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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이름에서 담배 흔적 없애고 해외 사업 강화 새로운 방식의 전자담배로 시장 주도권 노려
  > 2017년03월 190호 > 글로벌
미국 담배회사 알트리아의 변신
회사이름에서 담배 흔적 없애고 해외 사업 강화 새로운 방식의 전자담배로 시장 주도권 노려
기사입력 2017.03.06 14:38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트리아 본사 내부. 벽면에 필립모리스USA 등 자회사가 표시돼 있다. <사진 : 알트리아 홈페이지>

알트리아는 미국을 대표하는 담배회사다. 세계 담배 시장 점유율 3%에 불과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압도적인 지위를 가진다. 유명 담배 브랜드 ‘말보로’를 알트리아가 생산하기 때문이다. 말보로 하나가 미국 내 담배 시장 점유율 44%를 차지한다. 판매량 2위부터 11위까지의 점유율을 합한 것보다 높다. 2016년 3분기(7~9월) 기준으로 알트리아의 매출액 중 86.2%가 담배 판매에서 나왔다. 무연담배 매출액은 9.5%, 와인은 3.4%다. 마이니치신문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알트리아는 코카콜라와 비교할 수 있는 거대 소비재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필립모리스 사명 변경해 이미지 개선

알트리아는 2003년 필립모리스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때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이름을 택한 것이다. ‘담배’라고 하면 소비자들이 떠올리는 나쁜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당시 알트리아는 담배와 관계없는 식품회사 크래프트푸드의 주식 84%를 보유하고 있기도 했다. 크래프트푸드 주식은 2007년 매각했다.

알트리아는 2008년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을 만들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로 분사하고 총괄본부를 스위스 로잔에 설치했다. 미국은 담배 규제가 강하고 소송 비용도 많이 들어 미국과 해외 사업을 나눠 리스크를 줄이려는 시도였다. 미국을 제외하고 말보로 담배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에서 판매된다. 현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의 담배회사다.

담배엔 나쁜 이미지가 항상 따라붙는다. 담배회사의 주식은 술·도박 회사 주식과 함께 ‘죄악주(Sin Stock)’라고 불린다. 그러나 담배는 이익률이 높고 회사의 매출과 이익은 높은 수준에서 안정돼 있다. 또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기 어려워해서 가격이 변하더라도 판매량이 잘 변하지 않는다. 역시 같은 이유에서 경기 변화도 판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담배회사 주식에 투자하면 성과가 좋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담배 주식 지수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309% 상승했다. MSCI 선진국 중대형주 지수의 같은 기간 상승률은 72%에 그쳤다.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 담배 판매량은 5조5000억개비(2750억갑)다. 선진국에선 매출이 잘 늘어나지 않고 있고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담배 소비는 줄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 매출이 늘고 있어 매출 기준으로는 지금도 성장하는 산업이다. 세계 담배의 65%가 아시아에서 소비된다. 특히 중국 판매량이 2조5000억개비로 가장 많고 러시아·미국·인도네시아·일본순이다.

세계 담배 시장은 소수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과점 상태다. 중국의 국영 담배회사인 국가연초전매국이 세계 점유율 44%를 차지한다. 이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BAT(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JT(일본담배산업), 임페리얼, 알트리아 순이다. 이 6개 회사가 세계 담배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한다. 담배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심이 높고 시장 점유율에 큰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알트리아의 연간 매출액은 254억달러(약 29조3600억원), 당기 순이익은 52억달러(약 6조100억원)다. 알트리아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많은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7년 연속 배당금을 늘렸다.

알트리아는 오랜 기간에 걸쳐 주식을 사들여 30% 미만의 지분율로 세계 2위 맥주회사 사브밀러의 대주주가 됐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사브밀러 주식 보유로 총 47억달러(약 5조4300억원)의 세전 이익을 얻었다. 알트리아 전체 이익 중 7분의 1 수준이다. 2016년 9월 말 사브밀러는 업계 최대 회사 AB인베브와 합병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알트리아는 AB인베브 주식 10% 이상을 가진 주주가 됐다.

맥주 업계는 담배 시장과 마찬가지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업종이다. 이번 합병으로 알트리아는 이득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합병에 따른 비용 때문에 2016년 이익은 당초 기대보다 적겠지만, 올해부터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전자담배 아이코스. <사진 : 블룸버그>

20억달러 들여 새 전자담배 개발

알트리아에 소송은 큰 리스크 요인이다. 1998년 5월, 알트리아를 포함한 미국 5대 담배회사와 연방정부·주정부는 매년 총 100억달러를 납부하고 광고를 제한하는 합의를 맺었다. 그 후에도 담배회사는 여러 소송에 휘말렸다. 하지만 합의 이후 2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자 소송비용은 상당히 감소했다. 알트리아가 최근 좋은 실적을 내는 이유다.

알트리아의 다른 리스크 요인은 담뱃세다. 연방정부의 담뱃세는 1갑당 1.1달러(약 1270원)로 변화가 없지만, 주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주정부가 담뱃세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담뱃세를 종전 0.87달러에서 2.87달러로 2달러(약 2300원) 인상하는 증세안이 가결됐다.

담배는 건강에 나쁘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알트리아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개발한 ‘아이코스(iQOS)’의 미국 판권을 갖고 있다. 아이코스는 종이로 말아 놓은 일반적인 형태의 담배와 전자담배의 하이브리드 상품이다. 말보로 브랜드로 나오는 전용 담배를 아이코스 전자 기기에 넣고 열을 가해 피우는 방식이다. 액상 니코틴을 사용하는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전용 기기를 통해 담배를 찌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연기가 아닌 수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타르 함량이 매우 적다. 개발하는 데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가 투입된 아이코스는 일본과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낮지만, 앞으로 시장을 크게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알트리아의 전략적 변화로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과 다시 한 회사로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다. 웰스파고의 보니 허족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안에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합병할 가능성은 70%쯤 된다”라고 분석했다. 당초 미국의 소송 부담, 엄격한 규제를 우려해 분사했지만 최근 미국보다 오히려 유럽의 규제가 더 강해졌다. 경쟁사 움직임도 변수다. 영국 BAT는 미국 2위 담배회사 레이놀즈 아메리칸을 지난 1월 인수했다.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 합병하면 선진국 시장에서 2위와 격차가 큰 거대 담배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기사: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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