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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국, 재정 확대 통한 경기 부양 추진 통화정책 한계… 인프라 투자 늘려 저성장 탈출
  > 2017년01월 184호 > 파이낸스
재정의 시대로의 전환
글로벌 주요국, 재정 확대 통한 경기 부양 추진 통화정책 한계… 인프라 투자 늘려 저성장 탈출
기사입력 2017.01.15 12:48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미국 신생 기업에 500억달러(약 60조원)를 투자해 일자리 5만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 연합뉴스>

세계 주요국들이 공격적인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통화정책이 한계에 부딪히자 재정 확대로 경제 정책의 무게 중심이 급속히 이동하는 모습이다.

확장적 통화정책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사실상 ‘초저금리 시대에 종언’을 고하면서 그 실효성을 다했다. 전 세계에 달러를 무한 공급하는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다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펼치는 건 외국 투자금 이탈과 통화 가치(환율 상승)의 급격한 하락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재정 확대 기조는 20일(현지시각)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정 확대를 주축으로 하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돈 풀기에만 의존했던 각국의 경기 부양 수단을 재정 확대로 바꿔놓으면서 초저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IMF·OECD도 재정정책 강조

지금까지 중앙은행에서 풀린 돈은 실물경제로 유입돼 경기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에 쏠리며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그동안 차입비용을 낮춤으로써 가계와 기업들이 지출을 늘리도록 유도해왔으나, 세계경제는 저성장세를 탈출하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재정 확대를 주축으로 하는 트럼프의 경기부양책은 실물경제 개선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금리 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달러화가 강세를 유지하는 것도 이런 기대 덕분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불안정한 상황에도 증시가 타격을 입지 않는 것은 투자자들이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정 확대 기조는 주요 경제기구들의 저성장 탈출을 위한 조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말 발표한 ‘저성장 탈출을 위한 재정 정책 활용’ 보고서에서 저금리 환경으로 늘어난 재정 여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생산적인 부문에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 재정 건전성 훼손 없이도 단기적인 경기 부양은 물론 중장기적인 성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경제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


공공부채 폭발에 대한 경고도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은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투자 확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선봉에는 트럼프가 있다. 트럼프는 1조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다. 또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를 폐지하고 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3%로, 법인세는 35%에서 15%로 하향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OECD는 이런 트럼프의 재정 부양 효과를 반영해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3%로 0.2%포인트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양 정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향후 2~3년간 미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미국의 주요 경제학자들도 트럼프의 재정 확대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제이슨 퍼먼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全美)경제학회에서 “재정정책이 이자율을 높여 민간 투자를 저해한다는 낡은 생각을 바꿀 때가 됐다”며 빚지는 걸 두려워 하지 말고 과감하게 재정정책을 펴 경제 체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퍼먼 위원장은 트럼프가 대규모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정부 지출을 늘릴 필요도 있다고 했다.

중국은 올해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정 적자율을 작년 GDP의 3.0%보다 높은 3.5% 수준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다.

일본은 작년 하반기 28조1000억엔(약 289조원) 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이 중 신규 재정정책에 해당하는 금액은 13조5000억엔(약 139조원)으로, 이 가운데 6조엔(약 62조원)은 ‘리니어 주오신칸센’(中央新幹線)의 전선(全線·도쿄~오사카 구간) 건설 등 인프라산업에 투입된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올해 본격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둔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통화 완화 정책을 비판했고,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인프라와 주택 건설에 대한 재정투입을 거론했다. 유로존 부채위기 대안으로 긴축을 강조했던 유럽 국가들도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 그리스, 노르웨이 등도 내년까지 GDP 대비 공공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한국 역시 올해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재원을 활용해 2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에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검토하고 있다.

OECD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3%, 내년은 3.6%로 전망하면서 미국, 중국, 유로 지역에서 예정된 재정 완화 정책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세계 GDP 성장률은 올해 0.4%포인트, 내년에 0.6%포인트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재정 투자 확대가 실제로 세계경제를 저성장의 덫에서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각국의 공공부채가 작년 이후 폭증하고 있어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200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전미경제학회에서 “공공부채가 폭발할 경우 심각한 신용 부족과 깊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 : 연합뉴스>

plus point

캐나다의 적극적 재정 확대 모델

“캐나다의 경기 부양책은 널리 알려져야 한다.”
-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적자 재정을 통한 정부 지출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저성장을 탈출하기 위해 캐나다 정부는 2016년 GDP의 1.5%에 이르는 재정적자를 내면서 지출 확대에 나섰다. 향후 10년 동안 600억캐나다달러(약 54조2400억원)를 인프라 투자에 쓸 계획이다. 앞서 트뤼도 총리는 소비 핵심인 중산층을 살리기 위해 연소득 4만4700~8만9400캐나다달러(약 4040만~8080만원) 구간의 소득세율을 22%에서 20.5%로 낮췄다. 다만 악화하는 재정건전성은 문제다. 캐나다 재무부는 최근 트뤼도 행정부의 재정 적자 기조가 계속될 경우 2050년 적자 규모가 1조5500억캐나다달러(약 134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김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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