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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디지털화의 음과 양
  > 2017년08월 212호 > 칼럼
중국 경제 디지털화의 음과 양
기사입력 2017.08.07 14:57


중국 도시인 중 60%가 모바일 페이를 통해 결제하고, 그중 절반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를 이용한다. <사진 : 블룸버그>

지난 40년간 중국은 저임금 노동력 공급자에서 미국, 독일과 함께 글로벌 가치 사슬(기업 활동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의 3대 국가로 부상했다. 물론 중국 기업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달하고, 중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디지털화는 기업 가치 사슬을 고도화하고 있다. 중국은 40년 전 전략적인 개방을 통해 값싼 토지와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재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고,  중진국 대열에 진입하면서 주요 소비 시장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2012년 ‘인구배당효과(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현상)’가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중국 경제가 ‘루이스 전환점(개발도상국에서 농촌 잉여노동력이 고갈되면 임금이 급등, 성장세가 꺾이는 현상)’에 도달한 것이다. 동시에 세계 경제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전환하면서 개방 효과도 미미해졌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과 같은 시도를 통해 여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지만 이는 많은 비용이 든다. 궁극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 개혁을 실시하고 신기술 개발에 주력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제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을 통해 자원의 시장 배분과 사업 비용 감축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2015년 ‘중국 제조 2025’와 ‘인터넷 플러스’ 계획은 중국 산업의 기반인 제조업을 인터넷 시대에 맞추겠다는 결단력을 보여주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두 계획 모두 인공지능과 로봇, 소셜미디어 등 신기술을 제조업에 결합시키고 중국의 경제와 사회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中 온라인 구매 비율 미국보다 높아

중국은 2015년부터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했다. 중국의 온라인 구매는 소비 시장의 18%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8%)과 비교해 상당히 큰 규모다.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의 3대 정보기술(IT) 플랫폼은 아마존·애플·페이스북·구글·넷플릭스와 같은 미국의 세계적 IT 대기업과도 경쟁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 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금액은 5조5000억달러로, 미국의 약 50배 수준이다. 중국 도시인의 60%는 현금 대신 스마트폰의 전자 지갑 애플리케이션으로 결제한다. 

디지털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결합되면서 중국은 빠르게 디지털 시대로 도약했다.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겔에 따르면 중국이 GDP 대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비중이 이미  유럽연합(EU)보다 크다. 중국은 미국과 비슷한 양의 과학 출판물을 발간하고 자연과학과 공학 부문에서 미국보다 많은 수의 박사를 배출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9억3800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중국의 소셜미디어 위챗은 정보 교환을 간소화하고 복잡한 작업을 조직화하면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생산성 증가에 기여했다.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혁신에 대한 열광과 중국 소비자의 급속한 구매력 증가 덕분에 서구권 국가보다 빠르게 발전했다. 인터넷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험을 장려하는 공공정책에 힘입어, 중국 기업들은 전통적인 관행을 뒤엎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기업의 성장 속도 따라가기에 부담을 느낄 정도다. 

중국의 전자결제는 사업 및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핵심 요소다. 여전히 중국 유통 업계에는 중국산 제품인데도, 미국에서보다 비싼 가격으로 책정된 경우가 있다. 전자결제는 이러한 불합리한 점을 해결해주기 때문에 유통 업계의 효율성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사기 피해가 빈번해지는 등 개인 간 거래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스템 안전을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많은 활동들이 디지털화함에 따라 디지털 공간에서 글로벌 가치사슬과 중국 간의 연계는 긴밀해질 것이다. 중국 생산자들은 국내에서 3D프린팅, 로봇,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세계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해외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얻을 수 있다. 디지털 세상에는 생산과 소비를 단계별로 세분화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 체제에서 수많은 실패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빠른 디지털화는 고용안정성 해칠수도

실제로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앞으로 각양각색의 ‘디지털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다. 항공·철도·항구·통신 등 중국의 공공 사업들은 공기업이 관리하는 하나의 독립적인 상품이다. 이에 반해 첨단 기술 기업은 ‘멀티 상품(multi-product)’을 만들어 낸다. 멀티 상품은 생산·유통·결제뿐만 아니라 요즘 부상하고 있는 자산 관리 등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는 옴니채널 플랫폼을 의미한다.

바둑에 비유하면 중국 지도자들은 공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효과적인 변화를 위한 한 수를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장소에, 제대로 된 방식으로 둬야 한다. 중국 공기업의 개혁이 느리다는 비판은 피상적인 접근일 뿐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공기업과 IT 대기업의 생산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공기업 경영진들은 과도한 규제가 공기업의 경쟁력을 무너트리고, IT 대기업들이 국유 통신·운송·금융·유통 채널에 무임승차하면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 반면 IT 대기업들은 비효율적인 생산, 유통망 특히 모바일 결제 부문에서 더 빠르게 사업을 확장한다면, 생산성 성장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딜레마는 디지털화가 소비자들에게는 좋지만 고용과 사회의 안정성에는 해를 끼친다는 점이다. ‘디지털 차이나’에는 승자와 패자 모두가 있다. 실직자가 새로운 현실에 빠르게 적응할수록 사회는 더 건강해질 것이다.

중국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정보 기반의 경제로 변화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다. 하지만 이 변화는 위험할 수도 있다. 이만큼 큰 경제가 이렇게 빨리, 광범위하게 변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 앤드루 셩(Andrew Sheng)
브리스틀대 경제학과, 아시아글로벌연구소 최고연구위원, 홍콩 증권선물감독위원회 의장

기사: 앤드루 셩 홍콩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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