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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품 불매 운동 전국적으로 확산 갈등 고조되며 美 기업 투자 줄줄이 철회
  > 2017년02월 187호 > 글로벌
‘트럼프 장벽’에 반격 나선 멕시코
미국 제품 불매 운동 전국적으로 확산 갈등 고조되며 美 기업 투자 줄줄이 철회
기사입력 2017.02.13 14:48


최근 멕시코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멕시코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2016년 8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합동회의에 참석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의 모습. <사진 : 블룸버그>

“디즈니랜드 대신 멕시코시티의 놀이공원 ‘라 페리아 차풀테펙(La Feria Chapultepec)’으로!”

“아디오스(안녕) 스타벅스, 아디오스 월마트, 아디오스 맥도널드, 아디오스 코카콜라!”

지난 1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 건설을 지시하는 행정 명령을 내린 이후 멕시코에서는 미국산(産)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다. 멕시코 국민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diosStarbucks, #AdiosWalmart, #AdiosMcDonalds, #AdiosCocacola, #AdiosProductosGringos(외국산 제품)’ 등의 해시 태그를 포함한 글을 올려 스타벅스·월마트·맥도널드·코카콜라·코스트코 등 미국산 제품·서비스 불매 운동을 전파하고 있다. 멕시코에 본사를 둔 국제 소비자 그룹 ‘알리안자 포 라 살룻 알리멘타리아’는 캠페인을 통해 멕시코 국민에게 지역 사업자들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멕시코 일각에서는 이른바 ‘트럼프 장벽’이 멕시코인들의 애국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멕시코인들은 저마다 SNS의 프로필 사진을 멕시코 국기로 바꾸고, “비바 멕시코!”란 외침과 함께 ‘안티 트럼프’ 내용을 담은 트윗을 퍼 나르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대변인, 외무 장관, 재무 장관과 정부 부처들도 트위터 계정에 멕시코 국기를 걸었다.



멕시코 식당 ‘폴로 펠리즈’는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 커넬 샌더스, 로널드 맥도널드가 장벽을 넘겨보는 사진과 함께 “장벽으로 인한 패자는 우리가 아니라 그들 아닌가?”라는 질문을 올렸다.

월마트·스타벅스·맥도널드 등 타격 예상

멕시코 통신업계의 대부호인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 아메리칸 모빌 회장은 니에토 대통령의 경제 개혁으로 자신이 일군 전화제국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기자회견을 열어, “니에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최근 평생을 살면서 보아온 것 중 가장 놀랄 만한 국가 통합의 모습을 보고 있다”며 멕시코 국민에게 미 행정부와 협상하고 있는 니에토 대통령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멕시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 ‘파파 구아파’는 자립 가능한 경제를 위해 미국산 재료 사용을 중단하고 메뉴를 멕시코산 중심으로 재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멕시코 전역에 불고 있는 반(反)트럼프 기조는 미국 기업들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에는 미국 식당·커피숍·상점 등이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다. 월마트의 멕시코 사업부는 멕시코 전역에 월마트 수퍼센터(대형 매장) 256곳과 매장 2379곳을 두고 있는데 미국 외 지역에서 최대 규모다. 스타벅스와 맥도널드는 500개 이상의 매장을 두고 있다. 멕시코인의 1인당 코카콜라 소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멕시코 식당 ‘폴로 펠리즈(Pollo Feliz)’는 페이스북에 트럼프 대통령과 커넬 샌더스 KFC 창업자, 맥도널드의 마스코트인 로널드 맥도널드가 장벽을 넘겨보는 사진과 함께 “장벽으로 인한 패자는 우리가 아니라 그들 아닌가?”라는 질문을 올렸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시위가 발생하면서 1월 지지율이 12%로 떨어진 니에토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재점화된 애국심을 기회로 삼았다. 그는 ‘국가 단결’을 선언하면서 “이것이 국가 안팎에서 우리의 전략과 행동의 초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국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산 제품·서비스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미 의존도 높은 자동차업계는 울상

멕시코 정부는 미국의 행보에 즉각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 취임 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행정명령,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그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니에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멕시코 정부는 국경장벽 비용을 지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멕시코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부과하는 20% 관세만으로도 장벽 건설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멕시코-미국 간 첫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의 국경관세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멕시코는 미국산 농축산품 수입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비용을 지급하지 못하겠다면 1월 31일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게 낫겠다고 하자, 니에토 대통령 또한 정상회담 불참 의사를 밝혀 회담이 취소됐다.

야당 지도자들뿐 아니라 대통령의 오랜 경쟁자인 좌파 대선 후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도 니에토 대통령의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16%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멕시코 정부와 국민의 강경한 대응에도 멕시코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미국 정상회담 취소 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때문에 냉장고 생산기업인 캐리어(Carrier)와 자동차기업 포드(Ford)가 멕시코 투자를 취소한 바 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대로 35%의 관세를 부과한다면 멕시코 내 공장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역대 최대 생산량·수출량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멕시코 자동차산업도 트럼프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멕시코 자동차 생산량은 2009년 세계 경제 침체로 하락한 후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988년 통계치 집계 이래 가장 많은 346만5615대의 생산량을 기록했는데도 멕시코 자동차 업계는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향후 미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미국의 대멕시코 자동차산업에 대한 투자와 수출량 등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생산된 차량의 약 80%를 수출하고 있으며 수출물량의 80%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이용해 무관세로 미국, 캐나다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대미 자동차 수출 비중은 2015년 72.2%에서 2016년 77.1%로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 내 경제 전문가들은 “NAFTA가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멕시코가 FTA를 체결한 나라는 미국을 제외하고도 40개국 이상”이라며 “관세·물류비용·문화적 차이 등 어려운 점들이 많지만 이를 극복하고 신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백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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