용자 주문 비율 35%는 전통적인 온라인쇼핑몰의 10~15배 수준이다.

호우이 CEO는 좋은 성적의 비결을 빠른 배송을 통한 고객 만족과 다른 데서 겪기 힘든 소비 체험을 제공한 데서 찾았다. 그는 “베이징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가장 빨리 배송하는 경우도 3시간 정도”라며 “허마셴성의 30분 배송은 언제, 어느 지역의 고객에게도 만족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상하이·닝보·베이징 등 지역 매장별로 현지 식문화 차이를 감안해 신선식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허마셴성 고객 가운데 65%가 25~35세의 기혼여성으로 좋은 품질과 더 좋은 쇼핑 체험을 원한다”고 말했다. 가격에 비교적 민감한 45세 이상 고객이 60%를 차지하는 전통적인 수퍼마켓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신선식품, 수퍼마켓과 외식, 전자상거래, 물류 배송 등의 업태를 혼합한 것은 중국에서 처음이다. 호우이 CEO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알리바바가 신유통 개념을 내놓은 이후 시장에서 사람과 물건과 매장을 새롭게 조정한 가장 좋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가 염두에 두는 타깃 고객은 세 부류다. “저녁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는 고객, 가벼운 식사를 위해 가까운 편의점이나 식당을 찾는 직장인,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쇼핑하는 고객을 위해 중점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10월 선전(深圳)에도 점포를 개장하지만 허마셴성의 목표는 대량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게 아니다. 호우이 CEO는 “신유통 영역에서의 기술과 운영 능력을 확보해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디지털 업그레이드의 길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유통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알리바바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허마셴성이 기여할 것”이라는 게 그의 기대다. 실제 알리바바는 2014년부터 중국 유통 업체 7곳에 지분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2O(온·오프라인 연결) 비즈니스 모델 탐색에 나섰다.

기사: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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