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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날 어둡다’던 샤오미 2분기 판매 60% 늘며 반전 성공 <br>유통단계 줄여 비용 절감, 스타 마케팅·기술 혁신 주효
  > 2017년10월 220호 > 컨설팅
[오광진의 중국 기업 열전 7] 샤오미
‘앞날 어둡다’던 샤오미 2분기 판매 60% 늘며 반전 성공
유통단계 줄여 비용 절감, 스타 마케팅·기술 혁신 주효
기사입력 2017.10.02 01:04


중국 소비자들이 홍콩의 샤오미 매장에서 샤오미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사진 : 블룸버그>

중국에서 스마트폰 출시 3년 만인 2014년부터 삼성전자를 제치고 2년 연속 업계 1위에 오른 다크호스 기업. 3000만위안(약 52억원)으로 창업한 지 4년 만인 2014년 기업 가치 460억달러(약 52조원)로 평가받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중국 기업으론 믿기지 않는 가격 대비 고성능, 즉 가성비를 내세워 ‘대륙의 실수’란 별칭이 붙은 기업. 샤오미(小米)를 두고 하는 얘기다.

하지만 2016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5800만 대에 그치면서 중국 4위 스마트폰 업체로 밀렸다.


올해 7000만대 판매 목표 10월에 달성 예상

올 초만 해도 “세계에 어떤 휴대전화 업체도 판매가 줄어든 이후 턴어라운드를 한 사례가 없다. 샤오미의 앞날이 어둡다”는 평가와 ‘진짜 대륙의 실수’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졌지만 샤오미는 반전에 성공한다. 올 들어 빠른 속도로 턴어라운드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을 듣는다. 글로벌리서치기관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분기 샤오미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232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주요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 최고 성장률이다.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단일 분기에 2000만 대 넘게 판 것은 처음이다. 덕분에 2분기 샤오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6.3%로 작년 2분기(4.1%)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샤오미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700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10월에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내년 스마트폰 판매 목표는 1억 대로 정했다. 5년 내 매출 700억위안 돌파도 내세운다. 샤오미의 턴어라운드 배경엔 △온라인 유통에 올인하던 전략에서 탈피해 소도시까지 유통망을 확충하고 △중국판 코스트코를 지향하는 가성비 전략을 고수하고 △비즈니스모델에 이어 기술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납품 부족 사태가 잦았던 공급업체망을 강화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꼽힌다.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雷軍) 회장은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할 때 중국에만 300여 개사가 경쟁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20여 개사로 줄었다고 말한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의 버스정류장에 샤오미 스마트폰 광고가 걸려 있다. <사진 : 오광진 특파원>

지방 소도시 파고 들며 오프라인 유통 강화

애플이 10주년 기념 아이폰X를 선보이기 하루 전인 9월 11일 샤오미는 베이징공업대학체육관에서 자사 스마트폰으로는 가장 비싼 미믹스2(MI MIX2)를 발표했다. 64GB가 3299위안(약 57만원)에 달한 이 스마트폰을 두고 ‘아이폰 대항마(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눈길을 끈 건 샤오미의 과거와는 다른 이날 발표회 풍경이었다. 과거 신제품 발표회엔 샤오미 팬들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엔 220개 할인점 등 역대 최다의 오프라인 유통 파트너들이 참석했다. 이날 발표회 참가자만 총 3000여 명에 달했다.

인터넷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에 기반한 ‘온라인 온리(online only)’ 전략으로 급성장한 샤오미가 이를 탈피하며 오프라인 유통도 강화하는 전략으로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오포와 비보가 오프라인 유통을 통해 중국 2, 3위 스마트폰 업체로 급부상한 코드를 읽은 것이다. 온라인으로 스마트폰을 사는 고객이 전체의 10%에 불과한 현실의 장벽을 뚫기 위한 선택이다. 레이 회장은 지방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급증한 흐름을 놓쳤다고 인정한다. 샤오미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은 샤오미즈자(小米之家)다. 애프터서비스(AS)센터 역할에 머물던 샤오미즈자를 2015년부터 쇼핑몰에 입점시키는 식으로 전문매장으로 키우며 늘리기 시작했다.

레이 회장은 8월까지 180여 개에 이른 샤오미즈자를 올해 말까지 200개로 늘리고 2019년까지는 1000개로 확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방의 소도시까지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오포와 비보의 오프라인 유통은 극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반면 샤오미는 극단의 효율을 추구한다며 그들과는 다르다고 샤오미 측은 얘기한다. 오포와 비보는 스마트폰을 팔 때 대리상이 가져가는 몫을 늘리고, 실적에 따라 본사 직원들에게 과감하게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 덕에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샤오미는 온라인쇼핑몰이나 유통매장에서 파는 모델의 종류나 가격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샤오미의 첫 번째 성공을 뒷받침한 철삼각(鐵三角)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인터넷’이지만 샤오미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건 ‘하드웨어·인터넷·신유통’이라는 신철삼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샤오미즈자의 1㎡당 매출은 평균 27만위안으로 세계 두 번째 수준이라는 게 샤오미 측의 설명이다.

샤오미는 창업 초기의 제로 광고 마게팅 전략도 버렸다. 유명 영화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 등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옥외광고를 내걸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베이징의 버스 정거장에서도 샤오미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샤오미의 초기 포지셔닝은 스마트폰을 잘 아는 마니아를 주요 타깃으로 국한했다. 샤오미 팬인 이들이 입소문 거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소비층이 두꺼워지면서 일반인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스타를 등장시키는 게 필요해졌다”는 게 레이 회장의 설명이다.

광고비용을 늘린다고 높은 가성비(價性比)에 승부를 거는 원칙을 버린 건 아니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를 중국의 애플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전혀 아니다”며, 미국 소매 유통업체 코스트코(Costco)와 일본의 무지(MUJI⋅無印良品) 같은 고효율 기업이 샤오미의 지향 모델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다른 기업의 오프라인 유통 모델과는 달리 국가급⋅성급⋅지역급 대리상 체제 없이 유통매장을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중간 유통비용을 최소화했다. 샤오미는 이를 ‘신유통’이라고 부른다. 가성비 전략은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는다. 레이 회장은 샤오미를 창업할 때 중국 제조업, 메이드 인 차이나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중국의 강력한 제조능력으로 세계적인 첨단제품을 값싸게 만들어 팔아 세계인 모두가 혜택을 누리게 하겠다는 게 샤오미의 꿈이라고 말한다.

샤오미는 스마트폰·TV·공유기 세 부문에 집중하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식으로 생태계를 구축해 노트북·공기청정기·드론·밥솥 등을 내놓는데, 여기에서도 승부수는 가성비에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초 자체 생태계에 속한 제품 브랜드를 ‘미지아(米家)’로 통일했다. 샤오미는 가성비 좋은 ‘미밴드’를 올 2분기에 370만 대 출하해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 점유율 1위(17.1%)에 올랐다. 레이 회장은 가성비를 위해 제품 하나하나를 개발할 때마다 온힘을 쏟는다고 말한다. 샤오미가 미밴드를 내놓을 때 해외의 유사한 웨어러블 가격은 1400위안(약 24만원)으로 한 번 충전하면 닷새만 사용할 수 있었다. 샤워하면 쉽게 물이 들어가는 문제도 있었다. 레이 회장이 이때 개발자들에게 마지노선을 내걸었다. 첫째 충전 후 60일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둘째 방수를 보장하고, 셋째 생산비 수준의 가격을 정하라는 것이었다. 결국 79위안(약 1만4000원)으로 동종 업종의 5% 수준으로 가격을 떨어뜨린 미밴드를 내놓았다. 한 번 충전 후 사용 시간도 7~8일간으로 늘렸다. 샤오미는 전동휠·충전기·로봇청소기 부문도 지난해 세계 1위에 올랐다며, 공기청정기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았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이른바 ‘신국산품(新國貨) 전략’을 고수한다. 협력업체에 자금뿐 아니라 제품 개발 가치관은 물론 온라인망과 마케팅팀 브랜드파워 등을 제공해 ‘메이드 인 차이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샤오미의 인도 콜센터 모습. <사진 : 블룸버그>

비즈니스 모델 이어 기술도 혁신 가속

9월 1일 핀란드 디자인박물관은 샤오미가 작년 10월 출시한 미믹스를 소장한다고 발표했다. 미래 휴대전화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세계 최초로 전면(全面)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점을 인정한 것이다. 8월에는 같은 이유로 세계 3대 디자인상인 IDEA에서 디자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레이 회장은 최근 공개강연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비즈니스 모델 혁신 외에도 반도체칩, 디자인 등과 같은 기술 혁신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2014년 초 전면화면을 디스플레이화하는 구상을 갖고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미래의 스마트폰이 어떤 모습이 될까를 놓고 이 같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충족시키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를 해온 덕에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적용하게 됐다.

미믹스 뒤를 이어 다른 업체들도 전면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채택한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샤오미는 정밀 세라믹을 스마트폰에 응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올해 초엔 모바일침 ‘펑파이S1’도 내놓았다. 미믹스2의 경우 226개 국가의 주파수를 지원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주파수를 지원하는 휴대전화라는 게 샤오미 측의 설명이다.

샤오미가 지난해 출원한 지식재산권은 7071건이다. 심사과정이 2~3년 걸리는 걸 감안하면 향후 2~3년간은 샤오미 지재권 등록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샤오미는 이미 4806건의 지재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95건을 지난해에 획득했다. 샤오미가 확보한 지재권의 절반은 국제특허다. 앞서 샤오미는 지난해 6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특허 상호공유 및 특허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재권 결핍이 샤오미의 해외 진출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우는 사례들이다. 레이 회장은 공동창업자 8명 가운데 2명이 설계 전문가라며 처음부터 디자인을 매우 중시했다고 말했다. 기능상의 품질뿐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품질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샤오미의 첫 번째 성공 요인이 마니아를 내세운 팬 마케팅으로 구축한 ‘참여감’이었다면 이번 부흥의 배경엔 신기술로 승부를 건 ‘쿠(酷⋅Cool)’라는 분석도 나온다.

샤오미는 레이 회장이 지난해 5월 직접 공급업체 관리에 나설 만큼 공급 사슬망을 강화했다. 부품이 부족해 생산에 차질을 빚는 사태가 2~3개월마다 반복되는 문제가 갈수록 심화됐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고객의 주문에 제때 스마트폰을 공급하지 못한 게 의도적인 ‘줄 세우기 마케팅’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샤오미는 부품 공급이 원활치 않은 탓이라고 얘기해왔다. 레이 회장이 지난해 여름 한국으로 날아와 삼성전자 고위경영진과 회동한 것도 공급 사슬망 강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샤오미는 지난해에만 10여 개 대형 공급업체를 새로 확보했다. 협력업체 관리, 하드웨어 제품, 유통 3대 부문에 상호 협력을 긴밀하게 할 수 있는 참모팀을 뒀다. 부품업체의 납품에서부터 샤오미의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덕분에 이번에 발표한 미믹스2의 경우 8월 1일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레이 회장은 중국 기업가 잡지 기고문에서 샤오미의 핵심 경쟁력으로 ‘미펀(米粉⋅샤오미 팬)’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팬덤문화를 꼽았다. 고객과 친구처럼 소통하는 것이다.


plus point

샤오미, 인도·러시아 시장 공략 박차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단계에 이르렀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신식통신연구원에 따르면 8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3685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새로운 모델은 67종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6.8% 줄었다. 올 들어 8월까지 출하된 스마트폰은 3억30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작년 중국 전체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5억220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올 2분기에 급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삼성전자에 이어 판매량 2위에 올랐다. 단일 모델 기준으로는 샤오미의 홍미노트4가 인도에서 2분기에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9월 들어 샤오미는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플립카트와 아마존의 대규모 세일행사에서 약 48시간 만에 1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 샤오미는 18일이 걸려서야 100만 대를 판매할 수 있었다. 샤오미는 올해 말까지 인도의 30여 도시에 1500개의 유통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를 비롯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절반을 넘어섰다.

러시아도 중국 업체들이 공들이는 스마트폰 시장이다. 샤오미는 올 4월 러시아에서 미믹스 발표회를 갖고 현지 시장에 정식 진출한 데 이어 현지 업체와 협력해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올 2분기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의 27%를 중국 스마트폰이 차지하고 있다.

샤오미가 올 2분기 중국 시장에서 판매한 스마트폰은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지만 해외 시장 판매량의 경우 324% 급증해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주요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선 판매량이 11% 늘었지만 중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다.

기사: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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