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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수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韓商 4인방 만카페·카라카라·해지촌·웨스트엘리베이터 돌풍
  > 2017년01월 185호 > 글로벌
China
중국 내수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韓商 4인방 만카페·카라카라·해지촌·웨스트엘리베이터 돌풍
기사입력 2017.01.22 22:14

중국에서 창업 열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만4000여개 기업이 새로 생겨났다. 기업 가치 10억달러가 넘는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Unicorn)수도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2016년 9월 초 내놓은 글로벌 유니콘 현황에 따르면 총 21개국 174개 유니콘 가운데 중국 기업이 33개로 5분의 1 정도를 차지했다. 상위 10대 유니콘 가운데 중국 기업은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등 4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중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대부분 토종기업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창업해 작지만 강한 기업을 일궈가는 한국 기업인들도 있다. 창업 6년 만에 160여개 커피 전문점을 직영하고 있는 만(漫)카페의 신자상(66) 회장, 2006년 외자기업으론 처음 화장품 로드숍을 시작해 180여개로 체인점을 확대한 카라카라의 이춘우(55) 사장, 칭다오를 시작으로 10여년 만에 100여개 도시의 수퍼마켓 등 3000여 점포에 K푸드 유통망을 구축한 식품유통업체 해지촌의 곽동민(49) 사장, 중국 기업과 합작한 엘리베이터 제조업체를 2015년 중국 정부 지정 명품 브랜드로 지정받을 만큼 키운 웨스트엘리베이터의 권호철(59)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아직은 성공 기업이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중국에 처음 진출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메시지 정도를 줄 뿐이다”(권호철 회장)고 말한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SK 등 한국의 간판 대기업들도 고전하는 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이들 기업의 경영을 들여다봤다.

중국을 누비는 이들 작지만 강한 한상(韓商)의 경영은 ‘3C’를 축으로 한다. 고객(Customer)·비용(Cost)·신뢰(Confidence)가 그것이다. 이들은 △기존 업체와 차별화된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높은 가성비(價性比) 수요를 겨냥한 저비용 고품질 원칙을 지키고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신뢰를 파는 전략을 중시해왔다.



후베이성 우한에 스타벅스와 나란히 있는 만카페. 고객 차별화로 경쟁 업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신자상 만카페 회장의 설명이다. <사진 : 만카페>

성공비결 1 선발 업체와 고객 차별화
지방에 공들이고 도심 한적한 곳에 입지

카라카라는 지난해 7월 허베이성(河北省) 청더(承德)시에 3개 매장을 동시에 냈다. 청더는 베이징에서 징청(京承) 고속도로를 2시간 30분 달리면 나오는 3선도시다. 카라카라의 이 사장은 “2, 3선 도시에만 오면 가슴이 뛴다”며 “대도시에 비해 경쟁이 적은데다 시장도 크다”고 말했다.

카라카라의 타깃 고객은 화장품이 비싸서 부담을 느껴온 4억~5억명에 이르는 중산층 젊은 여성이다. 고가 시장을 공략해온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형 화장품 업체들과는 타깃 고객이 다르다. 카라카라의 180여개 매장 가운데 70%가 2선 이하 도시에 몰려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이징의 30여개 매장 중에서도 창핑구 등 외곽 지역에 위치한 매장이 60%를 차지한다.

고객들이 오래 머물기 불편한 스타벅스를 보고 커피점을 내게 됐다는 만카페의 신 회장은 연애하는 젊은층과 오랜 시간 대화 나누기를 좋아하는 찻집 이용자들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커피점 이름도 낭만의 만(漫)을 사용하고, 유럽풍 인테리어로 아늑하게 느끼도록 했다.

일상을 탈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매장에 나무와 물 등 자연을 들여왔다. 160여개 매장 가운데 베이징 1, 2호점을 비롯해 30여곳을 공원 등 한적한 곳에 둔 이유이기도 하다.

신 회장은 “스타벅스 인근에 낸 점포도 6곳이지만 충성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커피 체인점 시장을 분석하면서 스타벅스의 경쟁 상대 중 하나로 만카페를 꼽았다.

2004년 칭다오에서 해지촌을 창업한 곽 사장에게 큰 기회가 찾아온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다. 곽 사장은 “다국적기업이 투자를 줄일 때 해지촌은 상하이 지사를 세웠다”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로 여행 자유화로 한국 여행객이 증가하고, 한류 식품을 체험한 중국인이 늘면서 한국 식품이 인기를 끌게 됐다”고 말했다.

해지촌이 2015년 첫 직영 마트를 개점한 것도 한류 식품 수요가 서부 지역에서도 늘기 시작한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해지촌은 2020년까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100곳의 직영 마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대형 매장은 크게 줄고 중소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소비 채널이 바뀌고 있다”며 “직영 마트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6년 충칭에서 웨스트엘리베이터를 세운 권 회장은 “향후 50년은 낙후된 서부 지역에 건설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서부대개발의 중심지인 충칭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 대형 건설사 담당자를 만나는 것조차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지방에서 고객을 발굴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게 권 회장의 설명이다.


성공비결 2 높은 가성비로 승부
실속형 소비 뜨는 추세에 올라타

카라카라는 ‘한국 원료와 한국 기술로 중국 가격’이란 모토를 내세운다. 이 사장은 “외국 브랜드는 비싸다는 통념을 깼다”며 “중국은 사치품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가성비가 중시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청더 매장에서 달팽이크림 앞에 68위안의 가격표가 눈에 들어왔다. 동종의 한국 수입 제품 가격(150~200위안)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게 청춘잉(程春英) 청더 매장 점장의 귀띔이다. 제품 설명서를 만드는 곳을 베이징에서 허베이성 기업으로 바꿔 30%를 절감하는 등 발품을 팔며 한 푼이라도 싸게 납품받을 수 있는 협력업체 확보에 주력했다. 생산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간소화하는 저비용 문화도 구축했다.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색용 제품을 없애는 등 가짓수를 줄였다. 일반 화장품의 특징인 화려한 포장과 광고도 없다. 대부분 포장 박스 없이 판다. 회의에 뺏기는 시간을 최소화해 본사 직원 30여명이 60여개 도시 180여개 매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신자상 만카페 회장은 향후 5년 내 만카페를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저비용만 지향하는 건 아니다. 2013년부터 모든 직원에게 한국·일본 등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운전기사도 해당된다. 이 사장은 “회사와 개인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교육을 반복해 일체감을 갖도록 하는 게 품질 보장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직률이 높다는 중국에서 카라카라는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직영 매장 직원들의 자발적 이직률이 거의 제로(0) 수준으로 낮아졌다.

해지촌은 곽 사장이 직접 발로 뛰면서 현장 상황을 숙지한 게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중국에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주 요인이었다. 1000여개에 이르는 제품 품목을 곽 사장이 모두 개발했다. 상하이 지사 설립 때도 외주를 주기보다 곽 사장이 직접 모든 일을 챙겨 직원들을 늘리지 않고도 효율을 추구할 수 있었다.

웨스트엘리베이터는 낮은 가격을 맞추려고 공정 표준화를 통해 자재 낭비율을 최소화했다. 공정이 바뀔 때마다 공구를 가져가는 시간까지 줄일 만큼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다. 볼펜도 심을 갈아 쓰고, 이면지에 메모하는 건 기본이었다. 제2공장을 2014년 구이저우성(貴州省)의 구이양(貴陽)에 둔 것도 시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토지 임대료와 인건비가 낮아서다.

만카페는 커피점 운영비의 큰 부담인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롱후(龍湖)그룹 등 부동산 개발상과 전략적 제휴를 하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5~20년 장기임대나 공원 등 한적한 곳에 둔 이유도 상대적으로 임대료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대관 업무도 중간 브로커 없이 직접 뚫는 게 비용을 줄이는 지름길”이라며 “법적으로 문제없고 진정정 있게 접근하면 중국 관료들이 오히려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이춘우 카라카라 사장이 청더 매장에서 가격 거품을 빼기 위해 포장 없이 파는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성공비결3 인내하며 신뢰를 판다
무료 체험, 원재료 저가 소싱 폐기, 경영자 발품

카라카라의 이 사장은 10년 법칙을 강조한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 대략 10년간은 아주 느린 속도로 성장하다가 그 뒤부터 급격히 성장한다는 얘기다. 카라카라도 사업 초기 중국에 화장품 로드숍이란 개념이 없던 탓에 문을 연 많은 매장들이 경험 부족으로 손실만 남기고 사라져갔다.

이 사장은 모든 매장에서 모든 제품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고, 무료 화장 서비스까지 제공해 차츰 신뢰를 쌓아가는 길을 택했다. 고객은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체험을 산다고 본 때문이다.

처음엔 “중국인들은 공짜를 좋아해 효과 없을 것”이라는 중국인 직원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밀어붙였다. 매장 면적이 7㎡(약 2평)에 불과한 청더의 초소형 점포에도 화장 서비스를 받는 의자가 구비돼 있다.

이 시장은 “중국 지방에는 어떻게 화장하는지를 모르는 고객이 상당수”라며 “잠재 고객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개념으로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황소처럼 느리지만 멀리 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해지촌은 일정 기간 지역 대리상에 넉넉한 마진을 보장해주는 것뿐 아니라 소비자 불만이 생겨도 거래처에 손실이 가지 않도록 하는 원칙을 세웠다. 이를 통해 지역 대리상들로부터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었다.

지난해 초 수입한 한국 식품의 표기 문제로 소비자 고발을 당한 매장을 대신해 직접 해당 소비자와 협상을 벌여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2016년)엔 전년보다 19.3% 증가한 4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엔 전년보다 52% 증가한 3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만카페는 훤히 보이는 주방에서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와플 등으로 다른 커피점과 차별화한다. 투명성은 신선음식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저비용을 내세우면서도 치즈·고기 등은 수입산만 고집하는 등 저가 소싱 원칙을 폐기했다.

신 회장은 “재료 가격을 놓고 타협하지 않는다. 한 번 안 좋다는 소문이 나면 그대로 문 닫게 된다”며 신뢰를 쌓는 데 절박감을 강조했다. 실적 숫자보다는 브랜드 영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신 회장은 일단 상위 브랜드에 올라서면 고속도로에 진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업팀을 둘 필요가 없게 됐다. 부동산 개발상들이 2년 무료 임대 등의 조건으로 먼저 ‘파격적 제휴’를 제안해오기 때문이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2개 매장이 입점한 것도 공항 측이 제안해 이뤄졌다.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합작 형태의 직영점을 고수하는 신 회장은 “평균 40개 도시당 한 파트너를 정해 합작한 뒤 1~2년마다 평가한다”고 전했다. 선전에서는 첫 파트너가 함께 오래 갈 수 없다고 판단돼 파트너를 바꿨다. 새 파트너와 합작해 연 매장은 1400㎡(약 420평) 면적에서 하루 8만(약 1380만원)~10만위안(약 17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국 최고 효자 점포다.

5년 내 만카페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신 회장은 최근 딜로이트컨설팅으로부터 기업 가치를 12억위안(약 2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17일 외국 기업의 중국 증시 상장을 허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외자 개방 초치를 발표했다.

웨스트엘리베이터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사후서비스(A/S)로 신뢰를 쌓아갔다. 전(前)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벌금을 내는 시스템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 공정뿐 아니라 앞 공정에서 넘어온 부품도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초엔 중국 정부가 지정한 명품 브랜드 600여개 중 하나로 꼽혔다. 2015년 납품한 엘리베이터가 2012년의 2배 수준인 1600대에 이를 만큼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사: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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